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독일에서 면허 따려면 힘드나요? 비용은요?" "이번에 영국에 가서 살게 되는데 면허를 다시 거기서 따야 하는 건가요?" 등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유럽은 면허 취득 비용이 비싼 게 맞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돈이 드는 걸까요? 정확한 대답은 될 수 없겠지만 이 기회에 대략적인 유럽 국가별 면허 관련 비용과 그 외 몇 가지 정보에 해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의 면허증 / 사진=tuev-sued
한국인은 웃고 터키인은 울상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상당수 국가들에 거주하게 되는 한국인들은 참 다행스러운 게, 한국 면허증을 현지 면허증으로 시험 없이 교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독일에 300만 명 전후로 거주하는 터키인들은 운전면허증 교류 협약에서 제외돼 있어 독일의 어렵고도 비싼 면허시험을 치러야만 합니다.
다만, 많은 한국인들이 독일 등에서 운전할 때 생소한 표지판이나 도로 이용 규칙 등에 당황해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현지의 중요한 운전 규칙에 대해서는 미리 꼼꼼하게 파악을 해두는 게 좋습니다. 현지 상황을 잘 모른 채 운전하다 골치 아픈 일을 겪는 한국인들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게 되거든요.
EU 회원국끼리는 언제든 교환 가능
유럽연합(EU)에 소속된 나라들끼리도 별도의 면허시험 없이 거주국의 면허증으로의 교환이 가능합니다. 소정의 행정비용만 내면 이처럼 쉽게 면허증을 교환할 수 있는데, 이민자들이나 외국 거주민들, 혹은 현지 주재원들에겐 굉장히 비싼 면허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좋고, 면허 취득에 따른 복잡한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물론 회원국끼리는 자국 면허증으로 EU 내에서 어디든 자유롭게 운전을 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
독일의 면허 비용 내역
유럽 각국의 면허 비용을 알기에 앞서 독일은 면허증 취득 비용은 어느 정도 되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작년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평균 면허 취득 비용은 1380유로 수준입니다. 1300원 환율을 기준으로 본다면 약 180만 원가량 되는데, 상당히 비싼 편이죠. 왜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드는지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학원 등록비가 50유로에서 300유로 사이로, 가격 편차가 큰 것은 학원의 규모나 지역, 지원자 모집을 위한 할인 정책 등에 따른 복합적 이유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응급처치 교육과정이 10~30유로, 교재비 40~100유로, 이론 시험 등록비 11.70유로, 실기 시험 등록비가 약 80유로, 평균 18회 수준의 운전 주행 교육이 각 회당 30~40유로, 1회에 45분 정도 하는 특별 주행(12회를 무조건 이수해야 함.)비가 회당 30~45유로, 면허 등록비 등이 대략 40~50유로 등으로, 얼핏 봐도 만만찮은 돈이 지출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기간도 사람에 따라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고 급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속성 과정도 마련돼 있는데요. 대체로 여유를 갖고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는 일반과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에 따라 비용 차이도 큰 편으로 튀빙겐 같은 곳은 평균적으로 1,873유로(약 240만 원)가 들지만 베를린은 약 1,069유로(약 139만 원)정도로 평균보다 적은 금액을 지출하기도 합니다.
면허학원 차량을 이용 주행 실습을 준비하는 독일의 일반적인 모습 / 사진=박oo님 제공
유럽 주요국의 면허증 취득 비용
이탈리아 : 700유로
그리스 : 750 - 1,000유로
벨기에 : 600 - 1,000유로
스페인 : 1,000유로
핀란드/ 프랑스 / 오스트리아 : 1,200유로
독일 : 1400유로
영국 / 덴마크 : 1,500유로
아이슬란드 / 스웨덴 : 1,500~1,600유로
아일랜드 / 네덜란드 : 1,800유로
노르웨이 : 3,000유로
대체적으로 소득이 많은 서유럽 국가와 북유럽 국가의 면허 취득 비용이 굉장히 비싼 편입니다. 노르웨이는 적게 낸다고 해도 우리 돈으로 200만 원, 평균적으로 4백만 원 가까이 내야 한다고 하는데요. 기간, 내용, 비용 모든 면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게 합니다.
이처럼 비싼 비용은 국민 부담으로 작용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과정을 거치며 운전에 대해 제대로 익힐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달리 교제를 이용해 철저하게 진행되는 이론 교육으로 도로의 기본 시스템을 익힌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을 수십 차례의 반복되는 실습 주행을 통해 확실히 깨우친다는 점 등은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야간 주행 및 고속도로 주행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하고, 북유럽은 알려진 것처럼 빙판길에서의 방어운전 능력까지 체크를 하게 됩니다. 결코 강사는 대충대충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 수강생들의 입장을 잘 알기 때문이죠. 누구나 운전을 하지만 누구도 결코 만만하게 면허증을 딸 수 없는 유럽. 비용 부담은 줄이면서 유럽처럼 철저한 면허 취득 과정을 우리나라가 갖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론 시험을 치르고 있는 독일 수험생 모습 / 사진=tuev-sued
*이 글은 약 6년 전의 내용을 새롭게 고쳐 쓴 것입니다. 거의 읽은 분이 없던 내용이고, 그렇게 먼지 쌓여 있던 글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 싶어 다시 끄집어 내 이렇게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사실 초기에 쓴 글들 중 그냥 흘려 보내기엔 아쉬운 것들이 좀 되는데요. 반응이 좋으면 가끔씩 이런 시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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