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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 자동차 클럽이 평가한 VW 아테온의 장단점

제 블로그를 자주 찾는 분들이라면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클럽 아데아체(ADAC)라는 곳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여러 차례 소개를 했고, 제 책에도 잘 설명이 되어 있는 곳이죠. 2014년 기준, 유료 회원의 수만 19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인데요.


회비만 모아도 1년에 1조 5천억 원이 모이고, 정부 보조금 수백억 원이 지원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회원이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긴급 호출하면 출동해 문제를 해결하고, 50여 대의 헬기와 4대의 제트기를 보유한 채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부상자를 실어 오기도 합니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테스트라는 테스트는 다 하는 곳이고, 여기서 회원들을 위해 발행하는 월간지 모터벨트(Motorwelt)는 1300만 부나 매달 인쇄되죠. 독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보는 잡지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상당한데요. 따라서 이곳에서 신차를 어떻게 평가했느냐는 유럽에서 차를 팔아야 하는 제조사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테온 R라인 / 사진=VW

작년 한 해 아데아체는 총 108개 모델을 테스트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그 108개 모델의 점수를 기준으로 평가 순위를 공개했죠. 이중에 곧 한국에 상륙하게 될 아테온 디젤 모델 (240마력)도 있었는데요. 폴크스바겐 모델 중에는 골프 1.5 TSI 모델(8위) 다음으로 좋은 10위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나빴을까요? 항목별로 한 번 그 결과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아데아체는 5단계로 평가 기준을 나눕니다.

0.6점~1.5점 : 최우수

1.6점~2.5점 : 우수

2.6점~3.5점 : 보통

3.6점~4.5점 : 보통 이하

4.6점~5.5점 : 나쁨

잘 보시면 평가가 좋을수록 점수가 낮죠? 독일식 평가 방식이기도 합니다. 전체 평가의 카테고리는 차체와 트렁크, 실내, 안락함, 엔진과 구동, 주행성, 안전성, 환경과 에코테스트 등, 7가지로 나뉩니다. 


여기서 항목별로 다시 나누면 총 28개 부분에 대해 평가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2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보고되죠. 내용을 전부 다 소개해드릴 수는 없고, 간략하게 항목별 점수, 그리고 어느 정도 필요하겠다 싶은 부분에 대해서만 설명을 조금 곁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점수만 봐도 대략 이 자동차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듯하네요.


VW 아테온 2.0 TDI 4모션 DSG (240마력)


기본 성능

<제조사 제공>

2.0리터급 Bi터보  디젤 엔진

질소산화물 처리를 위한 장치로는 요소수 이용하는 SCR 장착. 

240마력, 최대 토크 500 Nm

최고속도 245km/h

0-100km/h : 6.5초 (빠르네요)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2g/km 

공인연비 : 리터당 16.94km

트렁크 용량 : 563리터

연료 탱크 용량 : 66리터


<아데아체 테스트>

추월 가속 (변속기 D 기준, 60-100km/h) : 4.2초

타이어 : 245/ 35 R20 95Y

360도 회전 지름 : 12.0m

아데아체 테스트 제동력 (0-100km/h) : 34.8m

테스트 연비 : 리터당 16.39km

연료 가득 채웠을 때 주행 가능 거리 : 1,080km

시속 130km/h 주행 시 실내 소음 정도 : 67.3데시벨

공차 중량 : 1.825kg

트렁크 기본 용량 : 475리터 


전반적인 성능 평가 : 2.2점 (우수)

가격 : 3.5점 (보통과 보통 이하 경계점)


패밀리 자동차로서의 가치 : 2.7점 (보통)

도심에서의 이용성 : 3.9점 (보통 이하)

장년층 친화도 : 3.3점( 60세 이상, 보통)

장거리 이용성 : 2.3점 (우수)

화물 수송능력 : 2.4점 (우수)

주행의 재미 : 1.8점 (우수)

가성비 : 2.9점 (보통)

에코테스트 : 별 3개 (다섯 개 만점)

아데아체 아테온 테스트 자료 일부 / 출처=아데아체 PDF

주행 성능이 다른 부분에 비해 평가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경우 역시 디젤이라고 해도 중형급 이상의 모델인지라 에코테스트에서는 보통 수준으로 평가됐고 가성비는 그리 나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항목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차체 및 트렁크 항목 : 2.4점 (우수)

품질 : 1.9점 (우수)

일상성 : 2.8점 (보통)

램프 및 시인성 : 2.7점 (보통)

승하차 편의성 : 2.7점 (보통)

트렁크 용량 : 1.9점 (우수)

트렁크 사용 편의성 : 2.7점 (보통)

트렁크 활용성 : 2.6점 (보통)

사진=VW

전체적으로 아테온의 조립 마감 상태,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가였습니다. 1.9점이면 상당히 좋은 점수입니다. 다만 아쉬움이라면 파사트와 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일 텐데요. 실내 스타일이나 구성 등에서 변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은 독일 자동차 전문가들 대부분이 지적한 내용이기도 했죠. 한국에 파사트 GT가 먼저 출시되기 때문에 아테온의 실내를 이 파사트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도 있는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시야의 경우 앞쪽 정면과 앞 측면 모두 좋다고 봤네요. 특히 정면 지면 상태 파악이 아주 좋다고 했습니다. 다만 역시 쿠페형이라는 점은 후방 시인성의 경쟁력을 낮추는 부분이 됩니다. 다만 각 필러(유리와 유리 사이의 기둥)가 시야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후방 카메라가 잘 안 보인다는 점도 좋게 평가된 점이었네요. 아데아체가 강조하는 점 중의 하나가 리모컨 키의 보안성으로, 도난 방지 기능이 아테온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실내 항목 : 2.4점 (우수)

조작 편의성 : 2.0점 (우수)

멀티미디어 및 커넥티비티(연결성) : 2.1점 (우수)

앞좌석 공간 : 2.5점 (우수)

뒷좌석 공간 : 3.4점 (보통)

좌석 공간 활용성 : 2.6점 (보통)

사진=VW

운전대의 크기나 위치, 페달 및 기어 박스의 위치 등도 전체적으로 인간 공학적이라며 좋은 점수를 줬습니다. 아날로그이든 디지털 디스플레이이든 낮과 밤 모두 가독성이 훌륭하다고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실내 조작 버튼이나 디스플레이 등이 다루기 쉽다고 했는데 이 점은 VW이 예전부터 잘 해오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제스처 컨트롤 기능이 있긴 하지만 좌우 쓸어 넘기기기 정도 외엔 정교한 작업은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터치할 때의 지문이 묻어나는 것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어쩔 수 없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좌석은 장거리에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수준이고 등받이의 지지력도 괜찮고 운전자 시트에는 옵션으로 마사지 기능이 들어가 있는 모양입니다. 뒷좌석 평가가 가장 안 좋았는데, 무릎 공간은 2m 이상의 성인에게도 넉넉한 편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머리의 경우 1m 85센티미터 이상의 탑승자는 지붕에 닿게 된다네요. (독일 기준에서 남성의 표준 신장은 180cm가 넘습니다. 대략 185cm정도...)

아테온 평가 결과표 / 출처=아데아체


안락함 항목 : 2.0점 (우수)

서스펜션 : 1.8점 (우수)

좌석 : 2.3점 (우수)

실내 소음 수준 : 2.6점 (보통)

냉난방 능력 : 1.5점 (최우수)

적응형 댐퍼가 기본 적용된 서스펜션은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자갈길에서 충격 흡수력이 만족스럽다고 평했네요. 또 스포티 모드를 포함해 15단계까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장거리 운전 시 안락함 역시 좋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이 아닐까 싶네요. 실내 소음 수준은 보통으로 프레임 없는 도어 유리는 염려했던 것보다 풍절음이 덜했다고 했습니다. 


에어컨 능력이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네요. 풀에어컨의 경우 공기 품질 센서가 있어서 재순환 기능을 자동으로 자동차가 제어할 수 있습니다. 안개 제거 등에 이점이 있는 전방 유리창 히터도 성능이 괜찮은 듯합니다.


엔진 및 구동 항목 : 1.6점 (우수)

주행 성능 : 1.3점 (최우수)

주행 정제 능력 (부드러움 및 정숙성) : 2.0점 (우수)

변속기 : 1.8점 (우수)

사진=VW

아테온 디젤 라인업 중 가장 힘이 좋은 240마력의 모델이라는 게 아무래도 좋은 점수를 받게 한 듯합니다. 무거운 편이지만 0-100km/h 능력(6.5초)도 좋고 추월 가속 능력 (60-100km/h, 4.2초)도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저속에서 견인하는 힘이 좋고 반응이 꽤 빨랐다고 평가했네요. 특히 무게가 있음에도 민첩성에서 인상적이었다고 주행 감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240마력의 경우 190마력 TDI보다 더 정숙하고 부드러운 엔진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4기통임에도 말이죠. 7단 DSG는 역시 빠르고 정확한 편인 듯합니다. 주행 안전성과 역동성의 발란스는 아테온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데아체 평가에서 다시 한번 이 부분이 확인이 됐습니다. 고속에서의 안전감도 좋고 전체적으로 선명한 주행성능을 보여줬습니다.


제동력 또한 높게 평가됐습니다. 스포츠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급의 세단이 보여줄 수 있는 괜찮은 수준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조향성능 결과 또한 인상적입니다. 흔들림이 적고 안정감 있는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안전성 항목 : 1.5점 (최우수)

안전장치 활동성 : 1.1점 (최우수)

탑승자를 위한 수동 안전성 : 1.5점 (최우수)

어린이 안전성 : 2.2점 (우수)

보행자 안전성 : 1.8점 (우수)

매우 다양한 안전 시스템을 아테온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항목 중 이 부분이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차선 자동 변경 시스템이나 자동 추월 기능 등, 2~3가지 정도를 제외하면 여러 안전 기능을 경험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요. 충돌 안전성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아데아체의 평가 결과였습니다.


환경 및 에코테스트 항목 : 3.1점

연비 및 CO2 : 4.1점 (보통 이하)

오염 물질 : 2.1점 (우수)

연비 부분은 가장 안 좋은 점수를 얻었는데요.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공인연비는 리터당 16.94km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 도로에서 주행한 테스트 연비의 결과는 리터당 16.39km였습니다. 이 정도의 편차는 괜찮은 수준이 아닌가요? 다만 이로 인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2g/km가 아닌 193g/km가 되었고, 이점이 점수를 크게 깎아 먹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VW

참고로 시내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4.49km, 외곽도로에서는 리터당 18.51km,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4.92km였다고 하네요. 오염 물질 배출 결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질소산화물 제어도 잘 되어서 50점 만점에 39점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역시 요소수를 이용한 선택적 환원촉매 방식(SCR)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NOx 제어 방법으로 보입니다. 


이번 테스트 결과를 종합하면, 아테온은 민첩함과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 등, 훌륭한 주행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배기가스도 안정적이고, 안전성과 주행의 안락함에서도 수준급의 자동차임을 확인시켰습니다. 다만 쿠페 구조가 갖고 있는 후방 시야의 답답함, 그리고 뒷좌석 머리 공간이 그리 여유가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는데요.


거기다 파사트GT와 실내 품질이나 구성, 디자인에서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테온의 아쉬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의 높은 가격은 감수해야만 한다는 점인데요. 상당히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한국 고객을 찾게 될 아테온이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추가 : 다음 자동차 칼럼 못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두 개의 내용을 링크걸겠습니다.

칼럼 1 : 독일 프리미엄 3사 중에 벤츠만 웃을 수 있었다

칼럼 2 : 전문가 75% "자율주행차와 같은 도로 달리고 싶지 않다"


* 요청 : 그리고 내용 전체를 허락받지도 않은 채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또 홈페이지 등으로 긁어가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