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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i30와 크루즈, 준중형 왜건이 기대되는 이유

왜건. 한국에선 참 뭣 취급 당하는 불쌍한 차. 노치백과 SUV 사이에 끼어 애매한 위치에 놓은 바보같은 뇨석!

하지만 이번엔 좀 기대감을 갖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한국에서 기획 제조되는 두 대의 준중형 왜건에 대한 이야기죠. 아시다시피 i30나 크루즈 왜건의 공개는 이미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내에서 언제쯤 팔릴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i30의 경우 연말에 한국에서 판매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긴 합니다만 크루즈 왜건은 일단 해외의 판매 반응이나 한국 내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에 결정을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자세 안나오는 게 비싸기까지?' 라는 비난의 시선이 가장 클 것입니다.

메이커도 좀 더 자신을 갖고 한국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는, 소극성도 얼만큼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준중형 왜건이 중형급 이상 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가능성이 더 있다고 저는 보고 있구요. 왜 그런지 세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스타일과 비율이 좋아요~

보통 왜건하면 중형급을 생각하게 됩니다. 중형급은 노치백 세단 그 자체로 이미 어느 정도 발란스가 잘 맞아 보이죠. 거기에 트렁크 공간을 잡아 늘렸다고 생각이 들어 차의 자세가 어색해 보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운전자들 시각에서요.

그런데 준중형 왜건의 경우는 위의 사진들을 봐서 알겠지만 비율 자체가 어설프지가 않아요. 키가 180인 사람이 앉은 키가 1미터 20센티라고 (헉!!) 해보세요. 그런데 준중형 왜건들은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괜찮아서 앉은 키와 일어서서 잰 키의 비율이 적절한 것이죠.

이런 좋아진 비율은 기본적으로 SUV 등을 잘 만들고 디자인해오면서 얻어낸  노하우에 따른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해외브랜드들의 왜건 느낌 보다 훨씬 우리의 눈에 익숙해 보입니다.

 

깔끔하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골프 왜건입니다. 차 참 좋아요. 하지만 "나 왜건이거든?" 이러고 있는 스타일입니다. 그에 반해 크루즈나, 특히 i30의 경우는 사진상으로 봐서는 저게 왜건인지 아닌지 분간이 잘 안갈 정도로 아주 유니트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크루즈는 그동안 후방램프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참 맘에 안들어 아쉬웠고, 크루즈 해치백은 해치백 특유의 개성 있는 뒤태를 구현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크루즈 왜건은 이 두가지가 적절히 해소가 된 듯 보입니다. 물론 생김새에 대해선 본인들 취향이 있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 이 정도면 잘 나왔다고 봅니다.

디자인과 차체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준중형 모델 두 가지는 성공적이다! 이게 첫 번째 성공의 이유이구요. 그 다음 두 번째는 역시 실용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실용성이 좋아요~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트렁크 공간이 넉넉합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SUV에 비해 짐싣고 내리기도 더 편하죠. 뿐만 아니라 동급 (콤팩트 SUV)에 비해 가격도 저렴합니다. 우리가 왜건이 일단 세단 모델에 비해 더 비싸기 때문에 차가 비싸다고 생각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어놓았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형 왜건을 사느니 그 돈이면 SUV를 사겠다고 말하면 그건 설득력이 있지만 왜건이 비싸서 SUV 산다고 하면 준중형 왜건 기준에선 적절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엄마들이 부담없는 가격으로 유모차 편히 실을 수 있는 준중형 왜건을 끌고 다니는 것, 이런 점도 실용적인 관점에서 체크해봄직한 부분이 아닌가 싶군요.

 

 

3. 안전성도 좋아요~

마지막은 안전성입니다. 전복의 위험도 SUV 보다 덜하고 추돌 시에도 뒷공간으로 인해 운전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뛰어난 게 왜건입니다. 거기다 직진안전성도 좋구요. 특히 준중형의 경우는 차체가 작기 때문에 이런 보강된 안전성은 상대적으로 중형이나 준대형 왜건에 비해 더 크게 와닿게 됩니다.

같은 값이라면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나 젊은 엄마에겐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준중형 왜건은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다 해당되는 부분이겠지만요.

디자인이면 디자인, 실용성이면 실용성, 안전성이면 안전성...모든 면에서 준중형 왜건은 좋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돈 많으면 더 큰 차 사고, 좋은 외제차 사고 싶죠. 하지만 크루즈 왜건이나 i30 왜건이 나의 현실과 맞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 오늘 독일에선 크루즈 왜건 판매가격이 공개됐습니다.  크루즈 세단 보다 약 1,000유로 더 비싸더군요.

그 정도면 한화로 145만 원 정도 됩니다. 이걸 크루즈 대비해서 더 비싸니까 비싼차라고 생각지 마시고, 세단과 SUV의 장점이 합쳐진 그런 차의 가격이라고 생각들 하시면 어떨까요? 뭐 워낙 요즘 한국에서 차가격이 상승해버려 가격에 대해 뭔 얘길 해도 여러분 마음에 들진 않겠지만, 준중형 왜건의 가치! 그것만 보고 고민한다면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현대i30가 됐든, 크루즈 왜건이 됐든, 아주 괜찮은 준중형 왜건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았으면 합니다. 제가 왜건 전도사도 아니고, 자동차 판매사원 아니고. 이 점은 다들 아시잖습니까? 그저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에서 적어 본 글이오니 오해들 없으셨음 좋겠네요.

왜건들 힘내라이~ ㅎㅎ

(오랜만에 더모터스타에 롱버텀님의 글이 실렸습니다. '포르쉐 매니저가 스바루를 타는 이유' 라는 글인데요. 특정한 메이커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니까 오해 없이 한 번 방문해서 읽어보시기 바랄게요.)

http://www.themotorstar.com/column/column_view.asp?bid=long&idx=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