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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현대 i40 출시를 독일인들이 반기는 이유


오늘 독일 상당수의 독일언론에서 현대의 새로운 모델 i40에 대한 기사가 떳습니다. 아마 기자들을 대상으로한 시승행사가 있었던지, 아니면 보도자료를 돌렸던지 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을 보면 두 가지가 병행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일간지 디 벨트(Die Welt)에 뜬 i40관련 기사인데요. 제목이 " 한국인들이 더 좋은 VW 파사트를 만드는가?" 였습니다.





이건 자동차전문지 아우토빌트(Autobild)에 뜬 기사인데 다른 곳들과는 달리 현대측에서 제공한 사진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찍은 시승장면을 올렸습니다. 역시 자동차 전문지라서 대접이 좀 다른가 보네요. 아마 저 모델로 비교테스트도 하고 시승기도 올리고 그럴 것입니다.  어쨌든 아우토빌트 역시 제목을 " 파사트에 대한 한국의 대답" 이라고 달았네요.

여기 말고 슈피겔 같은 주간지 제목 역시 파사트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파사트 얘기가 공통적으로 언급이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벨트지 기사 내용 중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 유럽법인 수석기술팀장인 악셀 호니쉬(Axel Honisch) 씨가 말하길 " 모든 카테고리에서 우리가 더 낫다라고 말할 순 없겠죠. 하지만 성공의 경계에는 거의 모두 다다랐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i40는 토요타 아벤시스, 마쯔다6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 아니라 VW 파사트가 그 대상입니다."



바로 이 녀석을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입니다! 이렇게 현대측의 언급에 따라 기사들 제목이 모두 파사트가 들어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사에 대한 독일네티즌들의 반응이 의외(?)로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 내용들이 많더군요.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이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지 몇 개의 댓글을 살펴봄으로써 한 번 유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벨트의 댓글 일부입니다. 추천과 반대가 있어서 그 글에 대한 다른 네티즌들의 반응까지도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추천이 높은 댓글 몇 가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edmond : "파사트가 더 낫다는 건 말이 안돼! 솔직히 시청이나 경찰서, 회사차 등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판매율에서 과연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비싼 돈에 적은 개런티 등, VW는 들인 돈에 비해 얻는 게 너무 적단 말야."


Lala : " VW가 차 한 대 팔아 남는 돈이 683유로(약 100만 원) 라는 걸 믿는 사람은 바보"


Autotester : " 현대는 i10이라는 소형차로 완전히 히트를 쳤지. 요즘 길에서 아주 많이 볼 수 있더라구. 놀랄 일도 아니다. 저렴한 소형 4도어..거기에 괜찮은 인테리어...그런 가격에 독일차들을 만날 수는 없는 거니까. 그리고 오늘 소개된 콤비(왜건)도 볼 만해. 물론 이 것 때문에 파사트가 영향을 받을 일은 거의 없겠지만,  골프 바리언트(왜건)와 i40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지겠지?"


Michel : " VW 보다 더 저렴하기 위해서는 그닥 큰 노력이 필요치 않을 거다. (그만큼 VW 차 가격에 불만이 많다는 뜻) 토요타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지를 지켜볼 필요는 있겠군."


Kritischer : " VW에서 나오는 차들은 볼품없고 지루하고, 무엇보다도 비싸다! 예전에 일본차들이 그랬듯 한국차들도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메이커들이 그들의 차를 외국에 수출하듯 외국에서 독일에 파는 차들 역시 많이 팔릴 거야. 내가 왜 이런 애기를 하는지 아나? 나의 자동차 구매 기준은 메이커가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 그리고 개런티라는 거지. 벤츠, BMW라는 이름값을 따지는 건 이제 다른 사람한테 넘겨버렸지."


Gurkenschneider : " 현대가 쏘나타로 D세그먼트의 성공을 이뤘다. 디자인도 맘에 든다. 난 원래 한국차의 팬은 아니었지만 이 모델은 예외로 해두고 싶다. VW가 긴장할 만 하겠다."


BMWWaehler : " 되는구나! 이제는 그들이 괜찮은 가격에 볼 만한 차를 만들었어. 계기반은 오펠이나 포드를 닮아 보이네. 뭐 내용을 보니 엔진도 특별할 건 없어 보이고...어쨌든, 비교테스트를 하게 되면 결국 이기는 건 VW가 되겠지..."


db : " i40 기본가격이 23,000유로라고?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만드는 이점도 있겠네.(체코를 얘기하는 듯) VW는 인건비 비싼 독일에서 만들잖아. "


NII : " 23,000유로 주고 현대차를 사느니 A6 중고차를 사겠다. 그게 품질은 더 보증받을 테니까..."


kAUFMANN1 : " VW의 수리비나 유지비는 너무 비싸. 하나하나가 모두 돈이들지. 그에 비하면 현대차는 기본 옵션도 훨씬 좋은데 가격은 싸단 말야..."


보셨다시피 상당수의 의견, 아니 대부분의 추천수 높거나 반복되는 의견들이 비싼 파사트, 그에 비하면 싸고 성능 괜찮으며 개런티 높은 현대차라는 것으로 흐름이 잡혀 있습니다. 물론, 독일의 인터넷 댓글이라는 것이 한국에 비하면 연령대의 폭도 좁아서 주로 젊거나 어린 친구들이 댓글을 달고 있다는 것을 감안은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독일같이 잘 사는 나라에서 조차도 VW의 차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독일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비싸면 욕하고, 자주 고장난다고 투덜거리고 서비스에 불만 느끼는 등, 사람사는 곳은 대충은 다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VW에 비하면 현대차가 싸고 개런티도 높고 옵션도 좋아서 맘에 든다. 뭐 이렇게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반응들이 실제 판매 결과로까지 이어져 파사트를 위협하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현대차 관계자 스스로도 파사트를 타겟으로 했지만 이 세그먼트, 왜건 부분에서 당장의 목표를 연간 60,000대, 즉 6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죠. 

앞서 댓글에도 나왔지만 모델에 따라 다르긴 해도 기본가격이 23,000유로 정도 한다고 발표가 났습니다. 이 가격이면 경쟁 모델인 파사트나 포드 몬데오 보다  대략 4~5,000유로 정도는 더 저렴합니다. 푸조 508이나 마쯔다6 보다도 조금 더 낮은 가격일 텐데요. 이 정도의 가격 차이(최대 800만원)라면 충분히 구매욕을 자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비싼차인 현대이지만 유럽에선 여전히 가격의 메리트를 앞세워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 비교테스트를 통해 확실히 성능이 드러나게 될 텐데요. 독일에선 절대적으로 많이 팔리는 파사트과 과연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온 것인지 정말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푸조508이 뜨거운 관심을 갖고 출시가 됐지만 결국 비교테스트에서 마다 파사트에 참패를 당하고 있고, 심지어 마쯔다에도 뒤지는 등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 독일인들이 실망을 하고 있는데요. 현대의 i40는 푸조와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고, 그 결과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독일 뤼셀스하임에서, 독일 디자이너들에 의해, 독일 기술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i40 이기에 적어도 독일땅에서는 성공을 거둬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