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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트로피 3개 받은 쿠프라, 고성능 자동차 다크호스 되나?

얼마 전 독일의 유력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가 ‘2021년 황금 스티어링(Das Goldene Lenkrad 2021)’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눈에 띈 것은 쿠프라(Cupra) 3개 모델이 각각 카테고리 1위 자리를 차지하며 트로피를 가져온 것이었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황금 스티어링 트로피를 받고 즐거워하는 쿠프라 관계자들 / 사진=세아트

 

황금 스티어링 어워드

황금 스티어링 어워드는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모체가 되는 빌트(빌트 중에서도 주말판인 빌트 암 존탁)가 주최하는 자동차 관련 행사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나온 신차를 대상으로 우선 언론사 기자들이 황금 스티어링 트로피를 받을 만한 1차 후보를 선정하면, 이후 2차에서는 독자들이 결선에 오를 카테고리별 모델을 3개씩 뽑습니다.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친 최종 후보들은 테스트 전용 트랙 등에서 엔지니어, 레이싱 드라이버, 자동차 디자이너, IT 전문가, 자동차 매체 에디터들, 그리고 방송인들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해 며칠에 걸쳐 검증을 받습니다. 그냥 인상 평가 수준이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철저하게 점검하기 때문에 황금 스티어링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제대로 인정받은 게 차로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별 우승 모델들

그렇다면 어떤 자동차가 영예의황금 스티어링 2021’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을까요?

 

소형 및 콤팩트 자동차 부문 : 쿠프라 레온

 

소형 및 콤팩트 전기차 부문 : 쿠프라 본

 

중형 및 중형 이상 부문 : 포르쉐 파나메라

 

중형 및 중형 이상 전기차 부문 : 메르세데스 EQS

 

SUV 부문 : 쿠프라 포르멘토

 

SUV 전기차 부문 : 스코다 엔야크 iV 

 

스포츠카 부문 : BMW M4

 

/패밀리카 부문 : 메르세데스 EQV

 

25,000유로 이하 베스트카 부문 : 오펠 모카-e

 

35,000유로 이하 베스트카 : 토요타 야리스 GR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부문 : 아우디 e-트론 GT

 

쿠프라 대중적으로 성공할까?

결과를 보니 전기차들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쿠프라라는 브랜드의 3개 모델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인데요. 쿠프라(Cupra), 처음 들어보는 분도 계실 겁니다. 쿠프라는 세아트, 그러니까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스페인 자동차 회사의 고성능 모델에 붙였던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쿠프라 이름표가 달린 고성능 모델이 많이 팔리자 세아트는 아예 독립된 하나의 브랜드로 떼어내게 됩니다.

 

2018년부터 시작되었으니까 이제 4년 정도 된 신생 브랜드죠. 프랑스 시트로엥이 고성능 모델에 붙인 이름 DS를 별도로 떼어내 DS 오토모빌이라는 고성능 전용 브랜드로 만든 것과 같은 것이라 보면 됩니다. DS 오토모빌 자동차들이 스타일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둔 고성능 브랜드라면 쿠프라는 성능에 무게 중심을 더 둔 그런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세아트 자체가 기본적으로 운전 재미를 추구했는데 쿠프라는 이를 더 강화한 것입니다.

 

우선 쿠프라 레온은 세아트 레온의 고성능 모델이었다가 이번에 따로 떨어져나온 준중형해치백입니다. 스페인의 골프, 골프 GTI, 골프R이라 보면 됩니다. 실제로 골프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죠. 쿠프라 레온의 2.0 TSI 엔진 모델은 최고 마력이 245PS입니다. 그보다 더 강한 쿠프라 레온 VZ의 경우 300마력까지 나오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도 출시 중입니다. 여기에 다시 왜건 타입도 판매합니다. 쿠프라의 간판 모델이라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3세대부터 아우디스럽게(?) 바뀐  세아트 일반형이 더 좋아 보입니다.

쿠프라 레온 / 사진=세아트

 

또 콤팩트 전기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쿠프라 본(Born)은 폴크스바겐 전기차 ID.3의 형제 모델입니다. 전기차이기는 하지만 앞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쿠프라 본은 운전의 재미를 고려한 그런 전기차라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실내 공간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재밌게 운전하고 싶은 운전자들에게 어필하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배터리에 따라 유럽 기준 완충 후 340km, 420km, 57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하는데, ID.3로 만족 못 할 그런 운전자들이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쿠프라 본 / 사진=세아트

 

다음 SUV 부문에서 1위를 한 포르멘토(Formentor)는 콤팩트 쿠페 SUV입니다. 1.5 TSI TDI까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모두 출시됐고,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아우디 산하 브랜드라는 이점(?)을 살려 아우디의 5기통 2.5 TSI 엔진이 들어간 390마력짜리 고성능 라인업까지 마련했습니다. 고성능 브랜드이지만 150마력 엔진이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쿠페 SUV로 많은 판매가 예상됩니다.

쿠프라 포르멘토 / 사진=세아트

 

여기에 세아트 대표 콤팩트 SUV 아테카의 고성능 버젼까지 총 4개 모델이 쿠프라 브랜드에 포진돼 있습니다. 보신 것처럼 모두가 콤팩트합니다. 쉽게 말해 딱 팔릴 만한, 경쟁이 될 만한 그런 라인업을 구축한 것인데요. 기존의 레온과 아테카에 완전히 새로운 본과 포르멘토까지, 과연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일단 중요한 신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쿠프라 차들 괜찮은 모양이다라는 기대를 하 게 합니다.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브랜드를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쿠프라는 아직은 유럽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성과를 낸다면 북미나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트로피 획득은 그들에겐 너무 좋은 소식이죠. 과연 시장에서도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만큼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당장 한국에서 팔릴 일은 없겠지만 쿠프라라는 이름 정도는 기억해놓는 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