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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맥주만큼 잘 팔릴 거다" 유럽 휘젓은 중국 전기차 MG 4

지난해 테슬라 모델 Y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북미와 중국, 그리고 유럽 등에서 성과를 낸 것이 이런 결과로까지 이어진 것인데요. 그리고 조용히 또 하나의 전기차가 화제가 됐습니다. JATO 다이내믹스가 밝힌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상위 10개 모델 중 MG 4가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사진=MG

 

▶2023년 유럽에서 많이 팔린 전기차 TOP 10 (자료=JATO 다이내믹스)

1 : 테슬라 모델 Y (251,604)

2 : 테슬라 모델 3 (100,888)

3 : 폴크스바겐 ID.4 (85,088)

4위 : MG 4 (72,212대)

5 : 스코다 엔야크 (66,247)

6 : 피아트500 (64,244)

7 : 폴크스바겐 ID.3 (63,460)

8 : 다치아 스프링 (59,186)

9 : 볼보 XC40 (50,976)

10 : BMW i4 (48,958)

MG 4 / 사진=MG

 

MG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죠. 원래는 1924년에 영국에서 시작된 자동차 회사로 스포티한 모델들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자동차 산업이 엉망이 되는 와중에 MG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합니다. 이런 회사를 2005년쯤인가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한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 망한 회사를 중국 회사가 사들인 걸까요? 정확한 속내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MG를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영국에 본사가 있고 디자인도 하는 등, 유럽의 색채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국 자본이 뒤를 받쳐주는 가운에 몇 년 전부터 영국 중심의 판매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2022년이었죠. MG 4라는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을 공개합니다. 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전기차로 승부를 보겠다는 상하이자동차의 본심이 담긴 모델이었습니다. MG의 본래 가진 특색인 스포티함을 디자인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 그리고 공간 활용 능력이 좋다는 실용 부분 평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진=MG

 

하지만 중국산 자동차가 제대로 유럽에서 성공한 예가 없었기 때문에 MG 4도 잘못하면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럽 생산이 아닌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모델이기에 유럽 내에서의 우려는 더 컸습니다. 그런데 2022년 끝날 무렵부터 유럽 여러 자동차 매체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예상외로 좋았습니다.

 

독일 아우토빌트는 MG 4를 시승한 후 '이 차가 독일에서 맥주처럼 잘 팔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슈테른과 같은 높은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독일의 종합 주간지도 '수입항을 통해 돌아온 MG 4는 마케팅이나 광고가 거의 없었다. 무조건 싸다고 할 수 없는 이들의 전기차(MG 4)는 이제 조용히 진격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본격 판매가 이뤄진 작년, MG 4는 전문가들 전망처럼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7만 대 넘게 팔아치운 것이죠. 현재 유럽에서 자동차를 팔고 있는 중국산 브랜드는 무려 서른 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중 8개 브랜드만 1천 대 이상 판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MG 브랜드가 전체의 72%를 차지했죠. MG 4의 성공 덕이었습니다.

사진=MG

 

참고로 MG가 유럽에서 판매한 모델은 2022 11 3천 대 수준이었습니다. 2023년에 배가 넘는 23 2천 대가량이 팔린 것이죠. MG 4 덕이었습니다. 일단 스타일이 짝퉁의 냄새가 안 납니다. 오히려 개성이 있고 스포티한 브랜드 색깔에 잘 맞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실용성도 좋고, 적용 가능한 옵션도 상당히 많습니다.

 

기본 배터리가 유럽 기준 약 완충 후 350km 수준으로, 경쟁 모델로 불리는 폴크스바겐 ID.3와 거의 같습니다. 기본가는 그런데 더 쌉니다. 물론 MG 4는 마냥 저렴한, 싼 맛에 타는 그런 중국산 전기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최고 트림의 경우 4만 유로가 넘어갈 정도죠. 오로지 차 자체가 경쟁력이 있기에 가능한 결과를 이 보수적인 유럽 시장에서 얻어낸 것입니다.

 

물론 보증 기간도 7년으로 길고, 기본 사양도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다고 하니, 이런 부분에서 얻게 되는 이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커다란 거부감이 이런 몇 가지 마케팅적 요소로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 MG 4는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설 만한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사진=MG

 

이 엄청난 성공을 과연 MG 4는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까요? 만약 올해까지 힘을 잃지 않고 판매량이 성공적인 수치에 도달한다면 테슬라와 함께 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 브랜드에 의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폴크스바겐처럼 직접적인 경쟁 브랜드는 이런 미국과 중국산 전기차의 도전 앞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사이에서 현대와 기아는 어떤 전기차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판을 깔 수 있을지는 올해 결과가 이야기해 주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