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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미국에선 현대, 독일에선 현다이?


허허 이거참... 현대차그룹에서 아주 큰 사고를 쳤군요. 아시는 바와같이 2006년 이후 판매된 약 100만대 가량의 SUV 모델들이 에어컨을 켜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허용치를 최대 11배 초과됐다고 하죠. 배출가스재순환장치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하는데요. 연비를 높이기 위해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것이라는 놀랄만한 이유가 그 배경이었습니다.

환경부담금까지 내며 디젤 SUV를 타고 다닌 분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인 및 가족의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해친자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에어콘 켜고 안 켜고에 따른 문제인지는 쉽게 단정짓기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현대와 담당 행정부간의 암묵적인 타협이나 동의가 있지 않은지도 조사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상당한 기간동안 외국에선 현대자동차가 '현다이(HYUNDAI)' 라고 불렸습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현다이로 알고 있었죠.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세계 공용어에 가까운 영어식 표현이 잘못돼 어감도 좋지 않을 뿐더러 멀쩡한 회사 이름이 제대로 불리지도 못하고 해서 그동안 이와 관련돼 비판도 많고 그랬었죠. 실제로 현대자동차 스스로도 광고 등을 통해 '현. 다. 이'라고 말하고 다녔으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광고에서 현다이가 아니라 정확하게 현대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 이 광고들 보고 들으시면 알겠지만 외국인이 매우 정확한 발음으로 "현돼" 라고 하고 있습니다. 무척 신선하게까지 들립니다. 현대차가 이제서야 자기이름을 찾는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데 요 며칠 전부터 독일 텔레비젼 광고에서 "뉴뜅킹 뉴 빠시빌리티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하는 광고를 보면 적어도 독일에선 여전히 현대가 아닌 현다이로 불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독일 버젼)



                                                 (프랑스 버젼)




독일버젼, 프랑스 버젼, 마지막은..잘 모르겠습니다만 독일을 제외하곤 다들 현대라는 발음을 하려고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유독 독일광고에서만 현다이가 여전했죠.
(사실 더 찾아보니 독일 외에도 몇 군데에서 여전히 현다이라고 선명하게 발음들 하고 있더군요.)
물론  나라마다 발음이 다를 수 있으니 그런 정도는 감안할 수 있겠죠. 그런데 알파벳을 쓰는 다른 나라가 현다이를 현대로 발음했다면 나머지도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독일사람들이 '대'라는 발음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독일내 광고에서는 현대라고 발음을 합니다. 이거 뭐 이랬다 저랬다...(그냥 알파벳 무시하고 미국용 광고처럼 "현대"라고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별것도 아닌 걸로 포스팅 하느라 애쓴다 애써" 하며 혀찰 분들 계실 줄 압니다. 하지만 글로벌 5대 메이커라는 현대가 자기 브랜드 조차 통일시켜 세계인들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게 저의 눈에는 하찮은 걸로 보이지 않더군요. 현다이라는 표현이 어감도 그렇고 여간 듣기 싫은 게 아닌데 여전히 이 문제가 해결이 안된 거 같아 불편했습니다. 이건 폭스바겐이냐 폴크스바겐이냐, BMW를 베엠베라, 혹은 비엠더블유라 부르는 문제와는 다른 거겠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요? 오늘 언급했던 내용이 현대차를 가늠하는 그 '하나'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얼렁 현대로 통일시키던가 아니면 죽어도다이로 남으시던가...결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