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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 스위스 운전자들의 고속도로 이용법 (영상)


고속도로 1차로 주행에 대한 글은 늘 논란을 낳습니다. '1차로는 추월차로이니 앞지르기 상황이 아닌 경우 비워둬야 한다' 또 '1차로를 이용해 앞지르기하더라도 뒤차가 빠를 경우 비켜준다' 등, 이용법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죠. 그런데 왜 이 규칙이 논란이 되는 걸까요?


우선 룰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운전자가 적다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규칙은 있는데 이해를 못하고 있다? 면허취득 과정에서 지정차로 문제를 철저하게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외국처럼 주행 실습 때 반드시 야간운전이나 고속도로 운행을 해야 한다는 규정 같은 게 없고 그렇다고 이론 교육을 꼼꼼하게 하지도 않는 등, 이래저래 1차로 운행법을 완전히 익히고 면허증을 손에 쥐는 운전자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속을 벌이니 현장에서 "왜 내가 단속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는 경력 20년차 운전자의 항변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논란은 1차로를 비워두고 추월할 때만 쓰게 되면 과속운전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점입니다. 이쯤에서 다른 나라의 경우를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 스위스 운전자들은 어떻게 운전할까?


지난 주 저는 왕복 1,200km 정도의 거리를 운전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스위스 로잔까지였고,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달렸죠. 아내의 도움으로 스위스와 독일 고속도로 주행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는데요. 두 나라 중 독일은 속도 무제한 구간이 있고 스위스는 모든 도로가 최고 제한속도 120lm/h를 넘지 못합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1차로는 추월 시에만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았습니다. 


먼저 독일 아우토반은 1차로를 이용해 앞지르기 할 때 어떻게 운전들을 하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로 이용 시 다른 차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다소 의도된 고속 주행을 해봤는데요. 물론 영상 속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 구간임을 미리 밝힙니다.


<영상1 : 아우토반 1차로 주행>


두 번째 영상은 스위스 고속도로의 모습입니다. 제한속도가 있지만 역시 1차로는 앞지르기를 위해 이용했고  정속주행 차량은 없습니다. 물론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 추월하는 경우도 보지 못했습니다. 


<영상2 : 스위스 고속도로 주행 장면>


세 번째 영상은 편도 3차로의 독일 아우토반 모습으로 특히 화물차들이 어떻게 주행하는지를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화물차들은 특별히 추월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지정된 차로를 벗어나 정속주행을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영상3 : 아우토반 화물차 주행 모습>


마지막 네 번째 영상은 위에 보여드린 내용의 종합편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저 역시 일상적인 주행 패턴에 맞춰 운전을 했고, 특별할 것없는 평범한 독일 고속도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우토반의 특징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상4 : 아우토반 일상적인 모습>


100%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거의 모든 운전자가 1차로는 추월할 때 이용하고 있고 빠른 차가 뒤에서 다가오면 길을 터주기 위해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합니다. 또 화물차들은 제 차로를 철저히 지키고 달리고 있으며 오른쪽 차로로 갈수록 주행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우측 추월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번 독일-스위스 구간에서 저는 딱 1대의 우측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차를 봤습니다.


이렇게 규칙에 맞춰 운전하면 아무리 장거리 운전이라도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변수가 적으니 운전피로도는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속도 무제한 도로인 아우토반이지만 사고율 또한 낮습니다. 이제 이런 도로 풍경이 남의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재현되었음 합니다.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 손실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제대로 된 면허교육이 실시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정부가 이 문제를 방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극적으로 면허취득 과정 강화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단속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좋은 제도가 좋은 도로 환경과 좋은 운전자들을 만들 수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독일 아우토반 전경 / 사진=스케치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