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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K5 디젤, 포드 몬데오 푸조 508과의 비교테스트

디젤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서인가요? 아니면 K5라는 차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사일까요? 뭐 둘 다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죠? 여튼, 지난 번 하이브리드 관련 포스팅에서 약속했듯, 10 명 이상이 요구를 하셔서 오늘 K5 디젤에 대한 독일 자동차 전문지의 비교평가 결과를 알려드리게 됐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분위기 속에서 과연 이 차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할 수 있는 자동차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이건 누구보다 제 자신의 궁금한 사항이기도 했는데요.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는 아우토빌트(Autobild)가 마침 비교테스트를 실시해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그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 "칭찬: 기아는 할 수 있다"을 보아하니 K5가 기대이상의 평가를 얻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 있는 결과인지에 대해선 내용을 모두 읽으신 후 판단해보기 바라겠습니다.

우선 이번 비교테스트에 사용된 중형세단 모델들은 당연히 디젤엔진입니다. 포드 몬데오는 140마력에 31,405유로 짜리 모델이구요. 기아 K5는 136마력에 33,090유로 모델, 푸조 508은 140마력에 28,550유로 모델이었습니다. 

가격만 보면 기아가 가장 비싸죠? 풀옵션 최고트림(스피릿) 모델입니다. 기본이든 선택사양이든 다양한 옵션적용이 가능한 모델이라는 점을 아우토빌트는 좋게 평가하고 있더군요. 가격과 관련된 자료를 뒤적여 보니 몬데오 역시 상위급 트림으로 보이고, 푸조 508은 기본가격과는 그닥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K5의 경우 기본가격이 24,460유로로 비교 모델들 중 가장 낮은 것 같더군요.

*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마디 드리자면, 아우토빌트에 제공되는 테스트용 차는 여타 다른 잡지에 제공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시면 됩니다. 뭐 판매용과 다른 차라는 의미는 아니구요.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잡지이다 보니,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비교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상태로 조합을 해서 제공한다는 것이죠. 다른 메이커들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이 조합의 과정이란 게 여러분 상상 이상으로 신중하고 열심히 준비를 합니다. 암튼 이런 특별 관리대상은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와 독일의 아우토빌트가 되고, 그 밖엔 아데아체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일단 기본 제원표부터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ngine

우선 엔진을 보면 K5가 1.7리터급으로 두 경쟁 모델 보다 작습니다. i40의 그 엔진이 아닌가 싶은데요. 1.7리터급에 대한 한국에서의 여러 목소리들에 비해 유럽에선 별 다른 얘기들이 없어 보이는군요. 적은 배기량에 2.0L 동급들과 힘에서 동등한 능력을 발휘한다면 나쁠 이유 없어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1.8이 아닌 1.7이라는 게 조금은 아직까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토크에서는 미세하게라도 두 모델 보다 k5가 앞서는(325Nm)것으로 드러났지만 최고속도는 197km/h로 푸조나 포드의 210km/h에는 모자라는군요.  아우토반에서 200km/h의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좀 아쉬움이 있겠지만 파사트도 1.6리터급 디젤 엔진은 190km/h가 최고속도이니 k5만 타박할 일은 아니라 봅니다. 하지만 몬데오, 508, 여기에 없는 파사트 등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디젤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좁은 k5는 이 부분이 판매에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 않겠나 추측됩니다.

참고로 i40역시 1.7 한 가지 디젤 엔진만 독일에서 판매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이나 그 이상의 디젤 엔진이 추가되어야 좀 더 판매를 넓힐 수 있겠단 생각이 또 드는 대목이네요.


연비

연비는 유럽복합식으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포드 몬데오 : 리터당 18.8km

기아 k5       : 리터당 20.4km

푸조 508     : 리터당 21.7km


그러면 이번엔 아우토빌트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테스트 연비를 보시겠습니다.

포드 몬데오 : 리터당 15.8km

기아 K5       : 리터당 15.3km

푸조 508     : 리터당 15.8km 

이 결과만 놓고 보면, 포드 몬데오는 공인연비와 테스트 연비가 리터당 3km 차이가 났고, 기아 K5는 리터당 5.1km, 푸조 508은 리터당 5.9km 덜 나오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푸조와 기아가 모두 제시된 것보다는 다소 많은 차이가 나 보이는 결과였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보실까요? 

몬데오 : 공인 139 g/km, 테스트 168 g/km

K5       : 공인 128 g/km, 테스트 171g/km

508     : 공인 119 g/km, 테스트 166 g/km

유럽포드의 경우 독일 사람들은 독일차라고 생각들 많이 하죠. 실제로 독일을 중심으로 계획 생산 판매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쨌든 기아나 푸조는 포드에 비해 공인과 테스트의 차이가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에서 더 났다는 거, 좀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교 모델 차량들의 사이즈 비교표인데요. 가장 긴 차체를 가지고 있는 k5이지만 휠베이스는 가장 짧게 나왔습니다. 아마도 이건 현대와는 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현대차들이 휠베이스를 넓게 해 공간 확보에 주력한다면 기아의 경우는 좀 더 다이나믹한 주행성 확보를 위해 이 부분에서 손해를 감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어찌되었든 트렁크가 작은 것은 현대나 기아의 숙제군요.

유럽시장의 공략을 생각하면 트렁크 공간을 좀 더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일인데, 그러자니 승객들이 이용하는 좌석 공간에 피해가 갈 테고, 결국 차체를 더 키워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그러자니 원가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결국, 아직까지는 트렁크 공간 보다는 실내공간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이번엔 항목별 평가 내용을 보실까요? 먼저 차체에 관련된 내용을 보시면, 전체적으로 포드 몬데오가 앞서 있습니다. 실제로 실내 공간 확보에선 몬데오가 전반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k5가 뒷좌석 공간에서 1점을 몬데오에 앞섰네요. 이에 비하면 반대로 푸조 508은 앞좌석 공간은 많이 확보했으나 뒷좌석은 상대적으로 많이 좁다는 것이 수치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이 안전장치 부분으로, K5가 좀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장치란 차체에 해당되는 것으로 제동력이나 핸들링에 따른 안정도 등과는 다른 내용임)

동력 계통 부분에서는 K5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항목이었지만 K5가 미션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안락함 항목에서는 몬데오가 크게 앞섰는데요. 재밌는 것은 편의장치가 더 많은 K5 보다 몬데오가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 차이는 서스펜션이 몬데오가 좋았구요. 타고 내리는 차의 설계적인 면에서 좀 더 몬데오가 편했다는 평가입니다. K5는 핸들 조절과 좌석 조절에서 다소 아쉬워 키가 큰 운전자의 경우 다소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이 주행성능 항목이었는데요. 여기서도 몬데오가 여유 있게 앞섰습니다. 푸조 508의 경우 전반적으로 다른 두 경쟁자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딱 하나, 브레이크 제동력에서는 몬데오와 같은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K5가 가장 크게 문제시 된 항목이 바로 이 제동력 부분이었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수치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몬데오 : (시동켜고 출발 해 시속 100km/h에서) 37.3m 
            (충분히 운전이 된 상태에서 시속 100km/h 때 제동 시) 37.4m

K5      : (상동 조건 하) 40.6m
           (상동 같은 조건 하) 39.2m

508    : (상동 조건 하) 38.1m
           (상동 같은 조건 하) 36.4m

포드와 푸조에 비해 기아 K5가 차이가 많이 나고 있습니다. 비교적 한국차에 대해 호의적인 아우토빌트, 좋은 상태로 제공됐을 차량이라는 두 가지를 감안하면 심각하게 기아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마 이 내용을 가지고 기아차 내부적으로도 논의를 했을 거라 보여지네요. 빨리 개선되길 바랍니다. (2년 째 이 얘기하고 있음)

마지막으로 가격 부분에선 제공된 차량의 가격으로 평점을 매겼기 때문인지 기아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그 외 개런티에선 단연 높은 점수를 받아냈습니다. 포드와 푸조의 2년 개런티로는 7년 개런티(15만km)의 기아를 당해낼 수 없을 거예요. 그밖에 보증기간 동안 1년에 한 번씩 하는 Inspection 비용도 기아는 자체 부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엔진오일이나 필터 교체에 돈이 안드는 것은 물론, 차량 점검 자체를 무상으로 해준다는 것이죠.

물론, 이런 혜택을 받기 위해선 지정된 정비소에서 지정된 기간 내에 점검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개인적으로 이 점을 물어오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답을 못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7년 동안 받을 혜택을 생각하면 그런 수고는 번거로움 축에도 들지 못한다 생각합니다. 기아의 이런 파격적인 노력이 빛을 점점 발하고 있다고 보여지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수고객들 입장에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낼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전체적인 테스트를 통해 평가 결과는 위에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가격과 개런티 부분을 제외하면 몬데오와 K5의 성능적 차이는 점수로 환산해 약 20점 정도가 납니다. K5와 푸조 508은 성능 및 가격 포함된 종합 점수 모두에서 약 20 점 가량의 차이가 났습니다. 이런 정도면 세 모델 간 차이가 어느 정도 체감되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스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는 대략 이렇습니다.

" 포드 몬데오의 경우는 공간도 좋고, 실용적이며, 운전의 재미 또한 있다. 실내도 편안했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다만, 인테리어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K5는 놀랄 만하다. 멋있어 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운전도 괜찮다. 비교적 정확하고 스포티브한 느낌까지도 준다. 다만,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브레이크도 개선대상이다. 실내 콕핏은 보기도 좋고, 버튼들을 다루기도 용이했다. 역시 이 자동차는 개런티와 인테리어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푸조 508은 이 전 모델에 비하면 더 멋지게 바뀌어졌다. 그리고 그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편안함 등 여러면에서 좀 더 능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좁은 실내와 안락함의 부족, 각 종 장치버튼들의 불편한 배치, 그리고 서스펜션의 보강 등이 특히 그렇다. 조금 실망스럽다."

K5의 수출형 이름에 빗대, "옵티말(만족스러운)하진 않지만 푸조 보단 낫다" 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습니다. 생각 보다 운전의 재미도 있었고, 연비에서도 나름 괜찮(?)았다고 했는데요. 특히 마지막에, " 좋은 인력들과 함께 하고는 있으나 아직 승리를 얘기할 수준은 안된다." 라는 식으로 끝을 맺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앞서 소개해드린 k5 하이브리드 모델 보다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냈습니다.

기아차는 현대에 비하면 더더욱 브랜드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 그런데 K5 정도라면 기아차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엔 충분하지 않겠냐는 것이 아우토빌트의 판단입니다. 스타일도 안팎으로 좋고, 운전의 재미도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이죠. 자잘한 불편함과 브레이크의 문제 등을 해결한다면 지금 보다 더 경쟁력 있는 모델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일단, 판매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세단에 대한 집중도가 왜건으로 인해 절반 정도임을 감안하면 i40 왜건과는 또 다른 길을 가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푸조 508도 멋진 디자인 만큼 성능이 따라와주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론 디자인에서 내키지 않던 몬데오이지만, 취향과는 상관없이 유럽 포드의 자존심을 잘 지켜내주었네요. 이번 비교 테스트의  아쉬움 점 한 가지를 들라면...왜 파사트가 빠졌을까 하는 점입니다. ^^
좋은 한 주 되십시오. 

                                                                   ⓒAutob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