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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자동차와 관련된 유명인들의 말말말...

페라리를 만든 엔초 페라리나 포르쉐를 이끌었던 페리 포르쉐 등은 공통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차가 없어서 직접 자동차를 만들게 되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페리 포르쉐는 "(세상의) 마지막에 만들어질 차, 그건 아마 스포츠카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스포츠카 브랜드를 이끈 사람다운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하죠. "교회에 간다고 해서 모두가 기독교인이라고 믿는다면 그건 착각이다. 차고에 갔다고 사람이 자동차가 되는 게 아니듯."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지독한 자동차 수집광으로 잘 알려진 랄프 로렌은 "비싼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때에만 당신은 세계적인 부호의 일부가 된다."라며 상당히 도발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이렇듯 유명인들이 한 자동차와 관련된 발언 몇 가지 소개해볼까 합니다.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 사진=포르쉐


"우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차를 만든다. 

하지만 모두가 그 차를 가지고 싶어 한다."

포르쉐를 세운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도운 아들 페리 포르쉐. 두 사람이 없었다면 독일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포르쉐라는 자동차 회사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포르쉐 박사의 친손자 알렉산더 포르쉐 역시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알렉산더 포르쉐는 911을 디자인한 포르쉐 디자이너였습니다. 그의 발언에 자신들이 만드는 자동차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 묻어 있는 게 느껴집니다.


버락 오바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 사진=위키피디아


"나의 첫 번째 자동차는 포드 그라나다였다. 이 고물차는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진 것 중 가장 안 좋은 자동차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그의 첫차에 대한 기억은 무척이나 좋지 않았던 듯 보입니다. 오죽 속 썩는 일이 많았으면 이런 표현을 했을까 싶습니다. 포드 그라나다는 1972년부터 1994년까지 생산된, 미국 기준으로 중형, 국내 기준으로는 준대형 크기의 세단이었습니다. 한국에도 현대자동차가 수입해 조립 생산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후에 뒤를 이어 만든 독자 모델이 그랜저입니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아키오 / 사진=렉서스


"재미가 없다면 그것은 자동차가 아니다."

얼핏 보면 재미없는 토요타 자동차들을 만드는 회사의 최고 경영자의 입에서 나올 만한 발언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는 렉서스 LFA와 같은 수퍼카를 만들어 타고 다녔고 뉘르부르크링24 레이스와 같은 내구 레이스에서 드라이버로 출전을 하기도 했을 만큼 스피드광이기도 합니다. 


과연 그의 발언처럼 앞으로 렉서스나 토요타가 재미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혼다 NSX나 닛산 GT-R처럼 브랜드를 대표하는 그런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LC500이 그 주인공이 되어줄지도 지켜봐야겠네요.


헨리 포드 

헨리 포드 / 사진=포드


"일본인들은 철강을 미국에 숨겨 들여오는 기발한 방법이 있다. 그들은 강철판에 색을 칠한 뒤 거기에 타이어 4개를 붙여 그것을 자동차라고 부른다."

정확히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가 살아 있을 때까지는 미국에서 일본 차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헨리 포드가 사망(1947년)하고 나서 10년 후에야 처음으로 일본 차가 미국땅을 밟았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는 관동대지진 이후 일본이 포드의 차를 대략 구매하자 일본 현지에 포드 조립공장을 지었을 정도로 빠르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발터 뢸 

발터 뢸 / 사진=아우디


"빠른 자동차라고 말할 때는, 아침에 차 앞에 서서 문을 열기가 두려울 때다."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4번이나, 그것도 각각 다른 자동차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랠리의 전설로 불리는 발터 뢸. 아우디를 거쳐 포르쉐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동하는, 여전히 독일인들에게 사랑받는 자동차 레이서죠. 레이서답게 그의 스피드에 대한 발언이 언론에 오르내리곤 합니다. 처음엔 무슨 얘기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표현도 하나 있었는데요.

"훌륭한 운전자는 자동차 양옆 도어 유리창에 죽은 날파리들이 달라붙어 있다." 

보통 아우토반을 시속 160~200km/h의 속도로 달리게 되면 앞 유리창에 엄청나게 많은 날파리들이 부딪혀 죽게 됩니다. 계절에 따라서는 수시로 와이퍼로 닦아 내야 할 정도로 달라 붙죠. 이런 날파리 사체(?)가 도어 유리창에 붙을 정도라면 트랙이든 공도에서든, 얼마나 코너링 혹은 와인딩을 즐겼는지 머릿속에 그려질 겁니다. 아마 이런 격한 운전을 즐기라는 의미로 이런 은유적 표현을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빌헬름 2세 

빌헬름 2세 / 사진=위키피디아


"자동차는 잠시 머물다 갈 현상이다. 나는 말(馬)을 믿는다."

독일 제국의 황제이자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빌헬름 2세. 1859년 태어나 1941년 사망했습니다. 자동차가 막 등장해 엄청난 붐을 이룰 때 황제의 자리에 있었죠. 그런 그의 눈에 자동차는 곧 사라질 한때의 유행쯤으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 발언은 자동차 역사에 가장 크게 자동차의 가치를 오판한 발언으로 끝없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빌헬름 2세는 상황을 보는 눈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듯싶은데요. 


할아버지 빌헬름 1세에 의해 프로이센 수상으로 취임해 독일 통일을 이룩한 비스마르크를 내치죠. 비스마르크가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균형외교를 통해 세력을 유지했던 능력은 분명 있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를 몰아낸 빌헬름 2세는 1차 세계대전에 오스트리아와 함께 참전했으나 군부에 의해 권력을 빼앗기고 결국 패전 후 네덜란드로 망명하게 됩니다. 자동차보다는 말의 가치를 높게 봤던 그였지만 결국 레이서 출신의 드라이버를 운전기사로 두고 벤츠를 타고 다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