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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치고 올라온 X3, 밀려난 마칸, 넘사벽 티구안' 독일 11월 신차 판매량

지난 11월 독일의 신차 판매량은 전체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9% 하락했습니다. 판매량이 줄어든 중요 이유 중 하나로 새로운 연비 및 배출가스 측정법인 WLTP를 통과하지 못해 팔지 못했거나 아예 형식 승인이 안 된 모델의 영향 때문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11월 한 달 독일에서는 총 272,674건의 신차가 등록됐고, 그중 75,940개의 자동차가 SUV였다고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보도했는데요.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SUV는 3.3%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배출가스 인증 문제와 시기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든 것 등을 고려하면 SUV는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수소전기차 넥쏘 11대 판매

넥쏘 / 사진=현대자동차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현대의 수소전기차 넥쏘였는데, 11월에 11대가 등록됐고, 9월 이후 총 32대가 판매됐습니다.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하고, 또 차 가격도 69,000유로로 무척 비싸기 때문에 아직 개인 고객들이 이 차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어려움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한국은 충전소가 대략 10곳, 독일은 올 초까지 45곳의 충전소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조사와 정부, 지자체가 충전소 설치를 위해 서로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참고로 넥쏘의 독일에서의 지난달 판매량은 캐딜락 XT5(13건)과 비슷했습니다. 올해 11월까지 캐딜락 XT5의 누적 판매량이 144대로, 한 달에 13대꼴로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정말 캐딜락은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힘을 못 쓰고 있네요. 그 인기 좋은 SUV임에도 말이죠.


재규어 순수 전기차 I-Pace 순항 중?

I-Pace / 사진=재규어


재규어가 내놓은 첫 번째 배터리 전기차 I-Pace도 넥쏘와 비슷한 시기에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11월에 38대가 팔렸고, 8월 이후 11월까지 183대가 독일에서 신차 등록을 마쳤다고 합니다. 1억 수준인 차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충분히 승산 있고, 전기차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다른 제조사에게도 자극이 될 것으로 봅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테슬라 모델 X는 11월에 40대가 판매됐습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10대로 월 평균 55대 정도가 팔려나갔네요. 이는 재규어 I-Pace의 평균 45대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유럽에서 고급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재규어의 선전에 긴장을 많이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량이 뒤집어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니까요. 


인증 문제에 제대로 못 달린 포르쉐

마칸 / 사진=포르쉐


카이엔은 포르쉐에 현금다발을 안긴 모델입니다. 늘, 어디서나 잘 팔렸죠. 독일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카이엔의 누적 판매량은 5,138대였는데, 나쁘지 않죠? 그런데 9월 1일 이후부터는 WLTP에 적용을 받아 가솔린과 디젤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켜야 했고, 인증 통과가 늦어지면서 아예 판매가 안 되기도 했습니다.


마칸 부분변경 모델도 그런 이유로 중국에서 먼저 선보이고 판매에 들어간 것인데요. 카이엔은 10월에 89대, 11월에는 겨우(?) 52대만 신차 등록이 성공했습니다. 월평균 판매량이 5백 대가 독일에서 넘었던 모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마칸도 마찬가지인데요.


10월에 128대, 11월에는 115대가 팔렸습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107대인데 모두 부분 변경되기 전의 모델들입니다. 후미등이 길게 연결된 신형 마칸은 제 기억이 맞는다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게 됩니다. 물론 판매하고 있는 엔진도 252마력 엔트리급이 유일하죠. 252마력 가솔린 모델 판매량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인증을 통과하고 더 다양한 엔진이 판매가 되어야 기존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전 중인 쌍용 모델들

렉스턴 /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의 SUV 모델들이 여전히 판매량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렉스턴은 11월에 39대 팔려 2018년 11월까지 총 756대가 신차 등록이 이뤄졌습니다. 코란도는 렉스턴보다 더 안 팔려서 11월에는 40대였으나 누적 판매량은 521대에 머물렀네요. 가장 판매량이 많은 티볼리는 84대가 지난달 팔렸고, 누적 판매량은 948대였습니다. 티볼리가 어떤 반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와 달리 힘을 못 쓰고 있는 느낌입니다.


현대와 기아

니로는 전기차도 그렇고, 안팎으로 좀 더 과감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합니다 / 사진=기아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경우 중형급 한국산 SUV로 기대를 했지만 기대만큼은 역시 아닌 거 같습니다. 싼타페는 신형과 구형이 뒤섞였을 텐데, 11월에는 130대가, 올 11월까지 총 1,855대가 신차 등록을 독일에서 마쳤습니다. 기아 쏘렌토는 11월 144대, 11월까지 누적 2,597대가 팔려 싼타페를 넉넉하게 따돌렸네요.


기아 니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별다른 광고도 없이 독일 수입 초기부터 판매량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1월에는 274대가 등록됐고, 2018년 11월까지 누적 판매는 3,830대였습니다. 하지만 스토닉의 판매량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죠. 스토닉은 11월에 539대, 누적 7,254대가 올해 팔렸습니다. 


기아 하면 유럽에서 역시 스포티지겠죠? 독일에서 1,150대가 11월 한 달 동안 등록됐고, 1~11월까지 총 12,344대가 판매됐습니다. 20위~30위 사이에 드는 결과로, 100여 개의 SUV가 경쟁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독일은 기아보다는 현대가 더 장사를 잘하고 있습니다. 거의 유럽 본부처럼 사용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되는 결과였는데요.


코나가 1,474대를 11월에만 팔았는데 투산 1,480대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누적 판매량에서는 1~11월까지 코나는 12,042대, 투산은 22,987대였습니다. 누적 판매량 기준 투산은 르노 캡처를 밀어내고 6위에 해당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투산과 스포티지는 유럽에서 현대와 기아에게 가장 중요한 모델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잘 나가는 덩치 큰 SUV들

투아렉 / 사진=폴크스바겐


덩치 크다고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럽 기준입니다. 미국과는 자동차 크기에서 대척점에 있다고 할 정도로 차이가 크고 소비 형태도 굉장히 다릅니다. 폴크스바겐이 야심 차게 내놓은 투아렉 신형은 11월 한 달 1,178대가 팔렸고,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동안 7,525대가 새 주인을 맞았습니다. 선전 중이고, 더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아렉 급에서 투아렉보다 독일에서 월간 판매을 능가한 모델이 없다는 것도 인기를 짐작게 합니다. 투아렉 다음으로는 메르세데스 GLE로 11월 680대에 누적 판매량은 8,645대였습니다. 경쟁 모델인 아우디 Q7은 603대(누적 7,295대)로 3위 수준이었는데, 아무래도 Q8의 등장이 Q7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게 아닌가 합니다. 


볼보 XC 90도 독일에서 괜찮은 결과를 보이는데요. 11월에 507대, 누적 6,377대가 팔렸습니다. 그 뒤를 이은 게 아우디 Q8으로 11월에 470대가 팔렸습니다. 8월 이후 누적 판매량은 1,813대. 이런 새로운 기함급 SUV들의 선전은 전통 강호인 레인지로버에도 영향을 끼쳤던 건 아닐까요?


11월에 185대, 11월까지 누적 2,391대가 팔렸는데, 과거에 비하면 다소 적어진 판매량으로 보입니다. 대신 벨라와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잘 받쳐주고 있네요. 마세라티 르반떼는 11월에 69대, 총 709대가 팔렸고 벤테이가는 11월에는 단 2대, 그리고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262대가 판매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기대 이상의 판매량

G클래스/ 사진=다임러


알파 로메오의 중형급 SUV 스텔비오가 선전 중입니다. 11월에 독일에서만 179대가 팔렸고 누적 2,668대가 판매됐습니다. 알파 로메오에는 소형 해치백 미토, 준중형 줄리에타, 중형 줄리아 등이 있습니다만 스텔비오의 판매량에 크게 못 미칩니다. 이거 역시 SUV는 알파 로메오도 웃게 하는군요.


닛산이 한국에 들여가려고 하는 X-트레일은 독일에서 11월에는 286대, 11월까지 누적 6,502대를 팔았습니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싶네요. G-바겐의 선전(?)도 신선합니다. 모델 체인지 후에 선택이 는 것인지 11월에만 325대가 팔렸습니다. 10월에도 386대가 신차 등록을 해서 11월까지 4,138대가 독일에서만 팔렸네요. 지프 레니게이드가 1월부터 11월까지 독일에서 팔린 대수가 4,077대니까 이 차보다 많았습니다. 대단하네요.

알파 로메오 스텔비오 / 사진=FCA


아주 작은 오프로더 스즈키 짐니도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고 재미있는 그런 가격 부담 적은 오프로더를 원하는 고객들이 생각보다 많은 거 같았는데요. 11월에만 673대, 누적 4439대가 판매됐습니다. 내년 4월부터 신형 짐니가 팔릴 예정인데, 판매량 더 늘겠는데요? 그리고 볼보 XC 40도 순조롭습니다. 11월에 991대, 누적 6,076대가 등록됐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토요타 소형급 C-HR도 독일에서 순항 중이네요. 11월에는 1,174대가, 누적 12,787대가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역시 폴크스바겐 그룹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스페인 브랜드 세아트의 아테카와 아로나(소형) SUV가 모두 11월에만 1,800대 이상 팔아치웠고, 체코 브랜드 스코다의 콤팩트 SUV 카록과 코디악(중형)은 각각 1,945대와 2,370대의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X3의 선전, 그리고 넘.사.벽 티구안

X3 M40i / 사진=BMW


사실 포드의 작은 SUV 에코스포츠의 성장세도 대단한데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8%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11월 판매량은 2,289대. 폴크스바겐 티록의 2,101대를 넘어선 결과였습니다. 또한 BMW X3이 11월 전체 4위에 해당하는 2,809대의 판매량을 보였는데 96.8%의 성장이었습니다. 새로운 X3에 대한 반응도 좋고 상품성도 충분해서 선전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포드 쿠가와 메르세데스 GLC 등이 월간 판매량 각각 3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만 26.9%나 판매량이 떨어졌음에도 티구안이 4,873대로 1위를 굳건하게 지켰습니다. 월간 판매량만 보면 별것 아닌 거 같지만 누적 판매 결과를 보면 그 차이가 아주 선명한데요. 마지막으로 1월부터 11월까지 독일의 SUV 누적 판매량 상위 10개의 모델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위 : 폴크스바겐 티구안 (70,945대)

2위 : 포드 쿠가 (40,153대)

3위 : 메르세데스 GLC (37,787대)

4위 : 폴크스바겐 티록 (33,458대)

5위 : BMW X1 (28,638대)

6위 : 현대 투산 (22,987대)

7위 : 오펠 모카 (21,967대)

8위 : 르노 캡처 (21,955대)

9위 : 다치아 더스터 (21,217대)

10위 : 세아트 아로나 (20,585대)

유럽 전체에서 SUV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티구안 / 사진=V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