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방치(?)해 뒀던 책들을 정리하다 색바랜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오~~~~래된 녀석이었다.
꿀벌 마야의 모험이라는 유명한 동화책이었다!
아내가 예전에 이웃에 사는 독일 노부부에게서 선물로 받은 책이라는데..
혹한 마음에...초판본은 아닐까 싶어 책을 펼쳐봤다.
1920년 발행....아쉽지만 초판본은 아니었다.
발데말 본셀스가 이 동화를 세상에 처음 내놓은 때가
1912년이니까 제법 세월이 지난 후였다.
그렇다면 이 책의 원래 주인은 누구였을까?
아빠 요세프가 딸 파울라에게 1921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었다.
세상밖으로 한 번 나가본 적 없던 마야가 미지의 세계에서
겪은 모험담이 이 책의 내용이다.
아마도, 자신의 딸도 마야처럼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으리라...
이 오래된 책의 특징은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름종이 비슷한 반투명지가
모든 삽화를 보호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림은 요즘 책들에 비하면 분명 수준이 떨어진다. 하지만 색연필로
그린 것같은 질감만큼은 훨씬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181페이지 짜리의 결코 만만치 않은 두께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 "꿀벌 마야의 모험"
처음에 초판본이니 어쩌니 했던 내 기대감은
아빠의 딸을 향한 마음이 선명하게 각인된
친필 메모 앞에서 머쓱함이 되고 말았다.
90년이란 세월의 너비가 무색하리만큼
책의 향기는 여전했으며, 딸을 향한 아빠의 마음 또한
진행형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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