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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세계 최고가(最高價)를 향해 달리는 자동차들!

 

어제 독일잡지와 신문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전해온 소식을 일제히 실었습니다. 바로 1936년산 "부가티 Type 57SC 아틀란틱" 이란 이름의 차가 세계 최고가로 경매에 성공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는데요.

 

 

 세계 4대밖에 안 남아 있는 차로, 그 중에 한 대인 저 푸른칼라의 모델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피터 윌리엄슨이라는 미국인 치과의사가 소유를 하고 있던 모델로 2003년 콘코르소 델레간자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부터 클래식자동차 시장에선 이미 최고의 모델로 명성이 자자한 차였습니다.

 

제이 레노같은 자동차에 속된 말로 '환장'을 한 미국 코미디언이 이 차의 카피 모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애호가들에겐 꿈의 차로 불리우는 게 부가티 아틀란틱인데요. 4대 중에 한 대는 아시는 것처럼 유명한 디자이너인 랄프 로렌이 꾹 움켜쥐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경매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아서 언론들 마다 예상액수가 조금씩 다른데요. 하지만,

 

대력적으로 2,300만 유로에서 최고 3,100만 유로 사이에서 낙찰됐을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우리돈으로 치면, 340억에서 최고 460억이 넘는 금액으로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액수인데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액수를 들여서까지 아틀란틱을 구입한 사람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차 이전까지, 가장 비싼 액수로 거래가 됐던 차는 "페라리 250 테스타 로싸 TR" 모델이었죠.

 

이 모델인데요. 작년 5월에 약 9백만 유로 그러니까 당시 환율로 얼추 계산하면, 약 150억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가 이뤄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름답다라고 생각되는 자동차 중에 하나인데, 1년 만에 그 기록이 부가티에 의해 깨지고 말았네요.

 

 

 

 

이 모델은 2008년 한 수집가에 의해 700만 유로에 팔린 페라리 "250 GT SWB 캘리포니아 Spyder"인데요. 역시 당시 환율로 약 120억이 넘는 가격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클래식카들이 지구 곳곳에서 '억'소리나는 금액에 활발히 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 부가티 아틀란틱의 최고가 거래 기록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구요? 실제로 거래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부가티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 받는 차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차들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잠깐 살펴보면 우선, "Mercedes SLR 722" 모델이 그 중 하나가 됩니다.

 

1955년 Mille Miglia 대회에서 우승한 이 차는 3,300만 유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이라면 아틀란틱의 예상 낙찰가 보다 높기 때문에, 실제로 판매가 이뤄졌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언제나 수집가들이 수십수백 억을 쏟아 부을 준비가 되어 있는 차가 있죠. 위에서도 언급이 된 "페라리 250 GTO" 입니다.

 

1991년 이후로는 경매에 나온 적이 없는 페라리 250GTO. 모델에 따라 1400만 유로에서 2300만 유로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하네요. 액수들이 하도 커서 제가 얼마를 억억거리며 얘기하는지도 모를 정돕니다.

 

 

 

 

AX201...1907년 제작된 "롤스로이스 실버 Ghost"의 경우는 1700만 유로에서 많게는 2,700만 유로까지 매매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며칠 전 보니 동네 독일 어른들 중에도 이처럼 오래된 차 모으는 분이 계시던데 좀 친하게 지내야겠습니다. 험험..

 

그리고, 팔리기만 한다면 역시 최고가에 도전 가능한 차가 있는데 바로 "부가티 타입 41 Royale(르와이얄)"이 그 주인공입니다.

 

엄청나게 긴 보닛, 극단적 오버행(오버행이 있긴 한 건가?), 어머어마하게  큰 타이어와 휠...아~ 정말 압도당한다는 표현이 제격인 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도 불리우는 르와이얄...부가티의 가치가 멋드러지게 발현된 차가 아닐까요? 부속 하나하나에까지 예술혼을 불살랐던 그였기에 개인적으로 저는 부가티를 자동차의 피카소라 부르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읽어내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게, 큐비즘의 피카소와 부가티가 일견 닮아 있다고 한다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대 더 소개해드리고 싶은 차가 있습니다.

 

1936년에 레이싱카로 디자인 제작된 무려 340km 최고속도를 기록한 아우디 "아우토 유니온 Type C"모델입니다. 1936년에 340km라니...그것도 뚜껑도 없이...상상이 가십니까? 다행히 그 당시 러시아에 남아 있던 오리지널 차를 아우디가 가져와 지금은 박물관에 고히 모셔져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이 차를 모델로 애들 장난감 패들카를 만들었다는데 장난감차 가격이 무려 1300만원이었다고 하죠? 장난감이 이러니 도대체 이 차의 가치는 값으로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아우디가 헤까닥하지 않는 이상 내다파는 일은 없어 보이는군요.

 

이 밖에도 많은 차들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SSK, 앤디 워홀이 작업한 BMW 아트카, 재규어D타입 등등...하지만 개인적으론 부가티의 희소성과 그 예술성에 좀 더 가격적 가치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어떤 차가 얼마를 받는가도 관심거리겠지만, 도대체 얼마나 자동차를 좋아하기에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부어가며 차를 구입하는지가 더 놀라울 뿐입니다. 덧붙여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깊게 뿌리내린 자동차 문화를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최고가 경매 뉴스들은 단순한 토픽이상의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생각해봅니다.

부가티의 설립자 Ettore Bugatti와 그의 요절한 아들 롤랜드의 1910년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