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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도 부러워하는 유럽 자동차 문화 9가지


많은 사람들이 타고 싶어하는 독일 자동차들, 또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싶어하는 독일의 아우토반, 그리고 많은 나라가 부러워하는 독일의 교통질서. 뭐 하나 빠질 거 없어 보이지만 이런 독일도 부러워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유럽 내 독특한 자동차 문화나 정책 등, '우리도 따라 했으면' 하는 9가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원 텍스트엔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제 나름 설명과 사진을 추가해 봤는데요. 유럽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노르웨이, 전기차의 파라다이스

버스 전용차선을 주행 중인 닛산 전기차 리프. 사진=위키피디아


노르웨이 오슬로는 전기차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기차가 버스 전용차선을 다니고, 공공주차장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고, 또 그 곳에 마련된 충전시설을 무료로 또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죠. 자동차 등록세까지 면제를 해주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기차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데요. 올 해까지 4만 대 정도가 보급이 될 거라고 합니다. 노르웨이 인구가 500만 정도인 걸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수치이고 이런 성장은 계속해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미 1989년부터 환경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보급 계획이 시행됐는데요. 독일도 최근 버스 전용차로에 전기차가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는데 반발도 있어 과연 당장 시행될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마냥 노르웨이가 세금 부담을 줄여주지는 않을 겁니다. 제조사들이 경쟁을 펼치면서 차의 가격을 낮추는 게 반드시 뒤따라 줘야 하는 상황이죠. 어쨌든 이미 전기차하면 노르웨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선 국가 이미지 재고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르웨이전기차협회에 나와 있는 자국 전기차 현황과 브랜드별 판매량. 이미지=evnorway.no 캡쳐


노르웨이 전기차협회가 제공하는 전기차별 최소 & 최대 주행 거리 (완충기준) 자료=elbil.no 생각보다 다양한 모델들이 판매가 되고 있죠?


오슬로 공영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로드스터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테슬라 로드스터 택시 in Oslo. 사진=위키피디아


테슬라, 닛산, 미쓰비시, 그리고 노르웨이 자국의 전기차 버디(연녹색 차량) 등이 오슬로 시내에 나란히 주차돼 있음. 사진=위키피디아



스웨덴, 교통사고 사망자 0% 프로젝트

2011년 EU는 트랜스포터 2050이란 제목의 백서를 발간합니다. 많은 내용들 중에 눈에 띄는 게, 유럽 내에서 2020년까지 2011년 기준으로 50%의 교통사고 사망자수 감소 계획, 그리고 205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0%에 근접하는 교통 안전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이 계획에 근접한 국가로 유럽 내에서 스웨덴을 꼽고 있죠.


예전에 보여드린 적 있지만 스웨덴은 유럽 내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적은 국가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인구 백만 명당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은 28명이었는데요. 2위 영국과는 간발의 차이였고 독일은 41명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럽 꼴찌는 루마니아로 백만명에 92명 꼴이었는데요. 우리나라가 101명이니까 스웨덴과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매년 7% 전후의 사망자수가 스웨덴에서 감소가 되고 있어서 정말 2020년에는 제로에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지 않겠나 기대를 하게 됩니다. 이런 유럽 전체의 계획은 스웨덴 자동차 회사인 볼보에게도 일종의 도전이자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안 그래도 안전을 강조하는 브랜드가 거대 정책과 만났으니 안전 기술에 대한 개발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펼칠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차와 차, 차와 도로 사이의 정보교환 기술은 물론, 요즘 한창 테스트 중인 자율주행 등도 모두 이런 안전한 도로환경을 위한 프로젝트와 아주아주 밀접합니다. 그래서 최근들어 이와 관련한 뉴스들이 유럽에서 그렇게 많이 쏟아졌던 모양이에요. 실제로 독일 운전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자율주행이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질 거란 의견들이 51%로 반대의견 (37%)보다 더 많았습니다. 과연 기술이 더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 것인지, 5년 후에 다시 한 번 따져 보도록 하죠.


볼보 XC90의 안전시스템 이해도. 사진=볼보자동차



네덜란드, 자가 힐링 콘크리트로 포트홀 없앤다

포트홀. 사진=위키피디아


이 번 겨울이 지나가고 나면 도로 곳곳에 이런 포트홀이 생겨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겁니다. 포트홀은 안전운전은 물론 차량에 큰 충격을 주기 때문에 여간 골치거리가 아니죠. 또 이걸 수리하는 것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는 몇 년 전에 이미 스스로 틈을 때우는 시멘트를 개발해 놓은 상태입니다.


스스로 구멍을 때운다고? 네. 특별한 박테리아가 포함된 시멘트나 콘크리트가 만약 균열이 생겨 그 사이로 물이 들어가면 석회가 발생해 그 틈을 자연스럽게 메꾸게 되는 기술인데요. 사람의 뼈를 생각하면 될 겁니다. 부러진 뼈가 자연스럽게 붙는 것과 같은 이치죠. 


뭐 설명은 간단하지만 이런 기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을 겁니다. 최근에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이런 자기치유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엔 더이상 도로 상황 나빠서 운전 못하겠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을 거 같네요.



프랑스, 꼬마 신호등

프랑스의 미니 신호등. 사진출처=technilum.com


프랑스에는 사진에 붉게 표시된 것처럼 아주 작은 신호등이 하나 더 달려 있습니다. 모든 곳이 저렇게 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좀 특별한 프랑스만의 시스템인데요. 큰 트럭으로 신호등이 가려져 안 보이는 운전자 등에게 유용하다고 합니다. 아, 프랑스 외에 폴란드에도 저런 미니 신호등이 있다고 하네요.



스위스/오스트리아, 번호판 돌려막기?

독일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새로운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우리 식으로 설명을 드리면, 1종 보통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두 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죠. 그런 경우 각각 다른 번호판을 받아야 합니다. 번거롭죠. 그런데 독일은 하나의 번호만 받아 두 개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요. 


독일의 교환번호판. 사진제공=gdv.de


w라고 적혀 있는 번호판이 바로 교환번호판(Wechselkennzeichen)임을 알리는 겁니다. 우측에 1,2라고 적혀 있는 숫자는 차량 수를 표시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이미 이런 교환번호판 제도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실시를 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같은 제도를 실시하는데 왜 독일은 이웃나라의 제도를 부러워하는 걸까요? 


이유는 세금에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두 차량에 한 번호판을 쓸 수 있게 했지만 세금은 두 차량 모두 내야하죠. 하지만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가지고 있는 차량 중 가장 비싼 차 한 대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됩니다. 심지어 오스트리아는 3대까지 이 교환번호판 제도에 적용됩니다. 너무 있는 사람들 위주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오래된 세단 하나에 캠핑카, 또는 작업용 차량에 승용차, 또 올드카에 출퇴근용 전기차 등등. 이런 구성이 많은 유럽에서는 그리 특별한 혜택은 아니지 않나 싶네요.



스페인, 운전자 시청각 검사 철저히!

우리나라의 경우 면허증 적성검사라는 걸 합니다. 물론 2종 면허를 딴 분은 그냥 갱신만 하면 되지만 (65세 이상 노년층은 적성검사 필요함) 1종 면허의 경우는 갱신 시마다 적성검사를 받게 됩니다. 보통 10년 마다 받는 걸로 아는데요. 이 때 시력검사를 받게 되죠. 1종 특수면허의 경우는 청력 테스트도 추가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스페인은 적성검사의 기준을 만 45세부터 받는다고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독일은 이런 적성검사나 갱신 제도가 없는데요. 네덜란드는 70세 이상의 경우 5년마다 시각과 청력 검사를, 영국과 스웨덴은 70세 이상은 3년마다 시청각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65세 이상에 5년마다 시력 검사만 하고 있죠. 스페인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적은 편인데, 이런 제도도 한 몫 거드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폴란드, 헝거리, 그리고 그리스

우선 폴란드는 자동차 절도범들이 차를 훔친 후 되팔기가 까다롭다고 합니다. 특별한 기술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차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그러니까 등록 신청 시) 해당 관청에서 차가 도난당한 것이 아닌지를 공무원들이 일일히 확인을 한다는군요. 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 차량을 구입한 사람은 임시 서류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런 착한 공무원 사회가 있나요.


오스트리아와 맞 닿아 있는 헝거리는 트럭에 대해 엄격한데요. 낮에는 고속도로에서 2차로 추월이 금지돼 있습니다. 편도 3차로의 경우 보통 맨 오른쪽 차로로 주행을 하다가 추월이 필요한 경우 2차로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헝거리에선 낮에는 이 조차도 허용을 안 한다고 합니다. 앞에 느림보 만나면 속이 터질만 하겠군요. 


마지막으로 그리스입니다. 유럽은 대체적으로 흡연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유모차 끌고 가던 엄마들이 잠시 쉬면서 담배 물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어떻게 저런 갓난장이 옆에 두고 담배연기를 뿜을 수 있을까, 아직도 적응이 전 안됩니다. 그런데 그리스에서는 12세 이하의 아동이 동승한 자동차 안에서 담배를 피다 걸리면 벌금을 물게 된다는군요. 다닥다닥 붙어사는 유럽이지만 그 안에서 국가별로 다양한 교통정책과 자동차문화가 있죠? 여러분은 어떤 내용이 인상적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