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2017년 티록(T-Roc)이라는 소형 SUV가 등장하기 전까지 단 두 개의 SUV, 투아렉과 티구안만으로 버티고 있었죠. 독일 국민차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그룹 모체 브랜드의 SUV 진용이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투아렉도 경쟁 업체들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2002년 첫 출시 되었고, 폭스바겐을 먹여 살리고 있는 티구안은 그보다 더 늦은 2007년에 선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티록이 나오기까지는 무려 10년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폭스바겐은 그간의 굼뜬 움직임을 반성(?)이라도 하듯 SUV 라인업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라인업과 추가가 예상되는 것들
선택지 넓어진 준대형급 SUV
폭스바겐 SUV는 가장 큰 준대형급 투아렉이 있고 그 아래 티구안이 자리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티록이, 이듬해인 2018년 하반기에는 티록보다 작은 티크로스(T-Cross)가 공개됐습니다. 2018년부터 판매 중인 신형 투아렉은 한마디로 더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같은 플랫폼에서 나온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Q8, 벤틀리 벤테이가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을 보면 짐작이 될 겁니다.
투아렉 / 사진=VW
이런 3세대 투아렉의 한국 시장 상륙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미국에는 투아렉 대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아틀라스(중국, 중동 등에서는 테라몬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장이 5m가 넘는 아틀라스는 투아렉보다 덩치가 크지만 가성비가 고려된 모델이라 고급스러움은 투아렉보다 떨어지는 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과거 북미형 파사트와 유럽형 파사트가 모두 한국에 들어온 것처럼 투아렉과 아틀라스도 함께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다 들어오기를 바랄 텐데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두 모델은 조만간 새로운 파생 모델이 함께하게 됩니다.
아틀라스 크로스 스포츠 / 사진=VW
아틀라스(또는 테라몬트)는 이미 공개된 것처럼 쿠페형 모델 ‘아틀라스 크로스 스포츠’가 판매 예정돼 있고, 450마력 수준의 출력을 자랑하는 투아렉 R이 2020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만약 아틀라스와 투아렉이 모두 한국에 수입된다면 아틀라스 크로스 스포츠, 그리고 투아렉 R도 함께 들어올 수 있겠죠? 벌써 이 급에서만 4개 선택지가 마련되는 것으로, 이전의 빈약한 라인업을 생각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판매 걱정 없는 티구안, 그리고 티구안 올스페이스
3세대엔 쿠페 추가 예정
티구안 / 사진=VW
투아렉이 VW의 플래그십 SUV라면 티구안은 판매량을 견인하는 효자 SUV죠. ‘유럽 판매 1위 SUV’ 현재 티구안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1세대의 성공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2세대는 유럽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물론 트렁크와 실내 공간 모두를 키웠고, 스타일도 더 강한 인상을 줍니다. 모든 면에서 1세대보다 나아졌고, 이런 변화는 고스란히 판매량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티구안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겠다고 합니다. 7인승용 올스페이스까지 내놓고 콤팩트 SUV의 영역을 넘어 중형 시장까지 뻗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2022년 말쯤 공개가 예정된 3세대 티구안은 더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킬 듯합니다. 쿠페 모델, 그리고 하이브리드 방식이 함께 추가될 거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기도 했죠. 한번 승기를 잡은 티구안이 과연 어디까지 치고 나갈지, 궁금해지네요..
검증 끝낸 소형 SUV, 티록과 티크로스
티록 / 사진=VW
작은 차 잘 만드는 폭스바겐이 소형 SUV에도 힘을 들이고 있습니다. 골프 플랫폼으로 나왔다고 해서 독일에서는 골프 SUV로 불리는 티록(T-Roc)은 소형 SUV 시장의 돌풍 그 자체입니다. 여러 차례 소개했듯, 만 1년 만에 유럽 SUV 판매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금과 같은 가파른 성장세가 2020년에도 이어진다면 티구안과 판매량을 놓고 다툼을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300마력 고성능 엔진이 들어간 티록 R과 컨버터블 버전도 출시됐습니다. 115마력짜리 경제적 트림부터, 300마력의 고성능 모델, 여기에 컨버터블이라는 감성 영역까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티크로스/ 사진=VW
티크로스 / 사진=VW
끝으로 현재 폭스바겐이 내놓은 SUV 중 가장 작은 모델 티크로스(T-Cross)가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올지는 미지수이지만 괜찮은 외관 디자인과 신뢰할 만한 주행 성능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죠. B세그먼트 해치백 폴로를 베이스로 만들었다고 해서 티록처럼 폴로 SUV로 불리는 이 작은 차는 쿠페 모델로도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폭스바겐 소식만을 다루는 VWVORTEX라는 매체에 따르면 최근 VW는 독일 특허청에 T-SPORT, T-GO, 그리고 T-쿠페라는 새로운 이름을 상표 등록했습니다. 이중 티스포츠가 티크로스의 쿠페형 모델에 붙여질 이름이 아니냐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최근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 니부스(Nivus)가 티크로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SUV 전장/전폭/전고 비교>
투아렉 : 4878 / 1984 / 1702mm
티구안 올스페이스 : 4701 / 1839 / 1674mm
티구안 : 4486 / 1839 / 1657mm
티록 : 4234 / 1819 / 1573mm
티크로스 : 4110 / 1756 / 1559mm
티록 컨버터블 / 사진=VW
전장 4미터 이하 크로스오버도?
달랑(?) 두 개 SUV로 버티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T 라인업이 풍성해질 듯한데요. 한 가지 더, 상표 등록된 이름 중 티고(T-GO)에 대한 예측입니다. 어쩌면 폴로급보다 더 작은, 그러니까 전장이 4m가 넘지 않는 경차 수준의 크로스오버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A세그먼트부터 E세그먼트가지 체급별로 SUV가 모두 마련되게 됩니다. 세그먼트를 꽉 채우는 것을 넘어 쿠페와 고성능 버전, 컨버터블과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그 형태도 다양한데요. 한 템포 늦은 출발이었지만 SUV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폭스바겐. 과연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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