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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 긴급출동서비스로 본 고장 많은 차, 고장 적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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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고장, 생각만 해도 짜증 나시죠? 모든 운전자의 바람은 처분할 때까지 고장 없이 자동차를 타는 일일 겁니다. 뽑기 잘해야 한다는 말이 괜히 흔히 사용되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고장에 운전자들이 민감한지, 또 내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죠.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자동차 고장과 관련한 정보에 관심이 높다는 건 이 블로그 운용하면서 잘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스케치북다이어리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글이 바로 고장 관련한 것(독일에서 뽑힌 잔고장 없는 차, 잔고장 많은 차)입니다. 2014년에 쓴 글인데 아직도 검색으로만 매일 60~80명이 들어와 글을 읽고 있습니다.  

해서, 오늘은 오랜만에 독일에서 나온 고장 통계 자료 하나 간단하게 여러분과 공유해보려 합니다. 독일인 21백만 명이 유료회원인 운전자 클럽 아데아체는 차를 운용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그런 단체입니다. 여기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언급했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ADAC

수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아데아체이고 엄청난 규모의 단체이지만 이들의 핵심은 역시 회원들의 긴급 호출에 재빨리 응하는 일입니다. 출동 요원들의 정비 능력도 뛰어나고, 사고 시엔 헬기나 제트기까지 동원해 독일과 유럽 전역을 커버합니다. 매년 회원 수가 늘어나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그리고 아데아체는 신고 접수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기록해 자료로 삼습니다. 기록을 꼼꼼하게 하는 이유는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운전자별 차종별 사고 대응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이고, 크게는 이 통계 자료를 공유해 중고차 구매자들에게 어떤 차가 내구성이 좋은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이 단체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제조사들의 품질 성능을 올리기 위한 압박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매년 공개되는 아데아체 고장 통계라는 소책자 형식의 보고서는 그래서 많은 관심을 받습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닌데요. 지난 1년 동안 아데아체 회원들의 호출에 따라 출동해 고장 수리를 한 것은 총 3,756,226건이었습니다. 아데아체 한 곳에서만, 긴급 호출로 인해 고장이 확인된 숫자만 이렇습니다.

2019년 고장 통계 보고서 일부 / 출처=ADAC

그렇다면 가장 많이 고장 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전체의 41.8%가 배터리 문제였습니다. 17.4%의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엔진 관련 고장이었는데요. 엔진 관리, 분사 장치, 점화, 센서 부분 등,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전기 전자 부분(10.6%)도 골칫거리죠. 제네레이터, 스타터, 램프, 배선 문제, 제어 시스템 에러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밖에 분진 걸러주는 미립자 필터 문제부터 차체와 조향, 제동 장치, 구동 장치 등, 곳곳에서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처=ADAC

이번 통계에는 총 25개 브랜드에서 내놓은 113개 모델을 대상으로 했다는 게 아데아체의 설명이었습니다. 더 많은 차가 있지만 통계 가치가 있을 만큼의 충분한 데이터가 있는 모델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는군요. 여기서 말하는 충분한 데이터는 동일한 모델이 7천여 회 이상의 고장을  일으켰을 때(?)를 의미합니다. 그러면 5개 부분으로 나뉜 결과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경차급 베스트

토요타 아이고

폴크스바겐 폭스


경차급 워스트

스마트 포포(2015~2016)

스마트 포투 (2015~2016)

피아트 500 (2014~2015)

아이고 / 사진=토요타

표에 나와 있는 연도의 경우, 고장 접수된 모델의 첫 등록한 해를 의미합니다. 출처=ADAC

전체 14개 모델 중 토요타의 경차 아이고가 이름과 달리(?) 내구성에서는 환호를 해도 될 결과를 얻었습니다. 아데아체는 폴크스바겐 폭스 또한 베스트로 꼽았습니다만 이 차는 거의 10년 전에 단종이 된 모델이고 그래서 2010년 이후 출시된 모델의 통계가 없기 때문에 아이고의 단독 1위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밖에 현대 i10도 2010년부터 2013년에 최초 등록된 모델들은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2014년부터(배터리와 점화플러그가 주요 문제) 그 이후 출시 모델들의 경우 약간 떨어지는 결과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현대 i10 2위 수준의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표에 나타나는 오른쪽 숫자와 색상은 1천 대당 고장(긴급출동)이 난 차량의 숫자를 뜻하고, 진녹색(가장 좋음)부터 빨강(가장 나쁨)까지 5단계로 구분을 해놓았습니다.


2. 소형급 베스트

아우디 A1, 시트로엥 C3, 피아트 푼토, 혼다 재즈, 마쯔다 CX-3, 미니, 미쓰비시 스페이스 스타, 푸조 2008, 르노 캡처, 스즈키 비타라, 토요타 야리스


소형급 워스트

현대 i20 (2011~2014)

오펠 메리바 (2017)

쿠퍼 S / 사진=미니

출처 =ADAC

소형차급의 경우 총 29개 모델 중 11개가 아데아체가 정한 기준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그 많은 모델들 중 현대와 오펠 단 두 개의 모델이 낙제점을 받고 말았는데요. 특히 현대 i20의 경우 표에서 나타나듯 2011년에서 출시된 것부터 2014년에 출시된 것들이 모두 붉은색으로 표시될 정도로 고장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터리, 점화 플러그, 그리고 잠금장치(시동 관련) 등이 주로 문제를 일으켰다고 아데아체는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건 2015년 출시 모델부터는 개선이 되었는지 고장 확률이 많이 줄었습니다. 소형급에서는 특히 아우디 A1과 미니, 그리고 의외(?)로 피아트의 푼토, 여기에 르노 캡처 등이 진녹색 표시가 많았습니다. 게 중 미니의 결과가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르노는 캡처와 클리오의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벌어졌는데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왔음에도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내부적으로 잘 점검해서 개선이 있어야겠습니다. 포드와 오펠은 심지어 저가 브랜드인 다치아보다 더 못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아쉽습니다.


3. 중형 이하급(C세그먼트 준중형) 베스트

아우디 A3, 아우디 Q3, BMW 1, 2시리즈(그랜드, 액티브 투어러 포함), X1, 현대 투산, 메르세데스 A-클래스, B-클래스, 메르세데스 CLA, GLA, 미쓰비시 ASX, 스코다 라피드, 폴크스바겐 비틀,


중형 이하급 워스트

현대 i30 (2010), 기아 씨드 (2011~2013), 기아 스포티지 (2011), 닛산 캐시카이 (2016~2017), 푸조 308 (2010~2012), 르노 캉구 (2015~2017), 르노 세닉 (2014~2015)

A3 해치백 / 사진=아우디

출처=ADAC

현대 투산이 좋은 결과를 보였구나 싶었으나 그 외 현대와 기아의 준중형급들은 아쉬운 결과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닛산의 베스트셀러 캐시카이도 체면을 구겼고, 푸조와 르노 역시 아쉬웠습니다. 42개의 모델들 중 아우디와 BMW, 그리고 메르세데스 등이 진한 녹색이 많이 보여 나름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체면을 세웠습니다.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을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2012년에 아쉬운 결과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무난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그에 비하면 골프는 명성을 생각하면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르노, 오펠, 그리고 푸조는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대와 기아는 그래도 2015년 이후에 출시된 모델들은 나아진 것이 눈으로 확인이 됩니다. 과연 5년 이상 되었을 때도 이런 결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여러 모델이 베스트로 선정됐지만 그래도 전체를 놓고 보면 이 구역의 1위는 BMW X1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아우디 A3 2013년부터는 X1보다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네요.


4. 중형급 베스트

아우디 A4, A5, Q5, BMW 3, 4시리즈, X3, 메르세데스 GLC, GLK,


중형급 워스트

포드 S-맥스 (2010, 2016~2017), 오펠 인시그니아 (2015~2016), 세아트 알함브라 (2013~2014, 2017), 폴크스바겐 샤란 (2013~2014, 2017)

GLC / 사진=다임러

츌초=ADAC

중형급으로 올라오니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표에서 명확하게 갈리는 게 보이시죠? 그중에서도 X3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인 듯한데, 이정도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독일 3사가 나란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메르세데스 C-클래스가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졌는데요. 특히 2010년이 유독 도드라지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5. 중형급 이상 베스트

아우디 A6,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GLE


중형급 이상 워스트

메르세데스 E-클래스 (2020~2011)

M5 / 사진=BMW

출처=ADAC

중형급 이상, 그러니까 E세그먼트 이상 모델들 중 통계를 낼 수 있을 만큼 팔려나간 자동차는 그리 많지 않죠. 그중에서도 아우디와 BMW의 결과가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반면 E-클래스는 상대적으로 경쟁 모델들에 비해 고장 빈도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비아노와 V-클래스 같은 승합차의 경우도 벤츠 이름값을 생각하면 약간 아쉬운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2015년 이후에는 나쁘지 않았네요.

간단하게 살펴봤는데요. 좀 더 자세하게 내용이 공개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정도로도 소비자에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독일에는 오늘 소개한 자료에서부터 다른 기관들이 실시한 훨씬 구체적이고 더 폭넓은 자료들까지, 내구성 관련한 좋은 자료가 여럿 있습니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정보 부족으로 고민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독일에서 나온 이런 자료를 소개할 때마다 늘, 우리나라도 신뢰할 만한 이런 타입의 자료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는 거 같아 그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오늘 내용은 가볍게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자료들 많이 찾아내고, 구입해서라도 여러분들과 공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 내용은 스케치북다이어리에서만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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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ER 2020.05.06 02:43

    중간에 오타가 하나 있네요 ^^ (폴크ㅅ스바겐 폭스)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과 함께 내구성은 새 자동차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료가 수집되고 정리된다는 건 독일이 참 부러운 점이네요! 조금 다른 소리이긴 합니다만 유지관리의 편의성 면에서 전기차가 갖는 이점이 분명 있을 텐데, 본문에 나온 조사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포함된다면 어떤 결과를 보일지 궁금하네요.

  • 찰리 2020.05.07 06:58

    재미있는 데이터네요.
    아우디 A3와 미니는 매우 의외입니다. 둘 다 고장이 많다고 들었거든요.
    긴급출동 서비스가 필요한 수준의 고장이 아니었던걸까요?

    • 그동안 독일 등에서 나온 여러 잔고장 관련 데이터들을 보고 소개하고 했습니다. 의외로 아우디는 잔고장이 많지 않다는 게 그간의 자료들을 보면 알 수 있죠. 미니의 경우는 정확하게 뭐라 얘기하긴 어렵겠네요. 어쨌든 이 통계는 잔고장을 바라보는 일면일 뿐이니 그점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

  • 호라치오 2020.06.08 00:18

    스케치북 다이어리님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
    다른게 아니고 스케치북다이어리님 블로그에선 검색할 수가 없나요? 보고 싶은 정보를 검색하려니 검색 탭이 안 보이네요 ㅜㅜ

    • 안녕하세요.
      블로그 안에서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이 안 보인다는 말씀이시죠? ㅜㅜ 제가 블로그 설정을 다시 점검해 보고 검색창을 넣을 수 있다면 넣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감사하고,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