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분들에게 여러가지 이슈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수출형과 내수형의 가격차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수출형이라는 것은 바로 미국시장을 얘기하는 것일 텐데요.
워낙에 한국에서와 미국에서의 가격차이가 많이 나다보니까 자주 차 가격을 비교하는 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여기 유럽 특히, 자동차산업이 매우 중요한 국가산업인 독일의 경우도 이런 부분에 관심들이 있는 편이죠. 얼마 전에 한 독일 신문에서도 이것과 관련된 기사나 난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기사 내용에 제 생각을 더한 포스팅을 부족하나마 해볼까 합니다...
▶독일 메이커 미국과 독일 판매가격
미국에 판매되는 <BMW X3> xDrive 28i의 경우 기본가격이 37,625달러입니다. 이 가격은 지난 번 모델 보다 2,100달러가 더 싼 것인데요. 이것을 유로로 환산하면 27,000유로 정도가 됩니다.
이 미국 판매형과 비슷한 X3 6실린더 짜리 독일판매 모델의 경우 위에 나와 있는 가격 보다 약 20,000유로가 더 비쌉니다! 20,000유로면 1유로당 1,500원만 잡아도 3,000천만 원이나 더 비싼 게 되는군요.
이 번에 새로나온 <제타>는 어떨까요?
이번 제타는 VW이 80년대 미국시장에서의 성공, 그것을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이 모델 이후엔 파사트 보다 작은 급의 또다른 모델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쨌든 가격을 좀 보면, 독일에서 이 신형 제타는 20,000유로 정도에 살 수가 있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15,995달러, 유로로 환산하면 11,600유로(17,400,000원)라는 아주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 가격은 가장 낮은 급인 115마력에 2.0엔진을 쓰는 모델이고 기본 옵션일 때의 가격이 되겠습니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코롤라 보다 500달라 더 비쌀 뿐이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VW 측은 내다보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신 모델과 더불어 2018년까지 미국 내에서 모두 75만대 가량의 자동차를 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죠.
위 사진에 있는 모델은 <포르쉐의 카이엔 S 하이브리드>입니다. 이 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는 68,000달러에 판매가 되는데요. 유로로 바꿔보면 49,400유로가 시작가격이 됩니다. 그런데 380마력의 같은 모델의 경우 독일에서는 79,000유로니까 정말 엄청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그 밖에 <메르세데스 C클래스 300>의 경우 미국에서 24,700유로인데 반해 독일은 37,000유로 정도를 내야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가격 차이는 독일차 뿐만이 아니라 또다른 경쟁국인 일본이나 한국 모델들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죠.
<렉서스 RX 450h>의 경우는 미국에서 31,200유로(43,000달러)에 팔리는데 독일에서는 60,000유로 정도를 줘야 살 수 있고, 아직 유럽엔 안 들어왔지만 내년 중순에 i40이란 이름으로 들어올 <쏘나타>의 경우도 미국에서는 약 14,000유로 에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한정판 가죽 시트나, 에어콘 등 여러가지 옵션을 넣었을 때 가격이 18,400유가 되는데요. 이는 유럽에서 현재 팔리고 있는 구형 쏘나타의 24,000유로 정도하는 기본가격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왜 미국에선 차 가격이 싼가?
첫 째, 미국은 세계 자동차 판매의단일 단일국가로는 가장 큰 곳입니다.
인구도 많지만 그 들이 일년에 새 차를 사는 소비력도 가공할 만 한데요.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난 다음 해인 2009년만 하더라도 그 한 해동안 천백만 대의 신차가 등록이 됐었습니다. 이는 천칠백만 대 정도가 신차등록을 했던 해와 비교하면 많이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죠?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 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엔진을 필두로한 성능 뿐 아니라 가격적인 면에서도 고객의 시선을 끌어와야 하는 것입니다. 즉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한 격렬한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는 곳이란 것이죠.
두 번째로 차 가격이 싼 이유는 정부 정책에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 A라는 모델을 만들어 파는데 미국에서 그 모델의 60%를 생산하게 되면 이에 따른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을 텐데요. 미국의 이런 정책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 육성하는 정책과 일자리를 정책을 수레의 양바퀴처럼 절묘하게 유지하며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현대, 기아 뿐 아니라 BMW도 연간 24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증설시켰고, VW도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여 새로운 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VW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토요타 캠리, 혼다 시빅, 현대 쏘나타 등과 경쟁할 새 모델을 미국시장에서 직접 생산 판매함으로써 강력한 시장의 도전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을 정도인데, 이런 모든 정책을 펼치는데 있어 미국의 제도 자체가 충분히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싸고 질 좋은 차를 미국민들이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미국의 물가에 있습니다.
미국은 생필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쌉니다. 아주 낮은 가격으로 옷이나 음식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죠. 특히나 유럽과 비교하면 그 소비자 가격들은 훨씬 저렴한 편인데요. 따라서 자동차 역시 그런 물가의 흐름과 발을 맞출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특성을 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미국민들은 자신들의 수입의 95% 이상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저축율이 서브프라임 사건 이후로 늘기는 했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소비의 천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있어 조금만 조건이 맞으면 지갑을 열게 되죠. 이렇기 때문에 미국의 내수시장은 대단합니다. 수출이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미국내 시장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기본적으로 많이 팔고 적게 버는 박리다매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뭐 이 밖에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더 있을 것입니다. 넓은 땅덩이 나라에서 대중교통망이 촘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필수적인 이동수단인 것이죠. 그리고 관세 자체도 낮기 때문에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훨씬 다른 나라에 비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면 유럽은 높은 세금정책이 차 가격을 올리는데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죠.
▶결론
미국 시장은 자동차 시장의 일종의 바로미터입니다.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이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인구가 많은 부자나라들 즉,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부상도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요한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이 아닌 신흥 주요 소비처가 될 나라들에 대한 가격 책정은 어떤 기준에서 할까요? 이에 대해 BMW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 참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 자동차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시장 상황이다!"
즉, 미국처럼 싸야지만 판매가 되는 곳에선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고, 유럽처럼 비싸게 가격이 형성된 곳에선 차 가격은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한 가지 생기는 궁금증.
'그렇다면 한국시장은 어떠한가?' 하는 것입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기타 국가들에 비한다면 한국에 들어가는 수입차들은 제 판단으로는 비싸지 않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하려는 추세가 강합니다. 뭐 기종에 따라선 오히려 과감하게 가격을 내려 출시하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수입차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지게 되면 모델도 더 다양해지고 가격 또한 더 낮아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FTA의 효과에서만 얻어지는 게 아니라 시장환경이 그렇게 유도하게 될 것이란 얘기죠. 그런데!!!
왜 한국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렇죠?
독일에서도 기본적으로 자동차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새로운 모델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 이유에선지 신차가 출시될 때 마다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오릅니다. 오히려 물가상승을 주도한다고나 할까요? 철저히 그 나라 물가수준에 따른다는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본다면, 오히려 한국 메이커들은 그런 시장의 가격 원리에 반하는 장사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또 한가지 한국과 독일과의 미국시장을 대하는 다른 시각은, 똑 같은 모델일 때 오히려 독일 소비자들은 자국 내에서 조립된 자동차를 더 선호한다는 겁니다. 뭐 한국처럼 내수와 수출의 차이가 오히려 수출용에 메리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독일 내에서 만들어진 모델에 대한 신뢰가 이 곳 사람들에겐 더 있다는 겁니다. 자국 생산 차량에 대한 믿음과 비교우위는 내수시장을 떠받드는 대단한 동력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미국시장에서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이나 독일이나 같다는 점, 어느 정도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다만 독일의 여론은 그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수긍을 하고 저항이 많지 않은 반면에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가격저항의 이유가 단순한 가격의 차이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거...현대차도 잘 알고 있겠죠?
어쨌거나 미국국민들은 적어도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 만큼은 참 부럽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
워낙에 한국에서와 미국에서의 가격차이가 많이 나다보니까 자주 차 가격을 비교하는 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여기 유럽 특히, 자동차산업이 매우 중요한 국가산업인 독일의 경우도 이런 부분에 관심들이 있는 편이죠. 얼마 전에 한 독일 신문에서도 이것과 관련된 기사나 난 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기사 내용에 제 생각을 더한 포스팅을 부족하나마 해볼까 합니다...
▶독일 메이커 미국과 독일 판매가격
미국에 판매되는 <BMW X3> xDrive 28i의 경우 기본가격이 37,625달러입니다. 이 가격은 지난 번 모델 보다 2,100달러가 더 싼 것인데요. 이것을 유로로 환산하면 27,000유로 정도가 됩니다.
이 미국 판매형과 비슷한 X3 6실린더 짜리 독일판매 모델의 경우 위에 나와 있는 가격 보다 약 20,000유로가 더 비쌉니다! 20,000유로면 1유로당 1,500원만 잡아도 3,000천만 원이나 더 비싼 게 되는군요.
이 번에 새로나온 <제타>는 어떨까요?
이번 제타는 VW이 80년대 미국시장에서의 성공, 그것을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이 모델 이후엔 파사트 보다 작은 급의 또다른 모델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는데요.
어쨌든 가격을 좀 보면, 독일에서 이 신형 제타는 20,000유로 정도에 살 수가 있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15,995달러, 유로로 환산하면 11,600유로(17,400,000원)라는 아주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 가격은 가장 낮은 급인 115마력에 2.0엔진을 쓰는 모델이고 기본 옵션일 때의 가격이 되겠습니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코롤라 보다 500달라 더 비쌀 뿐이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VW 측은 내다보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신 모델과 더불어 2018년까지 미국 내에서 모두 75만대 가량의 자동차를 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죠.
위 사진에 있는 모델은 <포르쉐의 카이엔 S 하이브리드>입니다. 이 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는 68,000달러에 판매가 되는데요. 유로로 바꿔보면 49,400유로가 시작가격이 됩니다. 그런데 380마력의 같은 모델의 경우 독일에서는 79,000유로니까 정말 엄청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그 밖에 <메르세데스 C클래스 300>의 경우 미국에서 24,700유로인데 반해 독일은 37,000유로 정도를 내야 구매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가격 차이는 독일차 뿐만이 아니라 또다른 경쟁국인 일본이나 한국 모델들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죠.
<렉서스 RX 450h>의 경우는 미국에서 31,200유로(43,000달러)에 팔리는데 독일에서는 60,000유로 정도를 줘야 살 수 있고, 아직 유럽엔 안 들어왔지만 내년 중순에 i40이란 이름으로 들어올 <쏘나타>의 경우도 미국에서는 약 14,000유로 에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한정판 가죽 시트나, 에어콘 등 여러가지 옵션을 넣었을 때 가격이 18,400유가 되는데요. 이는 유럽에서 현재 팔리고 있는 구형 쏘나타의 24,000유로 정도하는 기본가격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왜 미국에선 차 가격이 싼가?
첫 째, 미국은 세계 자동차 판매의단일 단일국가로는 가장 큰 곳입니다.
인구도 많지만 그 들이 일년에 새 차를 사는 소비력도 가공할 만 한데요. 경제 위기를 맞이하고 난 다음 해인 2009년만 하더라도 그 한 해동안 천백만 대의 신차가 등록이 됐었습니다. 이는 천칠백만 대 정도가 신차등록을 했던 해와 비교하면 많이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죠?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 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엔진을 필두로한 성능 뿐 아니라 가격적인 면에서도 고객의 시선을 끌어와야 하는 것입니다. 즉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업체에 뒤지지 않기 위한 격렬한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는 곳이란 것이죠.
두 번째로 차 가격이 싼 이유는 정부 정책에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 A라는 모델을 만들어 파는데 미국에서 그 모델의 60%를 생산하게 되면 이에 따른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을 텐데요. 미국의 이런 정책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 육성하는 정책과 일자리를 정책을 수레의 양바퀴처럼 절묘하게 유지하며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현대, 기아 뿐 아니라 BMW도 연간 24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증설시켰고, VW도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여 새로운 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VW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토요타 캠리, 혼다 시빅, 현대 쏘나타 등과 경쟁할 새 모델을 미국시장에서 직접 생산 판매함으로써 강력한 시장의 도전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을 정도인데, 이런 모든 정책을 펼치는데 있어 미국의 제도 자체가 충분히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싸고 질 좋은 차를 미국민들이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미국의 물가에 있습니다.
미국은 생필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쌉니다. 아주 낮은 가격으로 옷이나 음식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죠. 특히나 유럽과 비교하면 그 소비자 가격들은 훨씬 저렴한 편인데요. 따라서 자동차 역시 그런 물가의 흐름과 발을 맞출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특성을 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미국민들은 자신들의 수입의 95% 이상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저축율이 서브프라임 사건 이후로 늘기는 했지만 미국은 기본적으로 소비의 천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있어 조금만 조건이 맞으면 지갑을 열게 되죠. 이렇기 때문에 미국의 내수시장은 대단합니다. 수출이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미국내 시장을 통해 얼마든지 성장을 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기본적으로 많이 팔고 적게 버는 박리다매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뭐 이 밖에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더 있을 것입니다. 넓은 땅덩이 나라에서 대중교통망이 촘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필수적인 이동수단인 것이죠. 그리고 관세 자체도 낮기 때문에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훨씬 다른 나라에 비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면 유럽은 높은 세금정책이 차 가격을 올리는데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죠.
▶결론
미국 시장은 자동차 시장의 일종의 바로미터입니다.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이 하나의 기준이 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인구가 많은 부자나라들 즉,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부상도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요한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이 아닌 신흥 주요 소비처가 될 나라들에 대한 가격 책정은 어떤 기준에서 할까요? 이에 대해 BMW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 참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 자동차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의
시장 상황이다!"
즉, 미국처럼 싸야지만 판매가 되는 곳에선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고, 유럽처럼 비싸게 가격이 형성된 곳에선 차 가격은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요. 여기서 한 가지 생기는 궁금증.
'그렇다면 한국시장은 어떠한가?' 하는 것입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기타 국가들에 비한다면 한국에 들어가는 수입차들은 제 판단으로는 비싸지 않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하려는 추세가 강합니다. 뭐 기종에 따라선 오히려 과감하게 가격을 내려 출시하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수입차 시장의 파이가 더 커지게 되면 모델도 더 다양해지고 가격 또한 더 낮아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FTA의 효과에서만 얻어지는 게 아니라 시장환경이 그렇게 유도하게 될 것이란 얘기죠. 그런데!!!
왜 한국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렇죠?
독일에서도 기본적으로 자동차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새로운 모델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 이유에선지 신차가 출시될 때 마다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오릅니다. 오히려 물가상승을 주도한다고나 할까요? 철저히 그 나라 물가수준에 따른다는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본다면, 오히려 한국 메이커들은 그런 시장의 가격 원리에 반하는 장사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또 한가지 한국과 독일과의 미국시장을 대하는 다른 시각은, 똑 같은 모델일 때 오히려 독일 소비자들은 자국 내에서 조립된 자동차를 더 선호한다는 겁니다. 뭐 한국처럼 내수와 수출의 차이가 오히려 수출용에 메리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독일 내에서 만들어진 모델에 대한 신뢰가 이 곳 사람들에겐 더 있다는 겁니다. 자국 생산 차량에 대한 믿음과 비교우위는 내수시장을 떠받드는 대단한 동력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미국시장에서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이나 독일이나 같다는 점, 어느 정도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다만 독일의 여론은 그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수긍을 하고 저항이 많지 않은 반면에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가격저항의 이유가 단순한 가격의 차이 때문만은 아닐 거라는 거...현대차도 잘 알고 있겠죠?
어쨌거나 미국국민들은 적어도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 만큼은 참 부럽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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