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스팅어는 팔고 G70은 안 팔고

얼마 전 독일 매체들이 기아 스팅어의 독일 내 판매가를 공개했습니다. 최상위 트림인 3.3 GT 네바퀴 굴림 모델의 시작가가 54,900유로였습니다. 370마력이나 되는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 때문인지 BMW 340i, 아우디 S4, 메르세데스 C 43 AMG 등과 가격 비교를 당하기도 했는데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전통 강자들과 경쟁이 되겠느냐는 어느 독일 네티즌의 우려 섞인 댓글도 보였고, 반대로 좋은 스타일에 기본 사양이 풍부하고, 또 7년 무상 보증 기간 등도 있어 해 볼만한 게 아니냐는 반론도 보였습니다.  어쨌든 스팅어는 조만간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것이고 본격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스팅어 / 사진=기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볼 수 없을 G70

스팅어와 함께 개발된 제네시스 G70은 안팎으로 우환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에게는 꽤나 중요한 모델입니다. 그 어떤 자동차보다 현대가 성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세단이죠. 스팅어의 경우 뒷좌석 공간을 배려해 휠베이스 등이 상당히 길게 설계됐다면 G70은 내수 시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2열 공간 일정 부분 포기(?)하면서까지 주행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스팅어보다 콤팩트하게 설계됐습니다.  


또 G70은 운전을 즐기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췄으면서 동시에 시트나 콕핏 구성 등, 소재와 스타일 완성도 역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듯 G70의 색깔을 보여줄 자기 정체성을 얼마나 확립했는지, 이 부분은 여전히 숙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제네시스


그런데 이처럼 현대가 작심(?)하고 만든 G70을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는 볼 수 없을 듯합니다. 제네시스 부스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인데요. 부스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 그러니까 모터쇼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3시리즈와 C클래스와 경쟁하겠다며 왜 G70은 왜 유럽 시장에 등장하지 않는 걸까요?


라인업의 고민

이미 전해드렸듯 유럽에서 제네시스 G80이 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 고급 브랜드의 첫 번째 유럽 진출 모델이라는 상징성이 퇴색되고 말았죠. 하지만 G70은 G80과 달리 이곳에서 적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유럽인들 기호에 맞게 주행 성능에 심혈을 기울였고, 또 실내 고급감 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졌다는 게 현대 안팎의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G80과 달리 가격 부담도 덜 할 테니 여러 면에서 도전할 상황이었죠. 하지만 현대의 결정은 달랐습니다.


G70 하나만으로는 유럽에서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 경쟁을 하는 게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스팅어는 기아 브랜드를 가지고 얼마든지 팔 수 있지만 G70의 경우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신생 브랜드 안에서 판매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 브랜드에 팔 만한 모델이 너무 없습니다. 


따라서 G70뿐만이 아니라 G80 후속 모델, 그리고 제네시스가 준비하고 있는 2개의 SUV 중 최소한 하나 정도가 포함되어야 비로소 유럽 등에서 제네시스 간판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라인업이 갖춰졌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GV80 콘셉트카 / 사진=제네시스


영업의 고민

설령 라인업을 적절히 갖췄다 해도 제네시스 브랜드만을 위한 별도의 딜러망을 갖출 여력이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제네시스 모델들을 팔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별도의 제네시스 딜러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뒤섞여 제네시스 모델들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토요타 매장에서 렉서스 차들을 같이 팔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만 제네시스 딜러망을 갖추려면 몇조가 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유럽 역시 별도 딜러망을 갖추려면 수조 원의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그나마 북미 시장은 후발 브랜드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반대로 유럽은 브랜드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등, 보수적이고 좀 더 고급 차 시장에 까다롭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제대로 제네시스가 경쟁하기 위해서는 준비되어야 할 것이 참 많아 보입니다.


언제쯤 유럽 시장에서 현대가 바라는 대로 독일 고급 차들과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니, 경쟁을 할 마음과 계획은 있는 걸까요? 글로벌 마켓에서의 제네시스가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어 보인다고 말하면,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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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로 2017.09.11 11:36 신고

    브랜드를 정착화 시킨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인데, 현대가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궁금합니다.
    시트로엥에서 분리된 DS가 한국에서는 같은 매장에서 판매중이니.. 뭐 이런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되구요.

  • 2017.09.11 12:59

    비밀댓글입니다

  • 호원 2017.09.11 21:51 신고

    벌써 한국에서는 3시리즈, c클라스 등을 정조준 해서 출시되는 차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로백이 몇이네, 실내 인테리어가 어쩌네 하면서 말이지요..
    제가 누누이 말하지만, 출시 당시에만 광고 효과만을 바라고 독일이나 유럽에서 테스트를 했네, 어쨌네 하지말고
    당당하게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앞으로 출고가 이루어지면 3시리즈와 겨뤄서 이겼네 말았네 하는 말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북미 말고 유럽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보는눈, 느끼는 점이 다르지 않다고 보거든요.
    우리나라 말고 다른나라에서, 특히 자동차 역사가 상대적으로 긴, 유럽에서 마니아층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 됩니다.

    • 제가 느끼기로는, 실제로 현대는 G70 등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로 현대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 굉장히 열심히 성능 분석 등을 통해 후륜 세단의 주행성능이 어때야 하는지 많은 도전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문제는 그런 노력에 대한 댓가를 너무 빨리 바란다면 쉽게 그만큼 낙담할 수 있다는 건데요. 유럽은 현대차 관점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 이뤄지는 시장으로 보는 듯합니다. 과연 이 어려운 시장에서 어떻게 승부를 할지, 그들의 어쩌면 미래가 걸린 고급화에 지금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ox 2017.09.12 06:11 신고

    안타깝긴 하지만 필요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봅니다.
    유럽은 외산자동차가 인정받기는 어려운 시장이긴 합니다. 나름 역사도 길고 잔뼈가 굵은 쉐보레의 유럽철수와 유럽산하 디비전 매각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죠.
    북미시장과의 차이점 또한 크구요.
    게다가 현재 중국발 악재의 영향을 오롯이 받고있는 현대차 입장에선 손해를 감수하는 공격적 행보를 하기엔 위험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겠죠. 유럽내 파퓰러브랜드로 나름 인지도를 쌓은 기아의 스팅어를 옵져버?로 먼저 투입하는 선택이 전략적으로는 나빠보이진 않네요.

    • 그래도 미국산 머슬카들에 대한 유럽인들의 일종의 로망은 살아 있고, 그것이 제법 큰 시장을 만들기도 하더군요.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넘지 못할 시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럴 영리한 계획과 의지가 긴 싸움을 할 열정이 있느냐는 게 아닐까 싶네요.

      스팅어는 진입하기에 그리 어렵지도 않고 해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좋은 모델로 여길 수도 있겠다 싶네요. ^^

  • 허허 2017.09.12 08:11 신고

    BMW 340i, 아우디 S4, 메르세데스 C 43 AMG 대신 스팅어를 구입할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요?
    5만 4천 9백 이라... 총 맞지 않은 이상 그 돈주고 기아를? 하긴 독일에서 쌍용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던데... 몇대나 팔릴지 궁금하네요.

    • 기아도 스팅어가 많이 팔리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가격도 아무리 기본 사양이 풍부하다고 해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그래도 어려운 시장일지라도 나름 도전은 그룹 관점에서는 해야 할 겁니다. 현대가 고급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는 물론 이익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이제 시작이니 일단은 지켜봐야겠습니다;

  • 어이규 2017.09.12 09:43 신고

    '제네시스' 라는 브랜드가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기존에 활개치던 BMW나 벤츠 등 쟁쟁한 회사는 그동안 많은 시간을 시장에 투자했고 점유했으니 이제 막 신생아 수준의 브랜드가 지금부터 이걸 다 따라잡겠다는 건 무리지. 아직 유럽에 손을 놓는 건 아닌 것 같다.

    • 시장에 도전하는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도전을 얼마나 잘 준비하고 영리하게 가져갈 수 있느냐의 문제일 텐데요. 이 부분이 좀 우려되기는 합니다.

  • Heaven 2017.09.12 22:59 신고

    현대의 강점은 꾸준함이라서, 서서히 장기적으로 접근할 것 같습니다. 현대의 뚝심이 유럽에서 먹힐지 현재시점에서 판단하긴 이른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가 결국 해낼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대가 이제야 차를 제대로 만들기 시작한거 같거든요..LF이전과 이후로 기본기가 많이 좋아졌으니 불과 몇년 안되었죠.. 이제는 현대만의 색깔과 은근히 꾸준한 장점이 조금씩 유럽을 녹이길 바래봅니다.

    • 뚝심이라는 표현이 한 편으로는 좋게 와 닿습니다만 또 한 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유럽에 고급화 전략을 세워 도전한다는 그 자체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싸움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계획만큼은 영리한 준비와 과감한 도전 정신이 잘 버무려져서 세워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나 그런 부분에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네요. 조금만 더 제네시스만의 색깔과 자신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신길우 2017.09.13 21:54 신고

    비엠하고 벤츠 하고 가격비교를 당한단다..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고간다....ㅋㅋㅋㅋㅋ

  • 겉보리 2017.09.18 20:13 신고

    모터쇼에도 보여주지 않는 게 좋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안타깝네요.

    • 독일 언론들은 2019년 혹은 2020년 진출을 얘기하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당장은 내수와 북미에만 집중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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