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러시아 스포츠카 야심작, 람보르긴스키(?)


글라스노스트(개방),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그리고 고르바초프...전 세계 이념의 벽을 허물고 대변혁을 이끈 고르바초프.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옐친 대통령...하지만 진정한 러시아 개방의 수혜자들은 올리가르흐(과두재벌, 신흥재벌)들이었습니다.

민영화 과정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한 이 신흥재벌들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데요. 뭐 잘 아시는 것처럼 첼시 구단주 같은 친구도 대표적인 올리가르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떠오르는 국가 러시아가 딱 하나,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만큼은 관심에 비해 아직까지 힘을 펴지 못하는 실정인데요. 그나마 Lada 같은 국민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자동차 품질이나 디자인, 인지도 등에선 아주 낮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 많은 올리가르흐 4명이 모여 만든 작은 수제 자동차 회사가 러시아와 유럽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Marussia" , 우리말로 바꾸면 '마러시아' 정도가 될까요? 암튼 나름 오랜 세월 별러온 고급 스포츠카 시장에 본격 뛰어들 게 된 회사의 이름입니다.


그들이 현재 주문 제작을 하고 있는 두 가지 모델인데요. 앞에 보이는 것이 B-1이고 뒤에 보이는 것과 세번 째 사진이 B-2 모델입니다. 어떠세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를 잘(?) 섞어놓은 것 같지 않나요?

디자인이 다소 논란은 있지만, 성능에서는 상당히 인정을 받아 벌써 유럽에선 '바퀴달린 로켓'이라고까지 긍정적으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3년 전에 세운 이 회사는 15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40대가 팔려나갔고 그 중에 절반 정도는 러시아가 아닌 유럽에서 들어온 주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몇 년 안에 만 대 정도를 판매하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세워둔 상태라고 하는군요.


가만히 보시면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모델은 람보르긴스키 같기도 하고 어떤 건 페라리스키, 부가티프, 또 어떻게 보면 아우디스키 같기도 하구요. 하여간 전체적으로 보면 여기저기서 짜깁기가 잘 된 듯 보이기도 합니다. ㅡㅡ; 성능은 어떤 엔진을 썼는지는 확인이 안되는데요 6기통에 422마력 정도이고, 제로백은 4.2초 정도로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회사가 이런 디자인적인 비아냥을 뛰어넘는 상당히 진지하고 거창한 계획을  하나 더 갖고 있는데요. 바로 F-1 참가가 그것입니다. 얼마전 러시아에서 F1을 개최하겠다는 푸틴의 의지 표명도 있던 것으로 아는데요. 그만큼 지금 러시아는 국가와 기업이 함께 고급스포츠카 시장을 시작으로 자동차산업에서도 세계와 겨루기 위한 준비과정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과거 전쟁 때 폭탄을 제조하던 허름한 공장을 사들인 MARUSSIA!... 조만간 50,000유로짜리 지프 모델도 새롭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세계 자동차 시장의 핵폭탄이 될 수 있을런지...한 번 관심 있게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