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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신형 BMW 1시리즈, 다 잘해놓고 이게 뭐람?


후덥지근한 일요일 오후, 나달과 페더러의 테니스 경기에 한창 몰입 중이었습니다. 잠시 광고 시간을 틈타 혹시나 하고 자동차 매거진들 웹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이런!!! 언제 올라왔는지(사실은 토요일 오후) BMW의 신형 1시리즈에 관련된 기사가 올라와 있더군요. 

역시 베엠베의 새로운 엔트리 모델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쉴새없이 사람들은 덧글을 통해 신형에 대한 느낌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랍니까?  그간 '이게 진짜 신형 1시리즈' 라는 확신에 찬 예상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혀 뜻밖의 디자인으로 공개가 된 것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띤 변화는 앞부분의 키드니 그릴과 헤드램프와의 조합이었습니다. 이전 모델이 그릴과 헤드램프가 밀착되어 있었다면 이번 새 모델은 그릴과 헤드램프와의 사이에 여유를 많이 두었다는 점인데요. 5시리즈 GT의 느낌도 나고, 7시리즈의 이미지도 묻어납니다. 이미 X1 때도 말씀을 들렸었지만 플래그십인 7시리즈의 이미지가 5시리즈나 X1 등에 많이 반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시리즈의 스타일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죠. 그런데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B당이자 현재 1시리즈 해치백의 오너이기도 한 집사람이 딱 보더니 "에이~ 별로네. 뭔가 많이 빠진 느낌이잖아...캐릭터가 없어진 느낌인데 자긴 어때? " 라고 얘길했습니다.

저는 주저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 동의합니닷!!!" 

물론 사진으로, 그것도 잠시 본 내용으로 평가하긴 그렇지만 적어도 첫인상은 '이거 정말 아니다' 더군요. 차라리 지금 나온 모델이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말이죠.



뒤태의 경우도 램프쪽에는 상당히 공을 들인 게 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어색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바디는 상당히 견고하고 고급스런 느낌이 들이지만 왠지 현재 모델의 귀여운 뒤태에 비하면 넓적하고 임팩트 없이 순해진 듯 보입니다. 물론 옆모습의 경우는 분명히 기존 모델에 비해 다이나믹한 느낌에 잘 다듬어졌습니다. 하지만 다이나믹한 것을 강조하다 보니 뭐랄까요?  여유 있는 느낌에 엘레강스한 분위기가 많이 죽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빼고 보면 좋은 면들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일단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가 길어지고 휠베이스도 역시 넓어져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고려한 듯 싶네요. 더군다나 실내의 분위기는 더 화려하고 멋있어졌다 볼 수 있겠는데요. 실내 공간이랄지 트렁크의 더 넉넉함 등은 확실히 작은 1시리즈의 약점을 커버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버젼은 Urban과 Sport 두 가지로 나눴는데 스포츠의 경우는 붉은색 라인들을 적용시켜 좀 더 스포티브한 느낌을 담았습니다. 물론 GTI의 그것과는 좀 다른 붉은 라인이죠. 어쨌든 실내는 확실히 넓고 길고 또한 화려해졌습니다. 거기에 다양한 옵션들이 적용이 되는데요. 특히 8단 자동변속기를 선택적용시켜 살짝 놀래켰습니다. 준중형급에 8단 자동변속기라니 말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연비도 좋아졌죠. 예를 들어 116d 모델의 경우 리터당 23km 이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116d 보다 약 1km 더 달릴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6기통 엔진들은 더 이상 적용이 안된다는 게 엔진에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윈터보가 적용되다 보니 힘은 그대로이고 연비효율은 높아진 것인데요. 이로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도 좀 더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죠. 가격은 평균 100만 원가량 올랐습니다. 기본옵션에 스타트 스톱이 들어 있고, 제동 시 에너지 재생 시스템이 적용된 것, 그리고 인테리어에 사용된 재질들의 질적 향상 등을 생각하면 그리 많이 가격을 올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기어박스 주변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 발전을 보였지만 역시나 앞과 뒤의 디자인은 이런 긍정성에 많은 상처를 입히지 않았나 하는 게 제 판단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와 제 집사람의 의견은 계속 올라오고 있는 독일인들의 반응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죠. 약 7:3 정도로 못생긴 차가 나왔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예를 들어 볼까요?  '디자인이 별로다' ' 디자인이 좋다' 라는 댓글이 각각 있습니다. 위에 있는 '못생겼다' 라는 의견에는 찬성이 8, 반대가 1인 반면, '멋진 차' 라는 의견엔 찬성이 1, 반대가 8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여러 매체에서 공통되게 나타나고 있었죠. 디자인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 곳의 주된 분위기인 것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너무 5나 7시리즈의 분위기를 심어놓다 1시리즈만의 어떤 개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어 아쉬웠습니다. 일단 첫 공개에서 여론의 환호를 얻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인지 아니면 뭔가 판매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벌써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1시리즈의 판매성적이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