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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영원히 고통받는 못생긴 차 3대장

엊그제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차이퉁은 못생긴 자동차와 관련한 기사 하나를 올렸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잊을 만하면 나오고 잊을 만하면 나오는, 상당히 익숙한 내용이죠. 디자인 평가는 상대적인 것이고, 따라서 사람마다 다른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이견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그간 나오는 비슷한 부류의 기사들에 공통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동차들이 있습니다.



그건 누가 봐도 수긍을 할 수준이라는 얘기일 겁니다. 이번 아우토차이퉁의 기사에서 다룬 11대의 자동차 역시 그렇습니다. 크라이슬러의 PT 크루즈부터 크리스 뱅글의 BMW 7시리즈 등, 국적(?)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자주 등장하는 모델들이 언급됐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델이 있는데 일명 ‘못난이 자동차 3대장’입니다.



1. 피아트 멀티플라

사진=피아트


우선 1998년 첫선을 보인 피아트 멀티플라입니다. 거의 못생긴 자동차 TOP 10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모델이죠. 이 차는 6인승의 매우 실용적인 모델입니다. 그래서 MPV로 분류되는데요. 실내 공간 활용을 위해 모든 것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실용에만 신경을 썼던 걸까요? 전면부 디자인을 두고 어떤 이는 ‘해저 괴생물’이 떠오른다고까지 혹평했습니다.



2008년 2세대가 전면부 디자인을 수정한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2010년 단종되고 맙니다. 스타일 외에도 연비도 좋지 않았는데요. 이런 점들이 이 차를 비운의 모델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저렴한 실용성 모델임에도 다양한 안전장치가 적용되는 등, 안전에는 신경을 많이 썼던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1999년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기획했던 자동차 디자인 관련 전시에서 이 차가 소개되기도 했는데 과감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 미술관 측에서 이 차를 전시했다고 하네요. 



2. 폰티악 아즈텍

사진=favcars



피아트 멀티플라가 나온 이듬해 미국 폰티악은 아즈텍이라는 D세그먼트 SUV를 내놓습니다. 지오 트래커라는 스즈키 기반의 SUV 후임 모델로 주요 판매 지역은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였습니다. 폰티악이 내놓는 순수 자체 기술의 최초 SUV였기에 많은 준비 끝에 나온 게 아즈텍이었습니다.



하지만 등장과 함께 그 생김새로 인해 아즈텍은 훨씬 많은 이들의 입에 올라야 했습니다.  못생기고 이상하다는 얘기들이 쏟아진 것인데요. 연비도 안 좋고, 디자인으로 너무 악평에 시달렸기 때문에 아즈텍은 망한 모델이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의외였죠. 판매가 제법 됐던 겁니다. 어떤 자료에는 2005년까지 약 7만 대 정도가 팔려나갔다고 되어 있고, 또 어떤 자료에는 3만 대만 팔렸다고도 되어 있습니다. 뭐가 됐든 ‘역사상 가장 추한 SUV’라는 수식어를 떼어 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3. 쌍용 로디우스

사진=favcars


쌍용자동차에서 2003년부터 판매했던 SUV, 혹은 미니밴으로 불리는 모델입니다. 길을 뜻하는 로드와 제우스 신의 이름을 합친 게 로디우스였습니다. 길 위의 제왕이라는 멋진 이름과는 달리 이 차 역시 등장과 함께 당혹스럽게 하는 자동차로 디자인은 비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누가 이 차 뒤에 냉장고를 달아놓았냐며 조롱에 가까운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로디우스를 얘기할 때면 디자이너 켄 그린리도 자주 언급되죠. 켄 그린리는 영국인으로 쌍용차의 초대 디자인 디렉터였습니다. 무쏘와 뉴코란도 같은 명작을 디자인했던 인물입니다. 로디우스의 초기 디자인을 그가 담당했다고 알려졌는데 회사 측과의 갈등으로 최종 디자인까지는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게 아무래도 결정적인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인 디자이너 주도로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었는데 그 디자이너 외에도 여러 명이 로디우스 작업에 참여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과정과 누구에 의해 양산형 디자인이 결정된 것인지는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굳이 관련 내용을 드러낼 필요는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숱하게 많은 자동차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여러 자동차가 디자인 때문에 혹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멀티플라와 아즈텍, 그리고 로디우스만큼 자주 관련 콘텐츠에 이름을 올리는 모델은 없어 보입니다. 디자인 한 번 잘못했다가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고통을 겪고 있는 세 모델, 과연 언제쯤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될까요? 궁금해집니다.   



▶아우토차이퉁이 뽑은 
세계에서 갖아 못생긴 자동차 TOP 11

피아트 멀티플라
PGO 헤메라
Commuter 탱고 T600
폰티악 아즈텍
크라이슬러 PT 크루저 카브리오
BMW 7시리즈 (E65)
포드 스콜피오
닛산 미크라 CC
닛산 S 카고
쌍용 로디우스
스바루 카사블랑카

PT 크루저 카브리오 / 사진=favc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