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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E클래스 허리통증 관련 논란이 된 글을 쓴 이후

지난주였죠. 'E클래스 허리통증 숨은 원인은 디스플레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오늘은 이 글과 관련한 추가 내용을 써볼까 하고요. 네. 일반적 경우는 아니죠. 하지만 잘못 전달이 되었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분들도 계신 거 같아 한 번 다시 정리를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간단하게 문답 형식으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지난 글을 요약한다면?


E클래스 일부 운전자들이 허리통증을 호소한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졌죠. 언론에서는 페달 위치의 문제라고 추측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글에서 벤츠가 새로운 실내 디자인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더블 디스플레이 위치와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계기반은 물론 중앙 디스플레이 역시 기존과 달리 중심축에서 각각 우측과 좌측으로 조금씩 이동이 있었다는 그런 내용이었고, 그것이 페달과 함께 일부 운전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긴 것 같다는 것이었죠.

E클래스(5세대) 실내 / 사진=다임러


페달만이 원인이 아니다?


처음 썼던 글이 다음과 네이버 등에 소개되면서 여러 댓글이 달렸습니다. 자세히 읽어보진 못했지만 비판적인 내용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페달이 문제이거나 시트 문제이지 무슨 디스플레이 타령을 하느냐? 왜 물타기 하고 있느냐 등의 의견들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물타기를 할 이유 없습니다. 오히려 벤츠에겐 더 불편한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페달이 허리 통증 문제와 무관하다고 이야기를 한 적도 없습니다. 글 제목이 혼동을 드렸을 수는 있겠지만 분명 페달과 디스플레이의 복합적 이유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추론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됐던 모양입니다.


페달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사실 당시 소식을 전한 뉴스는 물론 많은 분이 공통으로 지적한 것이 페달이 변속기 변화로 인해 운전자 기준, 왼쪽으로 더 밀려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전 모델에 들어가던 7단 자동변속기가 더 큰 9단 변속기로 바뀌면서 그로 인해 운전자 레그룸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선 현 5세대 전 모델인 4세대 E클래스는 2013년 모델 부분변경을 하게 되죠. 이후 2014년 초, E클래스 350 블루텍 모델에 9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됩니다. 벤츠 자체 개발된 후륜 변속기죠. 그리고 다시 몇 개월 간격을 두고 220 블루텍, 250 블루텍 등에도 이 9단 변속기가 들어갑니다. 


물론 한국에도 수입되었고, 220 블루텍의 경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당시 벤츠 E클래스 중 가장 많이 한국에서 팔렸을 겁니다. 만약 9단 변속기에 따른 레그룸 부족에 따른 것이라면 4세대 E클래스 운전자들 일부도 같은 증상을 호소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5세대보다 4세대는 전장이나 전폭이 더 짧고 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와 9단 자동변속기는 무게나 크기 등이 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무게는 더 가볍다고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시트가 잘못된 걸까요? 해외에서 일부 불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있지만 시트를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벤츠가 시트를 잘못 만들 가능성도 적고, 만약 시트 문제라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더 이 문제는 부각됐을 겁니다.

벤츠 9단 자동변속기 / 사진=다임러


운전자의 자세 문제?


일부에서 그런 얘기가 나옵니다. 올바른 운전 자세를 취하지 않아 발생한 일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자세의 문제라면 굳이 E클래스 특정 모델 (W213) 오너들만 이야기하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E클래스 오너들만 안 좋은 자세를 취한다?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E클래스 일부 오너들이 느끼는 허리 통증은 변속기 변화에 따른 페달 문제, 혹은 운전자의 자세 문제 이외의 어떤 요인이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외의 요인은 디스플레이와, 정확하게는 디스플레이 위치와 관련이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E클래스 계기반 디스플레이 위치도? 

E클래스 / 사진=다임러


네. S클래스는 이미 밝힌 것처럼 도움을 받아 측정한 결과 계기반 디스플레이가 시트 중심축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대략 20mm 정도 옮겨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중앙 디스플레이 역시 좌측으로 옮겨간 것으로 역시 알 수 있었죠. 문제는 E클래스의 경우 실제로 측정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추측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료를 하나 확보했습니다. W213의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그러니까 계기반이겠죠? 이것 역시 S클래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트 중심축으로부터 우측으로 20mm가량 옮겨져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반면 중앙 디스플레이는 S클래스보다는 덜 이동이 되었는데 이는 지난번에 예상했던 그대로였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 역시 시트 중심축을 기준으로 좌측으로 15~20mm 가량 옮겨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 페달의 위치가 과거부터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5세대 신형만 그런 것인지는 다시 측정해볼 문제입니다. 어쨌든 E클래스 브레이크 페달의 위치가 다른 경쟁 모델들보다 좀 더 좌측에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리를 해볼 수 있겠네요.

현 5세대 E클래스의 브레이크 페달(붉은색 선으로 표시)의 대략적인 위치. 참고만 하세요 / 사진=다임러

4세대 E클래스의 브레이크 페달 위치. 역시 페달의 정확한 위치나 기울기 등은 사진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니 그냥 이해를 돕는 참고도 정도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 사진=다임러


결 론

▶우선 E클래스의 페달 위치가 다른 브랜드 경쟁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운전자 기준 좌측으로 좀 더 와 있는 것으로 보임.


여기에 계기반 디스플레이 역시 운전자 기준 우측으로 옮겨가 있음.


페달과 디스플레이 위치가 각각 20mm씩 중심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면, 최대 40mm만큼의 비틀림에 대한 허리 부담을 운전자가 받을 수 있음. 상체는 우측으로, 하체는 좌측으로.


▶브레이크 페달이 다른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다소 높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점도 이번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임.


브레이크 페달 위치가 만약 구형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면 디스플레이 위치가 통증 유발의 중요 원인이 될 수 있고, 페달의 위치가 구형보다 더 왼쪽으로 옮겨진 것이라면 디스플레이와 페달의 위치가 함께 복합적으로 운전자 허리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제 의견은 여기까지입니다. 여기서 언급된 것 외에 다른 의견 역시 서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한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이 블로그와 오랜 시간 함께 하고 계시는 E클래스 오너 '디젤마니아'님의 댓글을 올려드립니다.  


제가 구형 E클래스를 타다가, 1년 전에 신형 E클래스로 바꾸어서 타고 있습니다. 구형과 신형을 같이 경험해 보고 있으니 포스팅 해 주신 내용이 잘 와 닿습니다. 저는 구형을 탈 때는 허리 통증이 없었는데, 신형 E클래스를 타면서부터는 조금 장거리 운전을 하면 확실히 허리 통증이 생깁니다. 


시트 포지션의 문제인가 하여 수없이 다양하게 조절해 보았지만 허리 통증은 여전히 있더군요. 시트는 구형보다 확실히 더 좋아지고 편해져서 저도 시트가 허리통증의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글을 읽고, 그런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나중에 시간 될 때, 계기반과 디스플레이 위치를 자로 재어보아야 겠네요. 


평소 계기반을 잘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운전 중에는 본능적으로 계기반의 가운데 지점이 운전석의 중심축이라 여기게 되어 거기에 자세를 맞추게 되는 법이죠. 내용이 맞다면, 쉽게 말해서 상체를 약간 틀어야 계기반의 중앙을 바라보게 되는데,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페달을 밟기 위해 오른발도 좌측으로 가야 해서 몸이 약간 꽈배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첫 번째 댓글)


스케치북 님이 포스팅 해 주신 내용이 맞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운전석에 앉을 때, 엉덩이를 2cm가량 좌측 문 쪽으로 붙여 앉아서 운전을 해 보았더니 거짓말처럼 허리 통증이 없더군요. 그 2cm 의 차이가 무척 큰가 봅니다.


그렇게 앉으면 운전대의 중앙과 계기반의 중앙이 일치하게 보입니다. (평소대로 의자에 맞게 앉으면 계기반의 중앙점이 운전대의 중심보다 2cm 가량 우측으로 가 있습니다.) 웃기는 건 HUD도 그렇게 앉아야 정확히 중앙점이 일치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항상 좌측으로 2cm 붙여서 앉을 수도 없고... 좀 기분이 상하네요.


후륜 기반이고, 센터페시아 아랫 부분이 두터울 수밖에 없어 페달 위치 수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페달과 계기반 HUD 까지도 좌측으로 2cm 이동한 지점으로 사람이 가야 맞는 것으로 설계된 것 같으니, 차라리 쉬운 해결 방법은 운전석 의자를 좌측으로 2cm 이동시켜야 되겠군요. 


요약하면, [페달/계기반/HUD] 와 [운전대/의자] 가 서로 2cm 정도 따로 노네요. 반자율주행 기능도 양산차 중에서는 가장 나은 수준으로 만족스럽고, 승차감도 더 좋아졌으며, 구형의 소소한 단점이 거의 완벽히 개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웃지못할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되니 다소 배신감이 듭니다.


저는 처음에 제가 나이가 들며 허리가 안 좋아졌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허리 통증은 경미한 정도이긴 하나, 이건 어떤 방법으로건 벤츠에서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