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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현대 기아자동차 안티는 언론들이 만든다?


오늘 포스팅은 웃자고 한 번 써보는 내용입니다. 어이없어 웃든, 재밌어 웃든 그냥 웃음이 포인트니까 다른 오해는 없길 바랍니다. 

모처럼 여유롭게 자동차관련 한국 언론의 기사들을 읽게 됐습니다. 유성산업 사태와 엊그제 뉴스를 통해 밝혀진 제네시스의 충돌 사망사고 때 터지지 않은 에어백 사건, 거기에 원가절감을 위해서였다며  인터뷰한 현대관계자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던 아반떼 볼트 실종 사건 등. 제법 화제성 있는 뉴스와 신문기사나 나왔던 탓에 분위기 어떤가 싶어 찬찬히 훑었던 것이죠. 좀 더 속내를 얘기하자면, 지난 번 유성산업 사태와 관련해 보여준 언론들의 행태에 분노를 한 부분도 있고 해서 '사태 이후의 언론 태도는 어떤가'에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기사들을 쭈욱 검색하고 하나하나 확인하다 보니 차마 민망해서 닭살이 마구돋는 내용들이 제법 눈에 띠는 것이었습니다.  6월 2일자 기사들의 상당부분은 현기차가 미국에서 25년만에 점유율 10%를 넘겼다는 기사들이었는데요. 그 어느 때 보다 현기차 경영진들에겐 기쁜 내용이었을 겁니다. 예전 같음 저 또한 '고생하더니 드디어~' 라며 박수라도 쳤겠지만 솔직히 요즘은 그게 선뜻 되지가 않습니다. 미국시장에서 사력을 다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 경영을 통해 이뤄낸 결과이지만 반대로 미국에서 성장하는 현대차 관련 기사들을 접할 때 마다 내수고객들은 그만큼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yf 쏘나타가 내수시장에서 판매대수가 감소하는 것에 비해 미국에선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도 보이더군요. 현대관계자는 신차효과가 사라지고 그랜저로 고객들이 옮겨가는 과정에 따른 결과라고 얘길 했던데 풋~하고 웃고 말았죠. YF는 아시다시피 미국시장을 겨냥한 모델입니다. 철저하게 미국인들의 취향을 조사해 그 것을 반영한 완전히 미국형 모델인 것입니다. 미국에서의 반응이 좋아야겠지요. 뭐 이런 얘기로 트집을 잡거나 시비를 걸고 싶은 거 아닙니다. 사실 이런 내용에 대한 기사들은 지극히 사실에 따른 정보를 전해준 것이 때문에(현대 관계자 내용 빼고) 문제될 것은 없다 봅니다. 그럼 도대체 어떤 내용을 봤기에 제가 이러는 걸까요? 뭣 때문에 언론이 현대차 안티를 만든다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해대는 걸까요?... 세 가지로 나눠 얘길해보겠습니다. 





웃긴 예 1
)



모 언론의 타이틀 부터 보시죠.

             우리가 모르는...'신형 그랜저'의 비밀』

와~ 뭔가 대단한 내용이 있는 듯 싶어 얼른 클릭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별 내용이 없었을 뿐더러 그 비밀의 이유라고 밝힌 내용을 보고는 허허 하고 웃고 말았는데요. 한마디로 어이없어 웃는 허탈한 웃음이었답니다

"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새롭게 바뀐 디자인과 수입차 수준 편의사양을 적용해 3000만 원 전후 수입차와 중형차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게 그 신문이 밝힌 비밀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비밀이 아닐 수 없었죠. 그냥 긴 말 안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ㅡㅡ;





웃긴 예 2)



  『현대차 주력 '4기통 엔진 대세'...
                                   너도나도 따라하기』



머니로 시작되는 모 언론이 뽑아낸 타이틀입니다. 미국 얘기인데요. 현대 기아가 주력해 온 4기통 엔진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군요. 6기통에 주력하던 GM 포드는 물론 토요타와 혼다 거기에 독일차들까지...속속 4기통을 선보이고 있다는 기사였죠.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의 얘기도 같이 들어보실까요?

" 현대차는 원래 4기통 위주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며 " 폭스바겐을 비롯해 토요타와 혼다는 6기통 중형급 차량을 많이 생산해 내다가 최근 4기통 생산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핵심은 현대의 4기통 엔진이 고유가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며 이를 많은 업체들이 따라하고 있다. 는 것입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왜 일까요? 현대가 엔진에 자신감을 갖은 시기는 직분사 엔진을 자체 개발하면서 부터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직분사 엔진 및 다운사이징을 오래 전부터 실시해온 것은 외국메이커들이었죠. 그것도 한참 이전부터 말입니다. 현대가 중형급 이하에서 6기통 엔진으로 가야했던 것은 해외시장에서 현대차의 이미지와 6기통 엔진의 조합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었다는 게 냉정한 판단입니다. 지금이야 엔진에 자신감을 갖어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현대차가 표준이라니... 




웃긴 예 3)

'매'로 시작되는 모 신문의 타이틀을 우선 보시죠.

                『스포티지R 판매 지난달 절반 '뚝'』

어? 제목만 봐서는 별다를 게 없는 내용처럼 보이는군요. 그런데 내용을 읽다보니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기사였습니다. 기사 내용 일부입니다.

" 인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스포티지R 판매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현대.기아차의 5월 내수 판매가 4월보다 6% 이상 줄었다. 현대 기아차 측은 "지난달 주요 부품업체인 유성기업 파업으로 일부 디젤차종 생산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출고에 영향을 받았다" 고 판매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유성기업 피스톤 링 공급 준단으로 현대차는 3750대, 기아차는 2860대 등 총 6610대가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말입죠. 바로 같은 날 모 신문에선 이런 기사가 떴습니다.


        『현대 기아차 5월 판매실적,
                          '유성기업 사태' 영향 미미』


"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투산ix는 내수 시장에서 직전월인 4월 보다 오히려 23,6% 증가한 4003대가 판매됐으며 파업 영향으로 지난달 20일 부터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던 기아자동차 카니발 역시 직전월 대비 530.7% 폭증한 2157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략)

현대. 기아차 관계자는 "파업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25일부터 생산 차질이 전면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 전에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위 기사의 현기차 관계자와 이 아래 기사의 현기차 관계자는 무슨 관계일까요? 왜 같은 회사에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까요? 쉽게 정리를 하면, 유성산업 사태로 현기차가 받은 피해는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위에 기사는 스포티지R을 굳이 지목해 그 판매감소가 유성산업 사태에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5월달에 있던 연휴 등의 여파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모든 게 유성산업 때문이라고 몰아간 것인데요. 유성사태가 영향을 안 미쳤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굳이 감소된 모델을 콕 집어 마치 지난 달 현기차의 전체 판매감소가 피스톤링 사태 때문이었다는 뉘앙스로 몰아가는 건 정말 온당치 않은 접근이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모 신문에선 아예 이 부분을 대놓고 비판했죠.

        『현대 기아차 파업 손실 6배 이상 과장됐다』

하지만 유성기업 부품공급 중단으로 실제 현대 기아차가 입은 생산 차질은 현대차 316대, 기아차 670대에 그쳤다. 양사를 합쳐 986대에 불과했다. 이는 당초 예상한 피해규모의 2.1%에 불과하다. 
                                            (중략)

유성기업에 공권력이 투입됐지만 노조원들이 복귀하지 않아 유성기업 생산라인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부품 공급이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현대 기아차는 25일부터 전 생산라인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 이 역시 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손실 규모를 과장한 근거" 라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회의 피해규모 역시 과장됐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특히나 고용노동부 담당 간부는 현대차의 과장된 손실 규모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현대차에 속은 느낌이 들어 나중에 화가 났다." 라고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런 태도를 생각없이 받아들인 정부나, 이런 일련의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하듯 몰아가며 국민들을 호흡곤란케한 언론은 정말 국민들이 가슴속에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네요.  이런식으로 언론들이 보여주는 현대찬양가는 되려 현대기아차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만 키울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난 김에 말씀을 드려보자면 오늘 보니까 볼보 S60 과 XC90 192대가 리콜된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오토타임즈 같은 자동차 전문지와 같은 곳은 리콜된다는 사실과 어떤 이유로 리콜을 하는지 사실을 적시하는 것으로 기사를 냈지만 상당수의 일간지들은 '도대체 왜 이러나' ' 위험한 볼보' 이런 식으로 기사 제목을 달았습니다

차에 문제가 있다는 건 분명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자극적으로 접근을 해버리니까 한국 메이커들은 어떻게 해서든 리콜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리콜을 많이 하는 것은 절대 안 좋지만 적어도 리콜을 해야하는 문제를 덮어버리고 가는 것 보다는 나쁘지 않을 겁니다.

거대 언론을 향해 하잘 것 없는 블로거가 이렇게 떠들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저는 올바른 저널리즘으로 세상이 건강하고 진실되어지길 바라는 작은 바람으로 계속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의 접근법이 틀렸거나, 잘못된 내용으로 왜곡을 하는 점이 있다면 질책을 해주시되, 공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