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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럭셔리 SUV는?

어지간한 경제력이 아니면 소유하기 어려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인 억대 SUV들이 있습니다. 고급스러움과 첨단 기술로 무장했고, 거기에 브랜드가 주는 무게감 등이 더해지면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좋은 판매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SUV 인기가 높은 곳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고급 차하면 독일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겠죠. 그리고 구매력 있는 독일 시장이니만큼 적어도 독일에서는 독일 모델이 가장 많은 팔릴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급 SUV 판매 강자는 영국 브랜드 랜드로버가 보유한 SUV 레인지로버였습니다. 

레인지로버 / 사진=랜드로버

지난 10월 독일 내 SUV 판매량에서 눈에 띄는 내용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저 판매가 1억 대에서 3억을 훌쩍 넘기는 모델까지 포진해 있는 메르세데스 G클래스가 럭셔리 SUV 월간 판매량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전체 93개 SUV 모델 중 46위에 이름을 올린 G클래스는 10월만 독일에서 총 373대가 신차 등록을 마치며 새로운 주인을 맞았죠.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3322대로, 월평균 332대씩 팔렸습니다. 흔히 G바겐(오프로드 자동차라는 뜻)이라 불리는 이 오프로더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김주혁 씨의 안타까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외국에서는 헐리우드 남녀 스타들이 아끼는 모델, 중동 부자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G바겐만의 강력한 존재감이 부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듯합니다.

G클래스 / 사진=다임러


또 최저 판매가 1억 이상의 SUV 중에 카이엔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독일인들의 포르쉐 부심과 사랑은 유명한데요. 스포츠카 브랜드가 SUV를 내놓았을 때 극심했던 비판과 비난을 생각하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카이엔은 10월 한 달 독일에서 총 162대가 판매됐는데, 수량만 보면 G바겐에 많이 밀렸지만 1월부터 누적 판매량 보면 총 3753대로 G바겐을 넘어섰습니다.  

카이엔 / 사진=포르쉐


하지만 누적 판매량에서 카이엔을 따돌리고 럭셔리 SUV 판매 1위를 차지한 모델은 레인지로버였죠. 10월까지 총 3,773대가 팔려 카이엔과는 박빙의 럭셔리 SUV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독일 운전자들이 인정하는 비독일산 자동차들이 몇 있는데 포드 머스탱, 레인지로버, 토요타 프리우스, 또 브랜드로는 시트로엥 등입니다. 


특히 G바겐과 경쟁 관계에 있지만 오래전부터 독일인들은 레인지로버를 좋아하고 인정하고 있죠. 이런 분위기가 판매로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데요. 새롭게 카이엔디 등장하며 양강 구도가 깨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독일 내 팬덤도 단단하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앞으로도 레인지로버는 G바겐, 카이엔 등과 치열한 경쟁을 독일에서 펼칠 것입니다.

벤테이가 / 사진=벤틀리


그밖에 레인지로버, G바겐, 카이엔의 판매량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지만 마세라티 르반떼, 벤틀리 벤테이가 등도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고 있습니다. 르반떼는 올해 10월까지 900대를 팔았고, 르반떼 가격의 배에 가까운 벤테이가도 400대나 팔려 나갔습니다. 여기에 람보르기니, 페라리, 애스턴마틴 등, 모든 고급 브랜드가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죠. 때문에 SUV 시장의 호황과 함께 억 소리 나는 경쟁은 더욱 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