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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오늘 공개된 현대 i40cw, 칭찬 좀 하겠습니다

한국엔 아직 소개가 안되었을까요? 그렇다면 아마 제가 거의 처음으로 현대의 중형 왜곤 i40cw의 실체를 여러분에게 보여드리는 게 되겠군요. 그 동안 현대차의 디자인에 대해 저는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는 글을 지속적으로 써왔었죠.

하지만 오늘은 모처럼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네바 모토쇼를 통해 공개가 될 모델이고, 이미 렌더링을 통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의 디자인이 나온 것이죠. 그것도 그 동안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해왔던 부분들이 상당부분 개선이 된 채 말입니다!


어떠십니까? 그 동안 현대차가 보여준 날카롭고 과도한 선처리나 헤드램프의 오버러스함이 많이 사라졌죠? 측면도 BMW를 보는 듯 (베낀 게 아닌가 오해할 정도로) 심플하고 단단한 느낌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물론 유럽형은 헥사고날 그릴이 현대차 패밀리룩의 기본을 이루고 있죠. 그리고 이런 기조는 모두 세단이 아닌 해치백형태의 준중형 이하에만 적용이 되었는데, 중형급에서도 (비록 왜곤이지만) 헥사고날이 그릴이 적용이 되었고 그 헥사고날 자체도 이전 보다 한결 심플하고 보기 좋게 개선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앞부분에서는 안개등을 잘 보세요. 단연 이번 모델의 최고 디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멋지죠? 그런데 뒤태는 더 사람을 깜짝 놀래켜버렸습니다.


전 처음에 뒷모습 정면샷을 보고 왜 BMW X1사진이 올라와 있나 했습니다. 깜.......딱! 놀랐어요. 이게 현대차의 뒤태라니~약간 빗각에서 보니 좀 다른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딱히 어디가 이상하다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태가 잘 나온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앞 뒤의 변화가 크게 와닿지 않을 텐데요. 부분적으로 간단히 한 번 볼까요?


우선 YF 쏘나타의 헤드램프와 비교해도 이 유럽형 쏘나타의 헤드램프는 훨씬 고급스럽고 간결합니다. 눈초리가 날카롭지만, 보닛이나 전방의 걸윙 그릴 등으로 인해 산만했던 YF 보다 전체적으로 간결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임팩트 있게 다가옵니다. 그러고 보니 아우디의 램프와도 닮아 있군요. 이러다 벤츠만 나오면 프리미엄 짜깁기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벌써 몇몇 네티즌들은 카피의 냄새가 난다는 댓글들을 올리고 자빠졌 있더군요.) 

하지만 저는 정말 보기 싫던 YF였던지라 그 때를 벗어낸 것만으로도 정말 반갑네요. 다시 돌아와서!...비슷한 디자인의 아반떼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보입니다.



현대차 중에선 가장 디자인에서 평가가 좋은 아반떼죠. 미세하지만 헤드램프의 차이가 보이실 겁니다. 특히 안개등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동그라미로 표시한 엠블럼 디자인도 i40이 훨씬 좋아 보입니다. 다만 위에 사진에도 표시를 했지만, 번호판 자리의 꺾어진 각과 공기 흡입구 밑에 삐죽 튀어나온 부분은 전체 느낌에서 약간 튀는 부분이 아닌가 싶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변화는 바로 헥사고날, 즉 전방 6각형 모양의 그릴도 더 나아졌다는 겁니다.



둔하고 너무 넓어 보였던 각을 좁혀 조금 더 콤팩트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한결 보기가 편해진 것이죠. 뿐만 아니라 리어램프의 경우도 날카로움을 많이 덜어냈습니다.


불꽃처럼 꾸불꾸불했던 것을 단순화 시켰더니 오히려 깔끔하고 보기가 좋게 변해 있네요.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힘을 좀 뺀 것이 발견됩니다.


위에 것이 YF 실내고 아래가 i40의 실내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센터페시아를 가로질러 대시보드까지 이어지는 가로축이 새로 생긴 겁니다. 이전 모델은 송풍구에서 기어박스 있는 쪽으로 은회색 플라스틱이 길게 하나로 이어져서 송풍구와 연결돼 마치 외계인 얼굴을 보는 것 처럼 불편했지만 이번엔 그런 느낌을 아예 잘라낸 것이죠.

핸들 역시 쏘나타에 비해 스포티브하고 깔끔하게 나아졌습니다. 송풍구의 디자인도 세로 줄에서 모두 가로줄로 바뀐 것도 이상한 이미지를 지우려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그밖에도 기어박스 쪽도 훨씬 고급스럽게 변해 있음을 알 수 있죠.

뭐 사람에 따라 YF 쏘나타가 더 낫다고 볼 수 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의 변화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여론을 수렴한 변화인지 아니면 현대 자체적으로 변화를 모색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안과 밖에서 모두 개선의 흔적들이 역력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독일 언론에서는 i40cw가 경쟁해야 할 모델로 이런 것들을 꼽았습니다.


순서대로 오펠 인시그니아 스포츠 투어러, 포드 몬데오 왜건, 그리고 VW 파사트 에스테이트인데요. 전체적으로 중후한 느낌이죠? 이에 비하면 i40cw는 조금 더 젊고 스포티브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적어도 디자인만 보면 포스 몬데오 보다는 분명 현대차가 더 좋아 보이는데요. 성능에서는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일단 엔진은 얘기되기로는 2.0엔진 가솔린은 135마력과 177마력짜리 두 개 모델이 나오고, 모두 6단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본이 오토가 아니라는 거죠. 대신에 1.6엔진짜리 모델엔 수동기어만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디젤의 경우는 1.7리터 엔진에 115 마력과 136마력 두 가지가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옵션도 화려한데요. ISG 스타트 스톱 시스템도 적용이 되고 주차 보조 시스템과 전자식 엔진 브레이크도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앞서 소개한 경쟁 모델들에 비하면 분명 저렴할 것이기 때문에 독일인들에겐 괜찮은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기게 된 것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결론

렌더링 이미지 보다 실물이 훨씬 잘 나왔다. 이게 저의 첫 느낌이고, 요란함을 정리하고 나니 심플함과 강인함이 드러나 보였다가 그 다음의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이라면 현대의 패밀리룩이 고난(?)의 여정을 끝내고 나름 정착을 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합니다.

좋습니다. 디자인에서 일단 i40을 통해 현대가 좋은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이제 착한 가격까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충분히 설득력 있고 수긍할 만한 그런 가격대로 한국에서도 판매가 된다면 더 많은 박수를 받겠죠?  거기에 내수용과 수출용이 다르다는 비난 여론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그런 솔직함도 이 기회에 한 번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잘한다고 칭찬할 때 모른 척, 소비자들 기뻐할 만한 짓 해보는 거죠. 이럴 때 하지 언제 하겠습니까?

그리고 현대의 중형급 왜건이 한국에서 성공을 한다면 유럽 경쟁 모델들도 자신감을 갖고 한국시장으로 유입이 되겠죠. 그렇게 되면 짐차취급 당했던 왜건의 서러움도 시원하게 날려버리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제 독일 내에서 앞으로 펼쳐질 i40cw의 비교테스트 결과를 기다려야겠습니다. 

모르겠네요. 공개된 사진을 보자마자 올린 포스팅이라 며칠 지나 감흥이 잦아들고 나서는 또 어떤 시선으로 i40을 보게될지...하지만, 큰틀에서 평가에 대한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모처럼, 현대차 디자인에 대해 좋은 얘기가 나왔네요. ^^

(포스팅하고 잠깐 지켜봤는데 현대차 칭찬을 좀 했더니 그간의 비율과는 달리 추천이 참 박합니다. 그렇잖아도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티스토리가 많이 밀리긴 하지만...어쨌거나!... 이게 현실이구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괜찮아 보이는 걸 억지로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고...여튼, 현대차에 당한 상처나 실망들이 크긴 큰가 봅니다...모두에게 위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