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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유럽 공략 중인 중국 전기차들의 복병 '데이터 보호'

중국산 자동차,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 공략에 한창입니다. 전체 판매 비중만 놓고 보면 아직 큰 의미 부여할 수준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러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는 충분히 위협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특히 그간 충돌 안전성 문제나 품질 문제 등, 기본기가 한참 뒤지는 탓에 전혀 공략이 이뤄지지 않던 유럽 시장이 중국제 전기차에 문을 활짝 열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 얘기도 중국산 전기차 선전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이 더 복잡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유럽에서 잘 나가고 있는 중국 자동차들이 복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진: 비야디

독일에서 광범위한 자동차 업계 소식을 전하는 아우토하우스에 따르면 오토모티브 매니지먼트 센터(CAM)라는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중국 자동차의 데이터 보호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149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독일인 3명 중 1명은 해커 등의 공격에서 자동차가 보호되는 게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19개의 자동차 브랜드 중 데이터 보호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은 모두 중국 자동차들이었습니다. 메르세데스(39%), BMW(37%), 그리고 폴크스바겐 그룹(32%)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그 뒤를 이어 포드와 오펠, 그리고 토요타 등이 차량 데이터 보호를 잘한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인 건 MG, 비야디, 그리고 Nio 등의 중국 브랜드로 신뢰도는 10%대 수준이었습니다.

 

화웨이와 같은 통신 장비 업체의 퇴출 분위기가 완성차 업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CAM 대표 슈테판 브라첼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조사를 진행한 시스코 시스템의 한 관리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 보호에 대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불신과 관련한 이슈들로 인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우위에 설 수 있고 이런 부정적 인식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는데요.

사진:MG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점점 더 첨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데이터보호 전략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네트워크된 자동차를 통해 디지털 결제 서비스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단순한 개인 정보 이상의 민감한 정보까지 자칫 잘못하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부분을 지금부터 잘 대응하는 자동차 업체에 미래 시장은 손을 내밀 것이고, 이런 점에서 중국 자동차 업계가 받는 데이터 보호에 대한 불신은 다른 업체들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반사이익만을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답이 없습니다. 해킹 대응은 또 다른 생존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자동차 데이터 보호라는 새로운 흐름을 어떤 업체들이 주도해 나갈 수 있을까요?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가는 중국산 전기차의 성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 보호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과연 그들은 제대로 대응하고 신뢰를 줄 수 있을까요? 이 문제가 언제쯤 업계의 이슈로 주목받게 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