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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방문? 그러나 환영받지 못한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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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독일, 덴마크, 프랑스 3개국 국빈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첫 기착지가 독일이었죠. 교포신문 등에는 각 단체나 기업들이 독일 방문을 환영한다는 광고를 올리는 등 분위기는 일단 띄워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오늘, 제법 크다고할 수 있는 독일 언론들에서는 이와 관련된 토막뉴스 조차 발견키 어려웠습니다.

오바마 오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찬밥(?)취급을 당하나 싶어 열받기도 하고 좀 창피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묵은 베를린에 독일 각 지에서 모여든 교포들이 원자력 반대와 사대강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평일이라 소수의 교민들만이 참석을 했다는데요. 우선은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교민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교민들의 환대는 고사하고 하마터먼 달걀세례를 받을 뻔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착찹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더더욱 이대통령의 방문이 걱정스러운 점은 일본 원전 사태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원자력에 민감한 상황인 독일에서 녹색성장이란 이름하에 원전을 건강한(?) 에너지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대통령을 이들이 어떻게 볼지도 걱정스럽다는 것입니다. 독일에서의 녹색과 현 대한민국 정부가 얘기하는 녹색은 방향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죠.

독일은 원전을 폐기하고 있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태양력과 풍력, 그리고 바이오에 대한  비율을 매년 놀라운 수치로 높이고 있는 나라입니다. 태양력에 있어서는 단연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 것이죠. 한 때 이런 독일의 태양력 기술을 받아들이려 했지만 현 정부는 내년을 기점으로 독일식 모델이 아닌 미국식으로 변경을 함으로써 오히려 독일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하나둘씩 철수를 하는 입장에 있다고 하더군요.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단히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논쟁이 일 수 있지만, 충분히 원전을 늘리지 않고도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이 있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반원자력 분위기가 가장 강한 나라에서 원자력 전도사를 자청한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요? 그나마 태양력을 통해 독일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이어갈 수 있지 않나 기대했던 독일 언론들도 큰 기대는 이제 버린 듯 보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아이러니는!

통일을 이룬 독일에서 북한과의 강경대응만을 임기내내 보여준 대통령이 남북의 평화적 하나됨을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독일 통일의 기초를 이뤘던 동방정책은 지금 우리나라로 치자면 햇볕정책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이걸 부정해버렸죠. 앞서 친환경의 개념이 우리와 독일은 많이 다르다는 얘기도 드렸습니다. 거기다 녹색경제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지만 가치관이 다르니 사업적인 면에서도 합일점을 찾을 만한 게 그닥 많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한마디로 환경이면 환경, 경제면 경제, 통일이면 통일...어느 것 하나 MB와 독일은 맞아떨어지는 게 없어 보입니다.

이런 이질적 두 국가간의 만남이 어떤 결과들을 풀어내 놓을지 도출해낼지 지켜보겠습니다. 설마 '뜨거운 환대속에 독일의 눈과 귀가 이대통령에게 쏠렸다' 뭐 이런 이상한 기사는 안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