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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자동차 사진기자들의 잊을 수 없는 한 컷!


자동차를 좋아하고, 사진찍기를 아주아주 어설프지만 좋아하는 저로서는 가장 부러운 직업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자동차전문 사진작가입니다. 자동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쫓아다니며 앵글에 담아내는 직업이 어찌보면 편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예술과 육체적 노동 사이에서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사실 뭔들 힘들지 않겠어요...

어쨌든 오늘은 이런 사진작가들 중에서도 독일의 자동차전문지인 아우토 모토 스포츠(Auto motor sport)와 함께 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찍어온 사진들 중 소중한 한 컷에 대해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아우토 모토 스포츠. 흔히들 AMS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올 해로 65년이 됐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아우토빌트의 거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오히려 아우토빌트 보다 더 역사를 자랑하고, 또한 레이싱과 관련된 소식에서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런 잡지죠. 한국에 가서 만났던 모터블로그 테드님의 얘기를 빌리자면, 자동차기자들에게 AMS는 자동차의 바이블급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권위와 전통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았겠죠.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간 역사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 오늘은 AMS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5명을 소개하고, 그들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컷이 어떤 것인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 Julius Weitmann

율리우스 바이트만 : AMS 초창기인 50년대 활약했던 사진작가라고 하는군요. 특히 레이시경주를 전문적으로 찍어왔다고 하는데요. 그가 고른 사진은 레이싱과는 관련없는 이런 사진이었습니다.


                                                          © Julius Weitmann

이 사진은 1963년 슈투트가르트 쭈벤하우센에 위치한 포르쉐 공장에서 찍은 것으로 포르쉐904 GT의 차체를 플라스틱 소재로 특별히 제작을 했고 그 안에 조명을 넣어 찍었다고 하는군요. 흑백의 대비감과 조명을 받은 포르쉐 바디의 형체가 참 인상적입니다. AMS는 이 사진 속 포르쉐를 '고스트 포르쉐'라고 불렀다네요.






                                            © Hans-Peter Seufert

한스 페터 소이퍼르트 : 성이 좀 특이한 분입니다. 1975년부터 AMS 전담 사진기자로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요. 각 종 테스트 사진과 함께 레이싱 현장 사진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뉘르부르크링은 이 사람만큼 잘 아는 이가 없어서 어디서 찍으면 좋은 사진이 나오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칭타칭 뉘르부르크링 전문가였다고 합니다. 


                                                        © Hans-Peter Seufert

포츠하임(꽤 자동차로 유명한 곳이죠) 근처 한적한 도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러번의 실패 끝에 얻어낸 컷이라는데요. 포르쉐의 역동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 Wolfgang Wilhelm

볼프강 빌하임 : 36년 동안 AMS를 위해 사진을 찍어온 기자로 지금도 이 분이 찍은 수 많은 사진들이 아우토 모토 스포츠를 통해 보여지고 있을 정도로 역할이 컸습니다. 18살의 젊은이는 우체국에서 일하며 사진과 레이싱에 깊은 사랑에 빠졌고 결국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동차 전문기자로의 길을 새롭게 가게 됩니다. 레이스 경주와 관련된 사진에 있어 최고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지금도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자신의 여전한 열정의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그가 꼽은 인상적인 한 컷은 과연 무엇일까요?

                                                         © Wolfgang Wilhelm

어디서 많이 본 사진이죠? 미하엘 슈마허가 F1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면 34세라는 나이에 레이스 도중 사고로 사망한 아일톤 세나는 F1의 또 다른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이 아일톤 세나가 몬자에서 1985년 로터스 팀원들과 함께 레이스 전에 앉아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죠?  아...세나의 저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젊은 모습은 슬프도록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 Hans-Dieter Seufert

한스 디터 소이페르트 : 이름이 낯설지 않네요? 위에서 두 번째 소개해드린 한스 페터 소이페르트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한 자동차잡지에서 사진기자로 일한다는 게 참 멋져보이는군요. 사십대 중반인 기자는 6살 때 아버지로부터 받은 아사히 펜탁스를 선물받게 되고 이때부터 아버지를 쫓아다니며 자동차와 사진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아사히 펜탁스를 가지고 놀았는데 누구는 사진작가 되고 누구는...쩝.

어쨌든 한스 디터 소이페르트 씨는 AMS의 비교테스트 등, 주로 테스트 관련 사진들을 많이 찍는다고 하네요.


                                                       © Hans-Dieter Seufert

람보르기니 시승과 관련한 사진을 찍으로 스위스에 갔을 때 얻어낸 컷이라고 하는데요. 하얀색 스포츠카와 눈으로 만들어진 절경이 어우러져 멋진 사진을 만들어냈습니다. 요즘과 같은 후덥지근한 여름에 시원~~~함을 주는 사진이었습니다.





                                                          © Achim Hartmann

아힘 하르트만 : 정식으로 배운 적 없이 오로지 독학으로 사진작가가 된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특이하게도 경제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그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오로지 사진과 자동차가 좋아 프리랜서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데요. 달리는 자동차를 찍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그가 찍은 사진들은 요즘 가장 많이 AMS에서 볼 수 있습니다.


                                                            © Achim Hartmann

검은숲으로 알려진 슈바르츠 발트 일각에서 찍은 비교적 최근 사진인데요. 달리는 자동차를 찍는 일에 마술처럼 빠져들었다는 그의 표현처럼 정말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유화같은 짙은 녹음 속에서 하얀 미니 컨트리맨이 선명하게 달려나오고 있습니다. 

아...이런 사진들을 보면 그저 번들렌즈 달랑 하나 있는 DSLR 가지고 마치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듯 욕심이 마구 솟습니다. 저에게도 좋아하는 자동차를 멋지게 카메라에 담아낼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