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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벤틀리 슈퍼스포츠를 타보고 왔습니다!


"따르르릉~!"
" 네~"
" 안녕하세요 저 ooo기자예요. 시간 되시면 시승차 한 번 타보시겠어요?"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아가고 있는 기자 한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 시승차요? 아~ 아시다시피 한국에 들어와 요즘 제가 바빠.."
" 벤틀리인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온 벤틀리라는 말에 얼른 우렁차게 대답을 했죠.

" 네???  시간 돼요. 시간 됩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벤틀리 슈퍼스포츠를 타볼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2인승 쿠페형 이 럭셔리 자동차에 앉아볼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흰바디의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가 도도하게 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플라잉스퍼의 브라운 칼라나 진회색 정도의 칼라가 더 어울린다고 평소에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 녀석을 타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색상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개인적 취향은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했습니다. 암튼, 목동을 출발해서 강남까지로 목적지를 정한 채 동승석에 올랐습니다.


실내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화려한 느낌이었는데요. 그래도 한 땀 한 땀 바느질의 촘촘함이 붉은 가죽과 어우러져 압도하는 고급스러움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슈퍼스포츠라는 이름이 부여됐다는 것만으로도 이 차가 화려함이 아닌, 달리기에 초점을 맞춘 것임을 알 수 있었지만  스포츠 모드로 미션을 고정시키고 출발을 하자 진정한 스포츠카의 느낌이 온 몸을 휘감았습니다.


보이시죠 버킷 시트?...확실히 세단용 푹신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독일차의 약간의 딱딱함에 적응이 된 저로서는 큰 불편함은 못 느꼈습니다. 다만, 이런 차를 타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달리지 못한다는 그 사실이 안타까울 뿐. 생각해보세요. 달리기 선수가 달리다 서다 달리다 서다를 반복하는 모습을요... 이런 점에서, 과연 한국에서 스포츠카가 얼마나 의미있게 다가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살짝 드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순간순간 부앙~~~거리며 나의 몸을 뒤로 젖히게 하는 엔진의 놀라운 힘과 그 엔진음은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올림픽대로는 언제나처럼(?) 막혀줬지만 달리지 못하는 아쉬움은 구석구석 이 녀석을 뜯어보는 즐거움에 집중케 해줬죠. 특히 곳곳에 적용된 카본 소재와 브라이틀링이라는 명품 시계 등은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강남에 도착해 모 백화점 야외 주차장에서 기념으로 몇 컷들 찍었습니다. 마치 북경 팬더곰을 보는 것 같은 화이트와 블랙의 조화는 기존의 벤틀리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지만,안팎에서 스물거리며 올라오는 벤틀리의 매력은 여전히 살아 있었죠.


한국면허증이 아니라 직접 핸들을 쥐어보고 가속페달을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컸지만 창문을 내리고 들어본 630마력짜리 엔진의 그 깊은 그르렁 거림은 가슴 깊이 박혀버렸습니다.

달리기 전용 벤틀리. 하지만 비록 최고속도(329km)까지 내달릴 수 없다고 해도 언덕이든 코너링에서든 어지간한 운전구간에서 전혀 부족함 없는 이 녀석을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보내는 한 달여의 기간 중, 가장 설레이고 시원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