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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아우디 Q8 등장에 애매해진 Q7

아우디가 SUV 쿠페 Q8을 공개했습니다. 이로써 라이벌들, 그러니까 BMW X6, 메르세데스 GLE 쿠페 등과 경쟁할 수 있게 됐죠. 사실 저는 SUV에 이런 쿠페가 왜 필요한지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만, 일반 SUV보다 좀 더 역동적 느낌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Q8 / 사진=아우디


그런데 저는 Q8이 공개되던 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Q7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하고 말이죠. Q8을 쿠페라고는 했지만 그다지 형태상 Q7과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요. 말 백 번 해봐야 소용없으니 일단 제원과 사진으로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위 : GLE, 사진 아래 : GLE 쿠페 / 제공=다임러


메르세데스의 GLE와 GLE 쿠페의 옆에서 본 사진인데요. B필러를 지나면서부터 지붕의 기울어지는 각도가 확연하게 차이를 드러냅니다. 흰색 쿠페는 마치 패스트백 같은 느낌을 주죠. 뒷좌석은 사진상으로만 봐도 머리 쪽 공간이 GLE 일반형이 더 넉넉해 보입니다. 참고로 저 상태에서 달리면 와류 영향을 덜 받는 것은 쿠페가 아닌 일반형이라는 거. 이번에는 다른 모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위 : X5 , 사진 아래 : X6 / 제공=BMW


X5와 X6의 비교인데요. 역시 차이가 분명하죠? 처음에 나왔을 때 참 욕 많이 먹었던 X6이지만, 그래도 생각 이상으로 팔려나가면서 SUV 쿠페라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안착시켰습니다. X6 때문에 GLE 쿠페, Q8 등이 나온 것일 테니까요. 이번에는 아우디 Q8과 Q7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위 : Q7, 사진 아래 : Q8 / 제공=아우디


앞에 두 사진과 비교해 Q7과 Q8의 형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언뜻 사진상으로는 최저 지상고가 Q8이 조금 낮아 보이는 정도라고 할까요? 심지어 같은 플랫폼에서 나온 람보르기니 우루스보다 덜 쿠페 같습니다. 이번에는 단순히 전장(길이), 전폭(넓이), 전고(차의 높이)만 비교해 다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기준으로, 한국과는 범퍼 등에서 차이가 있어 다시 수치가 다를 수 있습니다.)


BMW X5 전장 : 4,886mm,  전폭 : 1,938mm,  전고 : 1,762mm

BMW X6 전장 : 4,909mm,  전폭 : 1,989mm,  전고 : 1,702mm

X6가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넓고, 충분히 높이에서 차이(60mm)가 나네요. 물론 새로 나온 X5와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줄지만, X6도 신형이 나오면 다시 어느 정도 간격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벤츠 GLE      전장 : 4,819mm,  전폭 : 1,935mm,  전고 : 1,796mm

벤츠 GLE 쿠페 전장 : 4,900mm,  전폭 : 2,003mm,  전고 : 1,731mm

역시 GLE 쿠페가 더 길고, 더 넓고, 충분히 높이에서 차이(65mm)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우디 Q7과 Q8은 어떨까요?


아우디 Q7 전장 : 5,052mm,  전폭 : 1,968mm,  전고 : 1,740mm

아우디 Q8 전장 : 4,999mm,  전폭 : 1,995mm,  전고 : 1,705mm

길이는 오히려 Q7이 더 길고, 폭의 차이도 상대적으로 적고, 전고 역시 35mm 수준으로 역시 크지 않습니다. 만약 아우디 Q7의 부분변경이 2020년쯤 이뤄진다면, 그리고 그때 비교적 큰 폭으로 Q7이 변화를 맞아 차이를 더 둔다면 어느 정도 이해는 되겠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X5와 X6의 고객층이 겹칠 확률보다 Q7과 Q8의 고객층이 겹칠 확률이 더 커 보입니다.


공간에 대한 제약이 덜하고, 형태 차이가 분명하지 않고, 스타일은 더 좋은데 거기에 고급스러워진 신형이다? 매장에 두 대의 SUV가 세워져 있다면 방문객 시선은 아무래도 Q8에 먼저 갈 수밖에 없겠죠. 거기다 앉아 보니 공간이 의외로 넉넉하고 헤드룸까지 부족하지 않다면 Q7을 사려던 고객은 갈등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Q8 콕핏 / 사진=아우디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뒷좌석의 경우 1m 90cm의 성인이 앉아도 머리 공간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autobild.de

 

신형 Q8은 X6와 GLE SUV와의 쿠페 경쟁에서 새로운 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까요? Q8 등장으로 라이벌들만 긴장하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 Q7이 더 긴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Q5와 Q8 사이에서 존재감을 살려야 하는 Q7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