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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온라인 상의 일명 '현빠' '현까' 다툼을 보며

요즘들어 포털의 일부 게시판이나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서 '현빠'와 '현까'로 나뉘어 벌이는 치열한 공방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심각할 정도로 섬뜩한 모습들이 자주 연출되죠.

현까는 현대차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지칭하고, 현빠는 현대차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게 기본 축인데요. 서로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공방전을 펼치다 보니 나중에는 인신공격성 발언들도 서슴치 않는 그런 흉한 지경까지 이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졌죠.

점점 이성을 상실해 흥분한 상태에서 욕지거리는 기본이고, 상대에 빈정대고 비아냥거리는 건 예삿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켜보고 있으면 전쟁도 이런 전쟁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사실 서로의 입장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 '현까'들은 현대차에 실망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형성이 되었고, 현빠는 그런 일방적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반발하며 생겨난 사람들이었죠. 동기는 매우 다양한 루트를 통해 형성이 되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명확하게 양분되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극단적 방향을 꺼려하는 무언의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자동차에 대한, 혹은 제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덕에 개개인의 의견이 모일 수 있고, 다양한 정보가 교류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이전 시절엔 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즉각적이고 조직적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과정 속에서 시나브로 비판과 함께 비방에 가까운 비난들도 뒤섞이게 되었습니다.


그런 비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현빠'를 자칭하고, '현까'가 되어버리기도 하지만 현대차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듯, 현빠에도 순수한 자발적 지지자들만 있는 거 같진 않아 보이더군요.

이들이 모여 어떤차가 더 낫다 아니다 이 차가 더 낫다..이렇게 공방을 벌이니 분위기가 토론의 느낌으로 진행되긴 애초부터 어려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해서는 안되는 표현들, 해서는 안되는 짓(요즘 친구들 표현으로 신상털기) 등이 너무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차를 비판하고, 혹은 그 차를 옹호하기에 앞서 먼저 이런 논의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려면 최소한의 지켜야하는 선이라는 게 있을 텐데 그것마저 무너뜨리며 오로지 "내가 너를 꺾고 말 거다" 라는 잔인한 목적의식만 남게 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어 씁쓸했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저 역시 어느 날부턴가 원하지 않은 '현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더군요. 제가 뭐로 불리우고, 어떻 게 평가되든 좋습니다. 다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런 제 글의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 비판을 하려면 최소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가면서 논의를 진행시키면 좋겠습니다. 불쾌한 표현을 써가며 서로간 얼굴을 붉히는 일이  블로그 안에서도 벌어진다는 것은 정말 바라는 바가 아니거든요. 해서 저 역시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함에도 부족한 소양 탓에 순간순간 성질(?)나는 대로 표현을 해버릴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 정리를 해보죠.

저를 포함해서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현빠' '현까' 다툼이 좀 더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어느 쪽이든 막론하고 사실에 입각한 자료나 진정성 있는 논리를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오로지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고 변론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얘기나 없는 자료, 왜곡된 것들을 동원하는 잘못은 저질러서는 안되겠죠. 그리고 그 데이타가 맞는 것이라면 인정하는 자세도 서로 보여줬음 합니다.

이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현대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오고 그것이 내가 판단했을 때 적정하지 않은 것이라 여긴다면, 반박하는 입장 역시 근거과 논리를 가지고 대응을 해야지 빈정대고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배설해버리면 결국 양자간에는 대화나 토론은 없어지고 감정의 찌꺼기들만 쌓일 뿐이겠죠. 남의 글을 정독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고서는 제대로된 비판도, 건강한 토론을 통한 발전도 요원할 것입니다.

저 자신부터도 더 예를 갖추고, 현까가 됐든 뭐가 되었든, 건강한 회초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 현빠 여러분, 그리고 현까 여러분...익명성 뒤가 아니라 차에 대한 열정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과 뜻을 피력할 수 있길 바랍니다. 상호간 올바른 지적이나 비판을 마음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준다면...현빠에 대한 현까의 입장도, 현까에 대한 현빠의 입장도 한결 나아지겠죠. 너무 교과서 같은 얘기라구요? 아니요. 이런 건 교과서가 아니라 우리의 양심과 올바른 열정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