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문지가 잘 팔리는 독일이다 보니 전문 매체들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빈도와 또 그 내용이 다양한 편입니다. 디자인이 좋은 차에 관해 묻는 조사도 있고, 신차 관련한 설문, 또 완성차 브랜드 이미지, 잔고장 관련한 내구성 설문, 그밖에 자동차용품 선호도, 또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자동차 전장 시스템 관련한 조사 등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이런 질문과 대답 덕에 소비자들이 어떤 브랜드를 어떻게 보고 있고, 어떤 기능을 좋아하고 있으며, 어떤 트렌드에 민감한지 시장의 변화를 소비자 그 자신이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그동안 여러 조사 내용을 저도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독일 양대 매체라 할 수 있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와 아우토빌트의 연례 조사를 그간 주로 소개해왔습니다만 오늘은 아우토차이퉁에서 실시한 ‘브랜드 이미지 조사’ 결과를 한 번 함께 확인해 볼까 합니다.
양대 매체보다 규모는 작지만 오래됐고, 고정 고객층도 있는, 넘버 3 정도의 자동차 종합 잡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14,000명 이상의 독자들이 참여를 했다고 해당 매체가 밝혔습니다. 총 20개의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해 독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자동차 브랜드에 체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스무 가지 질문에 대한 평균 응답률을 기준으로 종합 순위도 공개했습니다. 긴말 더 필요 없겠죠? 바로 질문과 대답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Q : (기술) 진취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1위 : BMW (47.2%)
2위 : 아우디 (43.5%)
3위 : 테슬라 (42.1%)
4위 : 메르세데스 (39.0%)
5위 : 폴크스바겐 (29.4%)
6위 : 포르쉐 (26.1%)
7위 : 토요타 (24.6%)
8위 : 볼보 (23.4%)
9위 : 현대자동차 (20.5%)
10위 : 폴스타 (16.7%)
BMW는 수년째 독일 내에서 기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좋은 엔진, 좋은 핸들링, 그리고 효율적인 엔진 등으로 이런 이미지를 쌓았죠. i3와 i8 같은 차들의 등장도 좋은 기술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역할을 했습니다. 테슬라는 역시 소프트웨어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3위까지 올라왔습니다.
현대차가 보이는 점도 새로운 점인데요. 아무래도 수소차, 그리고 배터리 효율 괜찮은 전기차 등이 이런 이미지를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아닌가 합니다. 볼보가 만든 전기차 브랜드 폴스터가 10위 안에 진입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Q : 안락한 자동차를 만드는 곳은?
1위 : 메르세데스 (61.7%)
2위 : BMW (44.4%)
3위 : 아우디 (39.5%)
4위 : 롤스로이스 (32.3%)
5위 : 벤틀리 (29.2%)
6위 : 볼보 (26.9%)
7위 : 폴크스바겐 (21.1%)
8위 : 렉서스 (16.6%)
9위 : 랜드로버 (14.5%)
10위 : 포르쉐 (13.9%)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같은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가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경험치가 높은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벽을 넘기는 어려웠네요.
Q :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곳은?
1위 : 메르세데스 (60.7%)
2위 : BMW (53.3%)
3위 : 볼보 (52.2%)
4위 : 아우디 (48.9%)
5위 : 폴크스바겐 (34.6%)
6위 : 포르쉐 (26.7%)
7위 : 토요타 (18.1%)
8위 스코다 (18.0%)
9위 : 포드 (16.5%)
10위 : 오펠 (14.5%)
안락함과 안전 항목에서 역시 독일인들은 벤츠의 손을 들어줍니다. 볼보도 역시 높은 지지를 받았네요. 스코다, 포드, 오펠 등도 모두 독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브랜드들이죠. 자국산 브랜드, 혹은 독일 내 법인이나 공장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은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Q : 효율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곳은?
1위 : 폴크스바겐 (32.2%)
2위 : 토요타 (27.5%)
3위 : 테슬라 (23.9%)
4위 : BMW (22.6%)
5위 : 스코다 (21.4%)
6위 : 오펠 (19.2%)
7위 : 아우디 (17.5%)
8위 : 포드 (17.1%)
9위 : 현대자동차 (16.3%)
10위 : 기아 (16.0%)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고, 브랜드 간 편차 또한 크지 않죠? 여기에서 효율은 연비 효율을 의미합니다.
Q : 가성비 좋은 제조사
1위 : 스코다 (35.7%)
2위: 다치아 (31.5%)
3위 : 현대자동차 (28.9%)
4위 : 기아 (27.6%)
5위 : 포드 (24.3%)
6위 : 세아트 (23.1%)
7위 : 오펠 (21.7%)
8위 : 토요타 (15.9%)
9위 : 마쯔다 (15.0%)
10위 : 폴크스바겐 (12.7%)
스코다는 체코 브랜드로 폴크스바겐 인수 후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가성비 중 성능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제조사죠. 반면 다치아는 루마니아 회사로 르노에 속합니다. 철저하게 가격,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그런 브랜드입니다. 스코다와 그 결이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와 기아는 늘 가성비 순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죠. 어쩔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 다져온 이미지라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물론 여전히 가격과 무상보증 등,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 영업 중입니다.
Q : 좋은 전기차를 만드는 자동차 회사는?
1위 : 테슬라 (59.0%)
2위 : 폴크스바겐 (24.3%)
3위 : BMW (23.8%)
4위 : 아우디 (19.4%)
5위 : 폴스타 (19.0%)
6위 : 포르쉐 (14.4%)
7위 : 현대자동차 (13.3%)
8위 : 토요타 (12.9%)
9위 : 르노 (12.7%)
10위 : 메르세데스 (12.6%)
압도적으로 테슬라에 표가 몰렸네요. 품질 논란도 있고, 오토파일럿 관련 논란도 여전합니다만 어쨌든 전기차 하면 테슬라라는 공식은 당분간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합니다.
Q : 잔존가치 좋은 브랜드
1위 : 메르세데스 (46.2%)
2위 : 포르쉐 (44.8%)
3위 : BMW (42.0%)
4위 : 아우디 (37.6%)
5위 : 람보르기니 (22.1%)
6위 : 페라리 (21.5%)
7위 : 폴크스바겐 (20.9%)
8위 : 부가티 (18.1%)
9위 : 롤스로이스 (17.9%)
10위 : 애스턴마틴 (16.6%)
Q : 호감 가는 브랜드
1위 ; BMW (34.4%)
2위 : 아우디 (27.4%)
3위 : 메르세데스 (24.2%)
4위 : 포르쉐 (21.2%)
5위 : 볼보 (20.0%)
6위 : 스코다 (19.2%)
7위 : 폴크스바겐 (16.9%)
8위 : 현대자동차 (15.4%)
9위 : 포드 (14.4%)
10위 : 오펠 (13.4%)
Q : 잘 만들어진 (조립 가공의 의미) 자동차는…
1위 : 메르세데스 (58.5%)
2위 : BMW (57.4%)
3위 : 아우디 (56.5%)
4위 : 포르쉐 (40.2%)
5위 : 볼보 (31.3%)
6위 : 폴크스바겐 (30.6%)
7위 : 롤스로이스 (24.1%)
8위 : 벤틀리 (23.1%)
9위 : 부가티 (18.5%)
10위 : 스코다 (17.7%)
보통 이 항목의 1위는 그동안 아우디의 차지였습니다. 아우토빌트나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조사 결과에서는 늘 그랬죠. 그런데 이번 아우토차이퉁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Q : 장치(풍부한 기본 사양, 또는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한 것 의미)들이 잘 갖추어진 자동차의 브랜드는?
1위 : BMW (34.8%)
2위 : 메르세데스 (34.3%)
3위 : 아우디 (31.0%)
4위 : 현대자동차 (24.9%)
5위 : 기아 (22.0%)
6위 : 포르쉐 (20.1%)
7위 : 스코다 (19.8%)
8위 : 볼보 (19.7%)
9위 : 폴크스바겐 (18.4%)
10위 : 토요타 (16.8%)
가성비 항목을 제외하고 현대와 기아가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인 곳입니다. 두 가지 의미가 담긴 질문인 듯 보이는데요. 하나는 다양한 옵션, 풍부하게 여러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들이고, 따른 하나는 기본 사양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브랜드들입니다. 현대나 기아는 경쟁 브랜드에서 선택 사양인 것을 기본 사양으로 해주는 경우가 더 있고, 그것이 순위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Q : 신뢰할 만한 브랜드
1위 : 메르세데스 (48.8%)
2위 : BMW (48.8%)
3위 : 아우디 (43.3%)
4위 : 볼보 (32.6%)
5위 : 폴크스바겐 (32.5%)
6위 : 토요타 (29.5%)
7위 : 포르쉐 (27.7%)
8위 : 스코다 (16.9%)
9위 : 마쯔다 (16.9%)
10위 : 포드 (16.9%)
메르세데스-벤츠가 소수점 이하에서 갈려 아슬아슬하게 BMW를 따돌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
1위 : 테슬라 (46.2%)
2위 : 토요타 (28.9%)
3위 : BMW (26.2%)
4위 : 폴크스바겐 (24.6%)
5위 : 아우디 (20.2%)
6위 : 메르세데스 (18.1%)
7위 : 볼보 (17.3%)
8위 : 현대자동차 (16.0%)
9위 : 폴스타 (15.4%)
10위 : 오펠 (13.1%)
Q : 스포티한 자동차를 만드는 곳은?
1위 : 포르쉐 (62.3%)
2위 : 람보르기니 (50.7%)
3위 : BMW (50.4%)
4위 : 페라리 (48.4%)
5위 : 맥라렌 (43.7%)
6위 : 아우디 (38.3%)
7위 : 애스턴마틴 (38.0%)
8위 : 마세라티 (37.9%)
9위 : 메르세데스 (30.8%)
10위 : 알파로메오 (30.0%)
이렇게 해서 20개 질문에 대한 독일 자동차 팬들의 대답을 확인해봤습니다.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었죠. 우선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시장 지배력, 영향력이 독일 내에서는 정말 강력하다는 점입니다. 독일인들이 독 3사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인식의 틀이 무척 단단해 이 틀을 깨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독일 프리미엄 3사를 제외하면 볼보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여러 의미 있는 항목에서 볼보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포르쉐를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독일인들이지만 포르쉐에 점수를 박하게 주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스포츠카 브랜드가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그 가치 영역을 확장해 보는 그런 이유에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현대와 기아는 많은 이미지 개선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가성비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여전하기 때문에 이를 깨기 위해서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유럽 시장 성패와 무관하게 친환경 브랜드 전략으로 이미지를 재정립하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 얘기는 틈날 때마다 했는데, 과연 어떻게 현대차그룹이 미래 전략을 세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내용은 말 그대로 브랜드에 대한 ‘인상평가’입니다. 명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한 테스트 결과가 아니란 얘기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왜 이런 이미지를 갖게 되고, 어떻게 이런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되었는지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장은 이런 이미지 위에서 작동이 된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끝으로 종합 순위입니다. 앞서 이야기해드린 것처럼 20개 질문에서 각각의 브랜드가 받은 지지율이 있습니다. 이를 평균낸 결과인데요. 여기 나온 퍼센트를 브랜드 가치 순위로 직접 연결해 보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오해 있으실까 봐 다시 한번 더 설명 드렸습니다. (괄호 안 숫자는 지난해 순위)
1위 : BMW (1) 40.2%
2위 : 메르세데스 (2) 38.4%
3위 : 아우디 (3) 34.6%
4위 : 포르쉐 (5) 26.3%
5위 : 폴크스바겐 (4) 23.0%
6위 : 볼보 (6) 21.5%
7위 : 테슬라 (15) 19.7%
8위 : 토요타 (9) 18.3%
9위 : 스코다 (8) 18.0%
10위 : 현대자동차 (10) 17.3%
11위 : 포드 (7) 16.5%
12위 : 기아 (14) 14.9%
13위 : 오펠 (11) 14.8%
14위 : 페라리 (12) 13.9%
15위 : 마쯔다 (13) 13.6%
16위 : 람보르기니 (18) 13.5%
17위 : 애스턴마틴 (17) 13.1%
18위 : 세아트 (16) 13.0%
19위 : 맥라렌 (20) 12.8%
20위 : 벤틀리 (19) 11.5%
21위 : 롤스로이스 (21) 12.2%
22위 : 렉서스 (23) 12.0%
23위 : 재규어 (22) 11.9%
24위 : 마세라티 (28) 11.5%
25위 : 부가티 (25) 11.5%
26위 : 르노 (24) 11.2%
27위 : 폴스타 (37위) 11.1%
28위 : 푸조 (26) 11.0%
29위 : 혼다 (29) 10.7%
30위 : 알파로메오 (27) 10.5%
31위 : 미니 (33) 10.1%
32위 : 랜드로버 (30) 10.0%
33위 : 쿠프라 (36) 9.7%
-쿠프라는 스페인 브랜드 세아트가 내놓은 고성능 브랜드
34위 : 닛산 (34) 9.6%
35위 : 다치아 (32) 9.0%
36위 : 시트로엥 (31) 8.8%
37위 : 알피느 (35) 8.7%
-알피느는 르노가 운영하는 스포츠, 레이싱용 자동차 제작용 서브 브랜드
38위 : 로터스 (40) 8.4%
39위 : 미쓰비시 (39) 8.1%
40위 : 스바루 (42) 7.9%
41위 : DS (41) 7.9%
42위 : 피아트 (38) 7.8%
43위 : 아바스 (43) 7.8%
-아바스는 피아트 고성능 모델 만드는 서브 브랜드
44위 : 스마트 944) 7.8%
45위 : 지프 (46) 7.6%
46위 : 스즈키 (45) 7.6%
47위 : 쉐보레 (48) 7.4%
48위 : 캐딜락 (47) 7.4%
49위 : 쌍용자동차 (49)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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