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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BMW 전기차 i4 공개 '좋기는 한데...' 독일 반응

며칠 전이었죠? BMW가 그룹 연례 회의하는 자리에서 자신들의 새로운 중형 전기 세단 i4를 공개했습니다. 뮌헨에서 4시리즈와 함께 생산이 될 예정인데요. 예정보다 3개월 정도 일찍 출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빠르면 올해 하반기쯤 고객에게 인도가 되지 않을까 싶고, 해외 시장은 그보다 늦은 내년 초에 출시가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BMW 미국 법인은 2022년 출시라고 해놓았더군요.)

사진=BMW

일단 BMW가 밝힌 정보를 보면 기존의 3 4 시리즈와 기술을 공유하되, 수정된 플랫폼(CLAR )을 이용해 양산하게 됩니다. 배터리 용량은 대략 80kWh이고, 이 배터리를 통해 완충 후 최대 유럽 연비 기준 590km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0-100km/h까지는 4.0초이고, 최고속도는 200km/h로 제한이 될 듯하네요.

 

330마력짜리 i440은 후륜구동 방식인데 가격은 독일 기준으로 약 48,000유로입니다. i4 M50은 사륜구동 모델로 58,000~60,000유로의 가격이 될 것이라고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전했습니다. i4 M50이 바로 최대 530마력까지 출력을 뽐내게 됩니다. 또한 최고속도도 200km/h를 넘기게 됩니다. 그리고 엔트리 트림인 i435의 경우 차후에 출시가 되는데요. 280마력 정도의 출력이 될 것이라고 AMS가 전했습니다.

 

BMW는 미국에서 테스트를 받게 되면 완충 거리는 약 300마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걸 킬로미터로 변환하면 482km가 됩니다. 유럽의 590km보다 약 100km 정도 완충 후 주행 거리는 짧아지고, 우리나라는 더 박하니까(?) 국내 인증 기준에선 주행거리가 더 줄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경쟁 모델인 모델 3 스탠다드 플러스가 263마일, 퍼포먼스가 315마일, 롱레인지가 353마일로 미국에서 인증되었으니까 배터리 성능은 스탠다드 플러스와 퍼포먼스 사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한데, 정확한 것은 테스트 후에 알 수 있겠네요.

 

i4는 테슬라 모델 3의 경쟁 상대가 되는데 차체는 전장 4.7m 전폭 1.85m 수준인 모델 3보다 더 좋습니다. 전장이 4.8m에 전폭은 무려 1.93m네요. 특히 실내 소재와 디자인은 물론, 8세대 iDrive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i4에 좀 더 기대가 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이용의 편의성이나 다양성, 그리고 정보력과 안전성 수준도 결정이 될 것입니다.

사진=BMW

독일 네티즌들 반응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성능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보였고요. 익스테리어는 측면과 후면에서는 만족하는 목소리가 여럿 보였습니다. 저 또한 측면 디자인은 무척 마음에 듭니다. 휠이 약간 과한 느낌인데 이는 실제로 봐야 정확하게 판단이 설 것 같습니다.

 

뒷모습도 아쉬운 대로(?) 괜찮습니다. 위로 바짝 올라간 전체적인 후방 분위기는 역동적인 느낌도 주네요. 문제는 정면 디자인입니다. 헤드램프도 좋고 크게 아쉬울 부분이 없지만 이 놈의 그릴이 역시 문제입니다. 예전에 iX 공개되었을 때 엄청난 세로형 그릴에 동물 비버를 소환하며 기겁을 하던 독일인들 반응이 떠오르는데요. 여전히 이 그릴만큼은 적응이 안됩니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 안하고 싶습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온라인으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한 게 있습니다. 'i4 디자인이 4시리즈와 닮았다고 보느냐?'고 물었고 현재까지 2977명이 질문에 답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6% '당연하지!'라고 했고 30% '아니, 나는 좋다고 생각해'라고 답했습니다. 14%는 잘 모르겠다는 쪽이었네요.

 

질문과 응답 문구에 이미 답이 나와 있죠? 4시리즈를 닮았다는 건 좋지 않은 부정적 물음입니다. 이는 세로형 신형 그릴에 대해 묻는 거라 보면 되고, 그에 대해 부정적인 답이 더 많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BMW 팬 사이트 한 곳에서도 반응이 좀 나왔는데요. 괜찮다는 반응이 조금 더 우세해 보였습니다.

4시리즈 쿠페 정면 모습 / 사진=BMW
i4 정면 모습 / 사진=BMW

Uli1969라는 닉네임을 쓰는 독일 유저는 성공적으로 봤습니다. X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오너라고 밝힌 그는 특히 측면 디자인이 만족스러웠고 뒤쪽 역시 괜찮다고 썼습니다. 가장 낮은 출력의 i435에 대해서도 과도한 출력은 큰 의미 없다고 봤고, 전면 그릴에 대해서는 오히려 4시리즈의 검은색 그릴 적용이 옵션으로라도 가능하다면 자기는 그렇게 구성해 다음 차로 선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기대는 인테리어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얼마 전 공개된 8세대 iDrive가 무척 마음에 들고, 현대적인 분위기와 성능을 구현한 8세대 iDrive가 적용되는 점에 기대를 크게 하는 듯했습니다. 가장 추천이 많은 글이었지만 이와는 다른, 반대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두 개의 커브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 사진=BMW
사진=BMW

 

8세대 iDrive가 적용된 모델의 실내는 매우 깔끔하고 세련됐다. 다양한 첨단 기능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 사진=BMW

magerillo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은 쓰러질 정도로 좋은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BMW의 전기자동차를 보니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또 배터리 성능에 대해 과연 테슬라처럼 실제 도로에서도 공개된 것만큼 주행 거리나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을 표시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역시 1년 전에 이런 590km짜리 배터리가 장착된 제로백 4.0초짜리 전기차가 나왔다면 큰 뉴스거리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과연 혁신과 모던함으로 보이기에 충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평했습니다.   

 

실물이 공개되고 전문가들의 시승과 구체적 분석과 평가가 나오면 좀 더 분명해지기는 하겠지만 전체적 반응은 '획기적이다' '놀랍다'라고 할 수준은 아닙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독일의 한 네티즌도 전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몇 년 후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오는 것을 기대한다고 반응을 보였는데요.

 

프리미엄 브랜드, 확실한 자기의 색깔을 가진 BMW이기에 아무래도 그만큼 기대가 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부정적 의견들을 소개하긴 했지만 마음에 든다는 소비자들 반응이 더 많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공개된 수준이라면 시장에서 괜찮은 경쟁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그릴만큼은 어떻게든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빠른 개선이 있어야겠습니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전기차 경쟁에 다소 늦게 참전한 느낌도 드는 BMW인데요. 엊그제 밝혔듯 배터리 전기차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했죠. 방심하다간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BMW가 긴장하고 더 과감하게 결정하고 기술 혁신과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겠습니다. 저는 그릴 빼고는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실내에 대한 기대도 하게 되고요. 물론 운전의 재미가 어느 수준일지도 당연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