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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말해보기

2PM 재범 논란에 대한 5가지 이야기

 

 

이 글은 그 간의 박재범이라는 아이돌스타의 '한국욕설비하' 라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건에 대한

 

내 나름의 접근방법을 기술한 것이다. 신문 기사들을 중심으로 해서 재범 사건에 대한 논란을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해 보았고, 그 각 항목들에 대해 개인 의견을 적시해보도록 한다.

 

 

1. 보호받지 못한 개인 정보

 

욕설파문의 발단은 마이스페이스에서 친구들과의 연습생시절의 대화가 누구가에 의해 유출되면서

 

부터이다. 지극히 사적인 대화, 적나라하게 정화될 필요도 못느끼고 뇌까린 표현들이 공개되어

 

온 국민의 필독(?) 내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내용의 그 질적 수준을 떠나서 본인의 동의 없이

 

(물론 동의할 리 만무한 내용이지만..) 결과적으로 21살의 어린 친구가 감내하기엔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낸 그 행위에 대한 분노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왜, 누가, 이런 행위를 한 것인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번역을 함께 올림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자는 분명 악의적 의도가 있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대화 내용에 분개한 애국청년의 짓인지

 

아니면 재범이란 친구가 그냥 싫은 안티의 행위인지, 아니면 좀 더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도 따져볼 일이다.

 

 

2. 유승준과 재범은 같이 취급되어야 하는가?

 

새삼 재범의 사건으로 인해 유승준의 이름이 숱하게 등장하게 된다. 최절정의 가수로 활동하다

 

병역회피의 문제로 인해 영구입국금지 조치를 당한 유승준과 재범은 과연 같이 취급되어져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둘은 같이 취급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 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미국 국적을 갖

 

고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댄스가수.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다른 점은 무엇인가?

 

우선 유승준은 매우 세련된 매너와 깍듯한 예의 등을 보여주면서 성실한 가수라는 이미지로 자리잡

 

았다. 특히 군대 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확고한 태도를 거듭거듭 보여줬었다. 한국 국적 취득 후, 병역

 

의 의무를 당당히 지겠노라고. 하지만 바로 그 병역의 의무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 때문에 그는 스스로

 

의 모든 약속과 이미지를 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재범은 어떠한가? 박진영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반항기질 다분한 거칠은 아이였다. 한

 

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며, 길거리 비보이로 생활하면서 한국을 단지 부모의 진 빚을

 

갚고 미국에서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한 기회의 땅 쯤으로 여겼다. 그러던 재범이 연습생 시절 나눈

 

한국에 대한 비하의 표현들이 알려졌다. 박진영의 노래만 안 받으면 된다라고 당돌하게 말하던 야생마

 

같던 아이가 팀의 리더 자리를 버리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유승준과 재범의 사건에 있어 차이는 있어 보인다.

 

 

3. 재범의 변화의 과정, 무시당하다.

 

보수논객(논객이라는 호칭이 민망하긴 하다만) 변희재 씨는 자신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에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맹랑한 표현을 써댔다. 일단 그는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을 비하..." 어쩌고

 

라고 말을 했는데 사실, 저 전제 자체가 잘못이다. 바로 박재범이란 한 청년의 변화의 과정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연습생 시절과 한창 활동할 당시의 그와를 압축시켜버린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18살 반

 

항아이자 하급 문화에 젖어 있던 아이의 혈혈단신 한국 땅에서 기약도 없이 오로지 스타가 되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득차 있던 때와, 재범 자신이 직접 문제의 마이스페이스에서 친구에게 고백했

 

듯, 한국인이 다 되었고  한국이 부끄럽지 않다라고 한국에 대한 성숙되고 변화된 패러다임을 보인 가

 

수 박재범의 변화과정, 그 차이를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박재범이 박재범이지 뭐가 다

 

른가 하며 애써 그의 변화를 무시하지만  그건 옳지 않다.  보석도 처음엔 거친 원석에서 출발했음을

 

우린 잊어선 안된다. 물론 마냥 재범이란 친구를 두둔하진 않는다. 단지 이번 사건에 국한지어 볼 때

 

그를 둘러싼 여러 현상들에 대한 비판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를 두둔하는 것이 될 뿐이다. 하지만

 

맞다고 생각되는 것을 맞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 싶어 두둔이라 욕먹을지라도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더 반론을 하자면, 변희재 씨가 "불량식품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정당한 권리" 라는 표현을

 

써가며 재범의 퇴출을 정당화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논리에 따른 표현이라고 짐짓

 

짐작을 해보지만 이 문제를 공산품이나 식료품과 비교해야 할 것인가가 문제다. 어찌되었든 이 사건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사람이 중심에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 망가진 물건이나 유통기간이

 

지나 상한 식료품은 소비자가 거부하고 퇴출시킬 당연한 권리가 있지만 썩어 문드러져 도저히 소비할

 

가치가 없는 존재가 아닌 얼마든지 더 나은 소비대상으로 성장되고 변화가능한 사람임을 생각한다면

 

변 씨의 주장은 상당히 매몰차고 비안간적이기까지 하다.

 

 

4. 네티즌이면 다같은 네티즌인가?

 

사실 이 번 사건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 위치에 있는 것은 당사자 재범군이라기 보다는 네티즌으로 불리

 

우는 불특정 다수에 있다. 불특정 다수이긴 하지만 네티즌 혹 누리꾼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다.

 

그렇다면 이 번 사건에서 네티즌은 세분화되어서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재범군을 옹호하고 변론하는 그

 

룹과 그를 비판한 그룹 그리고 옵서버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변론하는 그룹들 중에서는 재범을 좋아

 

하는 팬그룹이 있을 것이며, 팬그룹과는 별도로 악플러들에 대한 반감을 갖은 그룹들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그를 비판하는 그룹에는 그냥 그가 싫은 그룹이 있을 것이고, 그의 언행에 대해 옳지 않다고 여

 

긴 그룹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비판 그룹을 더 세분화해서 들어가보면, 감정적인 대응 그룹과, 무조건

 

적으로 이유없이 욕해대는 그룹, 분석과 비판을 차분한 어조로 주장하는 그룹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비판 그룹에는 파시즘적인 그룹과 패트리어트 즉, 애국주의가 강한 극우적 성향 그룹과 유교주

 

의나 윤리에 입각한 그룹 등이 있을 수 있다.

 

왜 이렇게 길게 늘어뜨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변희재 씨 얘기를 또 해보자면, "네티즌을 예찬하던

 

진보좌파들이 이제 누리꾼 마녀사냥에 돌입"이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 여기서 진보좌파가 왜 튀어나

 

오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네티즌에 대한 무조건 적인 비판이나 옹호가 아닌, 지독한 무

 

개념의 악플러들에 대한 비판과 지적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는 자극적 단어를 드리대면 어쩌자는 것인

 

지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덧붙이자면, 기사가 터진 9월 5일부터 9월11일 까지의 주요 신문들을 검색

 

해보라. 그 신문들의 논조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이 났는지를...그리고 특히나 보수언론이라 여

 

기는 신문들이 재범에 대한 일부네티즌들의 행위에 대해 어떻게 비판을 해댔는지를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기사들 중에는 재범에 대한 비판이 일부 좌빨들이 벌이는 반미운동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어처구니 없게 가져다 붙이는 내용도 있었지만, 일종의 자기반성과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뉘

 

앙스가 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보수 매체들은 모두 진보좌빨인가? 말도 안되지 않는가...

 

이 글에 앞서 쓴 리플문화에 대한 나의 글과 궤를 같이 하는 몇몇 기자들의 글들이 있으니 이런 부분도

 

참고해 읽어보면, 네티즌에 대한 , 리플에 대한 이해가 한결 쉬워지리라 본다.

 

 

5. 동아일보의 재밌는 현상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 대한 동아일보의 재밌는(?) 현상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제일 먼저 재범의

 

한국비하 논란에 대해 보도를 한 언론사가 동아일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동아일보의 남원상 기자가 일

 

종의 특종인 냥 보도했다. 그는 총 세 건의 재범의 한국비하 발언에 대한 기사를 송출했다. 처음 두 건

 

은 말 그대로 자신이 제일 처음 보도했음을 훈장보여주듯 기사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는

 

매우 강한 어조로 재범의 비하 발언을 보도했다. 비가 박진영과 갈라선다는 짧은 원문에 대해 이 기자

 

는 자신 스스로가 사족을 달아 이 부분에서도 재범이 못마땅해하고 빈정댔다는 듯 기사를 올렸다.

 

분명 사실관계가 잘못된 과장된 기사였다. 이런 류의 기사가 늘상 그렇듯 임팩트를 크게 주기 위해서

 

악센트가 많고 힘을 많이 들어간 듯 보였다. 남원상 기자는 탈퇴가 결정되었다는 기사를 끝으로 더 이

 

상 이 기사를 다루지 않고 가을타령으로 넘어간다. 무슨 이유였을까? 이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하고

 

마치 대단한 제보가 있는 듯한 어조를 풍기던 기자가 갑자기 자기가 터뜨린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언

 

급하지 않고 불쑥 손을 땐 것이다. 반면에... 같은 동아일보 소속의 김원겸 기자는 남기자의 바톤을 이

 

어받은 듯 많은 기사를 연이어 내놓는다. 하지만 논조는 사뭇 두 사람이 달랐다. 김기자는 남기자의 잔

 

인한 칼날을 모른 척 무디게 하려했는지 상당히 재범의 사건에 대해 객관적이고 조금은 변론하려는 듯

 

보였다. 훨씬 인간적이고 객관적인 모습이었다. 한 신문에서 어떤 이유로 이렇듯 다른 기사가 나올 수

 

있는지 재밌기도 하면서 궁금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를 언급하긴 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들의 보

 

도 행태는 전반적으로 성급하고 과격하고 준비안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극적 변환을 겪게 되는 단초를 언론이 제공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언론 스스로의 냉정한 비

 

판과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재범 군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픈 가슴을 빨리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장을 위한 반성은 하되, 멍이 될 아픔은 빨리 어루만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를 보낸

 

팬들과 그를 지지할 수 없는 네티즌들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곰곰히 곱씹고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 깨

 

끗하게 반성할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언론의 옐로우리즘에 대한 뼈아픈 자기 각성이 이 기회에 이뤄

 

지길 함께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