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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포르쉐, 마칸보다 작은 세 번째 SUV 내놓는다


포르쉐에서 SUV 모델 카이엔을 출시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변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죠. 하지만 당시 벤델린 비데킹 포르쉐 회장은 기울어가고 있던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카이엔이 필요하다며 밀어부칩니다. 결국 2002년 출시와 함께 대성공을 거두고, 박스터, 캐이맨 등과 함께 포르쉐를 살린 1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가 SUV나 4도어 세단 파나메라 등을 출시하는 것에 불만인 팬들도 많지만 SUV는 계속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고, 높은 마진 덕에 초호화 럭셔리 브랜드들 조차 탐을 내는 핵심 차종이라는 점에서 제조사 입장에선 포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포르쉐는 카이엔의 성공과 SUV 유행을 등에 업고 카이엔 보다 한 체급 낮은 마칸을 또 다시 내놓았는데요. 마칸 역시 주문 후 9개월 가량 기다려야 할 정도로 현재까지 성공적인 길을 가고 있습니다.


포르쉐 마칸 / 사진=포르쉐



마칸 동생 나온다?

여기에 고무된 것일까요?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포르쉐가 마칸 보다 작은, 콤팩트 SUV를 2020년부터 생산 판매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칸이 아우디 Q5를 기본으로 해서 나온 것처럼, 콤팩트 SUV 역시 아우디 Q3를 베이스로해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결정은 포르쉐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박스터, 캐이맨 보다 저렴한 스포츠카를 내놓는 것 보다 작은 SUV를 출시하는 것에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아우토빌트는 전했습니다. 


새로운 포르쉐 SUV 출시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우토빌트

현재까지 나온 정보는, 마칸 보다 좀 더 쿠페 이미지에 가까운 전면부 디자인이 될 것이라 것과, 5도어 형태가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개선된 4기통 엔진이 장착될 것이라는 것 정도입니다. 그런데 가장 뜨거운 영역인 콤팩트 SUV 시장에 발을 담그는 고급 브랜드는 포르쉐 말고 또 있습니다. 재규어 역시 2020년 출시를 목표로 C세그먼트급 SUV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재규어의 SUV 삼총사

아우토빌트에 따르면, 재규어는 이미 컨셉카 C-X17에서 출발한 그들의 첫 번째 SUV F-페이스(PACE)를 내놓게 됩니다. BMW X3나 아우디 Q5 등과 경쟁을 할 F-PACE 외에도 아우디 Q7, BMW X5와 승부를 겨룰 J-페이스를 개발 중에 있고, E-PACE라는 이름(가칭)의 콤팩트 SUV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고 있는데요.


다만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알루미늄 아키텍쳐 적용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바퀴 굴림과 네바퀵 굴림 두 가지 구동방식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및 9단 자동 변속기 적용, 그리고 고성능 버젼으로 S 또는 R이 추가될 수 있다고 아우토빌트는 전했습니다.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같은 그룹의 레인지 로버 이보크나 레인지 로버 스포츠 등과 일정 부분 겹치게 되는데, 두 브랜드 사이의 변별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재규어 컨셉카 C-X17 / 사진=재규어



빵처럼 팔려나가는 SUV

얼마 전까지 전문가들은 SUV 시장이 커짐에 따라 대부분 자동차 브랜드가 라인업에 SUV를 넣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시장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빵처럼 팔린다'라는 독일 표현이 있는데요. 많이 팔리는 물건을 얘기할 때 종종 씁니다. 자동차 기사에서 이런 표현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많은 SUV 인가가 높다는 걸 뜻합니다. 


포르쉐는 지금 카이엔과 마칸을 빵처럼 팔아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더 많은 빵을 팔겠다며 콤팩트 SUV까지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죠. 재규어 역시 이 큰 시장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며 단단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SUV를 캐시카우로 표현합니다. 캐시카우는 돈줄은 되지만 시장 확장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일컬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죠. 하지만 요즘 분위기로만 봐서는 SUV는 캐시카우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델로 먹고 살아야 하는 자동차 업계에 이 보다 좋은 마케팅 상품이 있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