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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3기통 150마력 이상 엔진이 들어간 자동차들

엔진이 작다는 것은 성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시속 200km 이상 달릴 수 있어야 하는 고성능 자동차들은 8기통에서 최대 16기통까지, 실린더가 많아야 했죠. 그러다 터보 기술이 일반화하면서 엔진의 고정관념(?)도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6기통으로도, 혹은 그보다 더 작은 4기통 엔진으로도 300마력 이상의 힘에 시속 250km 수준까지 최고속도를 낼 줄 알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계속 강화되는 환경규제는 대배기량 다실린더 조합을 더는 용납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규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엔진은 다운사이징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게 됐죠. 이런 흐름 속에서 환경과 경제성을 고려한 3기통 엔진이 몇 년 전부터 유럽의 작은 차들을 중심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3기통 엔진 / 사진=포드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는 기술도 과거보다 나아진 터였으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 좋은 경제적 가격의 자동차에 3기통 엔진은 활용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1리터급 70마력 전후의 출력은 아무래도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3기통이면서 출력이 높은, 일종의 변형된 (혹은 강화된) 3기통 엔진이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2년 전쯤이던가요? 독일의 한 자동차 매체가 3기통이면서 출력이 높은 10개의 모델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저도 그 내용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렸는데요. 당시 10위가 아우디 1.0 TFSI 116마력이었고, 3위에는 BMW 2시리즈 엑티브 투어러 등에 사용된 18i 엔진(140마력)이었습니다.

사실 3기통 엔진으로 140마력은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1.5리터니까 거의 1리터당 100마력 수준에 다가가는 그런 결과니까요. 작은 엔진이 뭐 이렇게나 힘을 쥐어짜나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40마력을 뛰어넘는 볼보의 콤팩트 SUV XC 40에 들어간 볼보 T3 엔진(156마력)은 저를 더 놀라게 했고, 포드의 1.5리터 에코부스트 터보의 200마력은 아예 입이 다물어지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정확하게는 1년 반) 지금은 어떨까요? 혹시 판매가 안 돼 단종이 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반응이 좋아 고출력 3기통 엔진이 들어간 모델이 혹시 늘어나거나 하진 않았을까요? 이런 궁금증으로 자료를 뒤적여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출력 부분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150마력 이상의 3기통 엔진 모델이 1개 더 추가된 겁니다.


3기통 150마력 이상의 엔진이 들어간 모델들

 

DS 3 크로스백 Puretech 155 (155마력)

DS 3 크로스백 / 사진=DS 오토모빌

1.2리터 Puretech 엔진 / 사진=푸조

프랑스 제조사인 푸조와 시트로엥은 3기통 엔진을 잘 활용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3기통 엔진으로 72마력부터 Puretech 130과 같은 엔진은 130마력까지 출력 범위도 상당한 편인데요.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는 엔진입니다. 그런데 고급 브랜드로 키우고 있는 DS, 그중에서도 DS 3 크로스백에 들어간 3기통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이 155마력까지 이릅니다. 1.2리터급이니까 리터당 100마력 이상이라 할 수 있겠네요. 대단하죠? (아쉽게도 한국에는 디젤 엔진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볼보 XC 40 T3 (163마력)

XC 40 / 사진=볼보

볼보의 3기통 가솔린 엔진 이름은 드라이브 E 3 / 사진=볼보

볼보는 2018년부터 유일하게 XC 40 엔트리 트림에만 3기통 엔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3기통 엔진이 들어간 트림은 T2 T3로 나뉘는데 T2 129마력, T3 163마력까지 나옵니다. 그런데 XC 40에 들어간 T3 엔진은 1년 반 사이에 출력에 변화가 있었네요. 당시 156마력이었는데 지금 판매 중인 모델은 163마력(1.5리터)으로 돼 있습니다. 이거, 찔끔찔끔 올리다 200마력까지 가는 거 아닐까요?

 

포드 포커스 (182마력) & 포드 피에스타 ST (200마력)

피에스타 ST / 사진=포드

2011년 독일에서 생산될 당시의 에코부스트 엔진 / 사진=포드

3기통 엔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브랜드라면 포드를 꼽을 수 있겠죠. 영국 던턴에 있는 기술 센터에서 에코부스트 엔진을 개발하면서 2012년부터 3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 활용이 본격화했습니다. 터보가 없는 경우 70마력 수준이지만 에코부스트 로고가 들어간 모델의 경우 100마력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출력은 더 강화돼 준중형 해치백인 포드 포커스, 그리고 SUV 쿠가에 들어간 1.5리터 3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은 150마력과 182마력, 이렇게 두 가지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특히 포드는 이 1.5리터급 3기통 엔진에서 놀라운 출력을 보여주는데요. 2017년에 200마력짜리 3기통 엔진을 발표합니다. 이 가공할 만한 3기통 엔진은 현재 소형 해치백 피에스타 ST에만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전 세대 피에스타 ST의 경우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이 적용되었었는데 당시 출력은 182마력이었으니 더 작아졌지만 더 강해졌네요.

경제성, 환경 등을 고려해 확대되고 있는 3기통 엔진이지만 별나게도(?) 150마력 이상까지 출력을 높이는 등, 성능에 대한 욕구도 있다는 것을 야무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3기통 고성능 엔진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과연 200마력의 벽을 깨는 것은 등장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3기통 고출력 모델들 얘기, 잠깐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