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신형 티구안이 공개됐습니다. 내년 봄부터 아마도 본격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3세대 티구안의 기본 정보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이 있어서 그 부분을 잠깐 함께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티구안은 폴크스바겐이 내놓은 콤팩트 SUV입니다.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정식으로 시장에 데뷔했죠. 데뷔와 함께 SUV의 골프라는 별명이 붙으며 빈약했던 폴크스바겐의 SUV 라인업에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말 많이 팔리며 독일의 국민 SUV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티구안이라는 이름은 타이거와 이구아나의 합성어인데 이게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의 독자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된 이름이라는 것부터가 ‘국민 SUV’ 타이틀을 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이 티구안은 다 좋은데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승차 공간과 트렁크 공간 모두가 다소 부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2016년에 등장한 2세대 티구안은 스타일의 큰 변화는 물론,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면서 그나마 약점이라 지적된 것을 지워버렸습니다. 이로써 누구나 좋아하고 애용할 수 있는 진정한 실용적 SUV가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티구안 신형, 그러니까 3세대의 경우 차의 전장(길이)이 31mm 길어졌을 뿐 나머지 전폭과 전고에서는 현 2세대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휠베이스(축간) 또한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트렁크 용량이 652L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선 티구안 기본 사이즈를 세대별로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판매용 기준)
전장
1세대 (2006년형) 전장 : 4427mm
2세대 (2016년형) 전장 : 4486mm
2세대 (2021년형) 전장 : 4509mm
3세대 (2024년형) 전장 : 4540mm
전폭
1세대 (2006년형) 전폭 : 1809mm
2세대 (2016년형) 전폭 : 1839mm
2세대 (2021년형) 전폭 : 1839mm
3세대 (2024년형) 전폭 : 1840mm
전고
1세대 (2006년형) 전고 : 1703mm
2세대 (2016년형) 전고 : 1675mm
3세대 (2024년형) 전고 : 1670mm
휠베이스
1세대 : 2604mm
2세대 : 2681mm
3세대 : 2680mm
트렁크 용량(기본)
1세대 : 470L
2세대 : 520L~615L
3세대 : 652L
차체 변화 중 가장 컸던 것은 역시 전장이었습니다. 1세대 초기 모델과 이번에 발표된 3세대의 경우 그 차이가 11cm나 됐죠. 그에 비하면 폭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차의 높이의 경우 갈수록 더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기 저항, 스타일 등의 이유에 따른 전고 변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1열과 2열, 승객들이 느끼는 공간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의 경우에는 1세대에서 2세대로 오면서 크게 늘었다가 3세대의 경우 1mm 오히려 줄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트렁크 기본 용량을 한 번 보시죠. 2세대와 3세대의 용량 차이는 약 40L입니다. 사실 지금도 상당히 기본 용량이 넉넉한 편인데 이를 더 늘린 겁니다.
아직 1열과 2열의 공간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신형 3세대의 경우 휠베이스가 그대로인 것을 고려한다면 승객들이 느끼는 공간의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전장을 늘린 효과의 대부분은 트렁크 공간으로 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이 트렁크 용량은 어떤 수준일까요? 마침 전장을 기준으로 해서 비슷한 모델들과 용량을 비교한 자료가 있어서 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알파로메오 토날레 (전장 4.53m) : 500L
포드 쿠가 (전장 4.63m) : 412L
현대 투산 (전장 4.50m) : 616L
기아 스포티지 (전장 4.51m) : 587L
BMW X1 (전장 4.46m) : 505L
아우디 Q3 (전장 4.48m) : 530L
토요타 라브4 (전장 4.60m) : 580L
티구안(신형 전장 4.54m) : 652L
대체로 공간에 많은 배려를 하는 한국과 일본의 전장이 비슷한 콤팩트 SUV들과 비교해봐도 신형 티구안의 트렁크 용량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왜 저렇게 트렁크 공간에 몰빵(?)을 한 것인지, 그 변화의 이유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런데 이 늘어난 트렁크 용량은 심지어 중형급 SUV들과 비교해도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앞섭니다.
현대 싼타페 (4세대 전장 4.78m) : 571~634L
재규어 F-페이스 (전장 4.74m) : 513L
볼보 XC60 (전장 4.70m) : 483L
마쯔다 CX-60 (전장 4.74m) : 570L
스코다 코디악 (전장 4.76m) : 640~725L
전장이 4.7m 이상으로 중형급 SUV에 해당하는 모델들과 트렁크 기본 용량을 비교해 봐도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대단하죠? 앞으로 3세대 티구안이 출시돼 시승기가 나온다면 이 트렁크 용량을 비롯해 공간에 대한 자세한 비교를 매체들이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쯤 되면 이제 티구안 타면서 짐 싣는 공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긴 정말 어렵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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