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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111대 중 111등' 독일에서 결함률 꼴찌한 테슬라 모델 3

독일의 자동차 정기검사 문화는 우리와 조금 다릅니다. 검사 내용이나 방식이 다르다기보다는 그 검사 내역을 온전히 공개한다는 게 인상적이죠. 독일은 정부에서 공인한 주요 기관 3~4곳이 자동차 검사를 대행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고 하면 튀프(TÜV)를 들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 기준 독일 튀프에서 한 해 동안 검사된 자동차는 약 1020만 대.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이 정기검사 통과된 차에 부착되는 확인스티커. 6가지 색상을 돌려가며 사용한다 / 사진=독일위키피디아

 

그런데 이 튀프의 자동차 정기검사 결과는 매년 정밀하게 분석되고, 그 분석된 결과는 아우토빌트라는 자동차 전문지의 별도 발행본으로 나옵니다. 물론 유료 책자인데 판매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우토빌트 외에도 독일의 유력 자동차 매체 2곳 정도가 또 다른 검사기관의 자료를 분석해 책으로 내놓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경쟁인데 이런 경쟁이 있다는 게 특이합니다.

올해 튀프보고서 표지 / 출처=아우토빌트 PDF

 

이 책자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브랜드, 어떤 모델이 정기검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그렇지 못했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결함이 자주 발생하는지 등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그러니 자동차 구입을 위한 보조 자료로 유용하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료는 일단 2~3년식, 4~5년식, 6~7년식, 8~9년식, 10~11년식 등으로 나뉘어 결함률 순위가 발표되며, 뒤이어 모델별로 상세한 결과를 다시 정리해 보여줍니다. 올해의 경우 12~13년식이 추가 되면서 아주 오래된 자동차들의 결함률 결과까지 함께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자료가 관심을 끈 것은 전기차 시대를 이끌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 3도 처음으로 2~3년식 카테고리에 포함돼 그 결과가 공개됐다는 것인데요. 2019, 2020, 2021년식 모델 3의 정기검사 결과는 어땠을까요? 확인 전에 참고로 이 자료에는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있는 일정 판매량 이상의 모델들만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러니까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판매량이 많지 않은 모델의 경우 이 자료에서 빠져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모델 3 / 사진=테슬라

 

우선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3년식 모델들의 경우 지난 1년간 튀프를 통해 정기검사를 받은 것은 총 111개 모델이었습니다. 이 연식 안에 있는 모델들의 정기검사 결함률은 평균 5.7%였는데요. 우선 최상위, 그러니까 결함률이 가장 적었던 상위 10위까지의 결과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함률 최저 Top 10 (자료=독일 TÜV & 아우토빌트)

1 : 폴크스바겐 골프 스포츠밴 (결함률 : 2.0%)

2 : 아우디 Q2 (결함률 : 2.1%)

3 : 아우디 TT / 메르세데스 B-클래스 (결함률 : 2.5%)

4 : 메르세데스 GLC / 폴크스바겐 e-골프, T-Roc (결함률 : 2.6%)

8 : 미쓰비시 ASX / 토요타 라브4 (결함률 : 2.9%)

10 : 아우디 Q5 / 스즈키 비타라 (결함률 : 3.3%)

이번에는 결함률이 가장 높은 10개의 모델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결함률 높은 모델 TOP 10

111위 : 테슬라 모델 3 (결함률 : 14.7%)

110: 다치아 로건 (결함률 11.4%)

109 : 세아트 알함브라 (결함률 10.3%)

107 : 다치아 독커 / 오펠 크로스랜드 (결함률 : 10.2%)

105 : 포드 갤럭시 / 스코다 스칼라 (결함률 : 9.1%)

104 : 스코다 수퍼브 (결함률 : 9.0%)

103 : 폴크스바겐 샤란 (결함률 9.0%)

102 : 다치아 산데로 (결함률 8.8%)

101 : 폴크스바겐 파사트 (결함률 8.7%)

100 : 포드 포커스 (결함률 : 8.5%)

아우토빌트 튀프 보고서에 실린 모델 3 관련 내용 / 출처=아우토빌트 PDF

 

2~3년식에 포함된 111개 모델 중 골프 스포츠밴이 가장 결함률이 지난해의 경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클래스와 TT와 같은 전통적인 1위 후보들이 이번엔 살짝 밀리긴 했지만 어쨌든 최상위 그룹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반대로 폴크스바겐은 가장 결함률이 높은 최하위 그룹에도 여러 개 모델의 이름을 올리며 1위 기쁨을 퇴색시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만큼 체면을 구기진 않았는데요. 그렇다면 해당 보고서에는 테슬라 모델 3의 검사 결과를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델 3 검사 결과 간단 정리

사진=테슬라

 

우선 아우토빌트는 해당 보고서에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두려움을 주는 미국 최초의 대량 생산 브랜드라고 테슬라를 평가했습니다. 큰 배터리와 아우토반 주행에 알맞은 공기역학적 디자인, 높은 주행 성능, 그리고 미니멀한 애플 스타일의 디자인 등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가격 정책도 공격적이어서 이래저래 테슬라는 약점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높은 결함률 결과는 테슬라에 치명상을 안기진 않겠지만 꽤 타격을 입힐 정도의 아픈 결과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검사에서 결함 없이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모델 3 비율은 83.0%였습니다. 상당히 높아 보이죠? 하지만 앞서 확인한 것처럼 이는 검사받은 111개 모델 중 가장 나쁜 수준입니다. 문제가 된 17.0% 2.3%는 검사 탈락 수준은 아니었고 14.7%가 결함으로 인해 통과가 되지 못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독일의 경제 매체 매니저매거진은 영원한 패자 다치아보다 더 나쁜 결과였다.’며 모델 3의 높은 결함률을 비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되었던 걸까요? 서스펜션의 경우 차의 무거움, 중량이 부담을 주었고 그로 인한 결함이 2~3년식 그룹에서 허용되는 수준의 14배였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스프링, 감쇠 시스템이나 조향장치, 조향과 관련한 부품은 튼튼하고 문제가 없었습니다.

헤드램프 문제도 많았습니다. 튀프 검사 결과 평균치의 결함률보다 4배 더 문제가 많이 드러났고 후미등도 평균에 비해 3배나 문제가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회생 기능이 브레이크에도 부담을 주었다고 전했는데요. 그동안 자주 얘기되어 온 단차 문제와 함께 이런 높은 결함률 역시 하루빨리 해결이 되어야겠습니다.

사진=테슬라

 

요즘 유럽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전기차는 모델 Y. 이 경우는 또 어떤 결과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독일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주력 모델이니만큼 2~3년 후에 나올 모델 Y의 결함률도 꼭 체크를 해봐야겠습니다. 또한 연식이 이렇게 낮은, 비교적 젊은 자동차임에도 높은 결함률이 나왔다면 과연 7~8, 아니면 10년 이상 탄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문제가 드러날지도 염려가 됩니다.

오늘은 테슬라 모델 3의 결과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드렸는데요. 만약 이런 내용이 마음에 드셨다고 제가 판단이 되면 다음 주에는 독일에서 팔리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들, 그러니까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결과도 순위 중심으로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독일 브랜드 관심 많으실 테니까 독일산 자동차들 순위도 따로 모아서 보여드리겠습니다. (BMW가 좀 아플 내용입니다)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