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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가을 운전, 당신이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

요즘 안개 때문에 운전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가을은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많은 계절이라고 하죠. 예전에도 말씀을 드린 적 있지만 10월과 11월이 평균적으로 교통사고가 많이 납니다. 사고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요. 여러분이 소홀하게 여기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가을철 운전법, 꼭 기억하셔야 할 몇 가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조등 점검

독일에서 헤드램프 테스트를 하려 자동차 수십 대 섭외를 해봤더니 그 중 절반 가까이가 크고 작은 램프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또 14% 정도의 차량은 급할 때 써야 하는 상향등 (하이빔) 위치가 너무 낮아서 제 역할을 못했으며, 13% 정도는 하향등 (로우빔) 위치가 반대로 너무 높아 조절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특히 안개가 짙게 꼈을 때는 안개등 외에 상향등도 활용을 할 수 있는데 고장이 났거나 위치가 맞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정비소에서 들를 일 있을 때 전조등 체크도 함께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2. 안개 속 운전은 안개등 

안개 속 운행 / 사진=tuev-sued

역시 가을 운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면 안개 꼈을 때의 운전일 겁니다. 일반적으로 눈으로 50미터 이상 볼 수 없을 때는 안개등이나 (상향등을 포함한) 전조등을 켜고 낮은 속도로 운전을 하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전조등은 빛이 산란되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운전자 시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안개가 자욱하게 꼈을 땐 안개등을 우선적으로 켜는 게 좋습니다. 


주간등 사용도 괜찮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 빛으로는 짙은 안개 속에서 반대편 차량에게 내 차의 위치를 전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안개등은 폭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쓸 수 있는데요. 이런 악화된 기상 상태가 아니라면 안개등은 평소에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당연히 상향등 역시 반대편 차로를 이용하는 자동차가 있을 땐 쓰지 말아야겠죠.


3. 의외로 미끄러운 도로면, 우습게 여기지 말자

가을철은 일교차가 심하죠. 특히 새벽이나 이른 아침 도로는 젖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량 표면은 살짝 얼어 있을 수도 있고, 숲 주변이나 시골길을 주행할 때도 어딘가 결빙되어 있을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또 젖은 노면 미끄럼 주의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는 지정한 안전속도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조심하셔야 할 것 한 가지는, 


자동차에서 알려주는 온도를 너무 믿어선 안된다는 겁니다. 보통 자동차용 온도계는 도로면에서 30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달려 있습니다.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진 늦가을 같은 때엔 도로면 온도가 더 낮다는 거 잊지 마십시오. 


4. 낙엽 쌓인 도로는 눈길과 같다

늘 강조하는 부분으로, 낙엽이 많은 도로는 굉장히 미끄럽습니다. 그러니 눈길이나 빗길이라 생각하고 조심히 운전해야 합니다. 독일 운전자클럽 아데아체가 테스트를 하나 한 내용이 있는데요. 여름용 타이어로 마른 도로에서 시속 100km/h로 달리다 제동을 하면 보통 35~30미터 정도에서 차들이 멈추는데 젖은 도로에서는 같은 조건일 때 55~77미터 수준의 제동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낙엽이 있는 도로에서 테스트를 했더니 77~127미터까지 미끄러졌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운전자들이 사계절 타이어를 끼고 1년 내내 달리는데 사실 안전을 생각하면 그리 권장할 것은 아닙니다. 사계절 타이어는 여름엔 여름 타이어 보다 제동력이 떨어지고 겨울엔 겨울 타이어 보다 제동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10월 하순부터 겨울용 타이어 장착을 권해드립니다. 참고로 독일은 10월 3째주부터는 법적으로 무조건 겨울 타이어를 장착하게 돼 있습니다. 


가끔 비용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계신데, 오히려 계절용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게 사계절 타이어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보관이 문제인데요. 이 부분만 해결을 할 수 있다면 안전성과 경제성에서 더 나은 계절용 타이어 이용을 하셨으면 합니다. 


사진=tuev-sued

5. 실내는 건조하게, 열선은 빨리 끄고

날이 추워지고 해가 짧아지면 열선이나 각 종 램프 등을 많이 사용하게 되죠. 이런 경우 배터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방전 위험이 있으니 배터리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뒷유리 열선은 배터리 소모가 많은 장치 중 하나인데요. 계속 켜두기 보다는 사용 후엔 바로 끄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실내를 건조하게 하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방습제를 사용하거나 에어콘을 일정 온도에 맞춰 계속 켜두는 것도 운전자 시야 확보 등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낙엽에 가려진 포트홀 (깨지거나 파인 도로면)도 주의해야 하고 보닛과 앞유리 사이 카울 등에 낙엽이 쌓여 있지 않도록 탑승 전에 이물질을 제거하시기 바랍니다. 가을은 짧은 계절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전 운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절대 방심하지 말고, 오늘도 안전운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