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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벤츠 때문에 요즘 웃다가 울다가 하는 독일

명절 잘 쇠시라고 포스팅 주말용으로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요즘 독일인들은 벤츠 때문에 울다가 웃다가 그럽니다. 병주는 건 오늘 나온 미하엘 슈마허 관련 내용이구요. 약주는 건 에어콘 냉매와 관련한 소식입니다. 그럼 어떤 것인지 간단히 짚어볼까요?

 

1. 미하엘 슈마허의 쓸쓸한 퇴장?

사진 : Mercedes GP

F1 저처럼 전문가 아니라도 잘 알고 있는 이름, 미하엘 슈마허. F1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웁니다. 그에 대한 평가가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독일 내에서 그는 사생활적인 측면에서나 공인으로서의 다양한 기부 활동 등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높은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죠.

 

은퇴했던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독일방송들은 그의 현역복귀 뉴스를 생방송으로 전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는데요. 그가 3년만에 자신의 복귀팀이던 메르세데스 벤츠를 떠나게 됐습니다. 결별의 사유는 당연히 성적일 겁니다. 기대만큼 해주지 못한 탓이 클 텐데요. 그의 자리는 맥라렌 소속이던 루이스 해밀턴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올 11월에 있을 경주를 끝으로 그는 이제 은퇴냐 아니면 다른 팀을 알아보느냐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많은 독일인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아니 일부 팬들은 메르세데스 불매하자는 소리까지 하더군요. 한편으론 잘됐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물론 슈마허가 아닌 벤츠팀을 좋아하는 팬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합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라는 독일 자동차전문지가 재빠르게 여론을 살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565명이 설문에 참여를 했는데요. '올 해를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 라는 질문에 67%가 "다른 팀을 알아 봐야 한다." 고 했고, 33%가 " 은퇴를 해야 한다." 라고 답했습니다.

 

아직도 독일인들은 슈미(슈마허의 애칭)가 현역으로 더 활동하는 모습을 원한다는 것이죠. 어쨌든 팀의 우승을 위해 다임러 회장이 직접 독려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운해 하는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팀 입장에선 이해가 안되는 게 아니지만 슈미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그가 이대로 자신의 역사를 끝내지 않았으면 하네요.

 

 

 

2. 죽음의 자동차 에어콘 냉매를 거부!

이번엔 독일국민들이 잘했다 칭찬하고 있는 소식입니다. 노란색 경고 스티커는 R-1234yf라는 새로운 에어콘 냉매가 위험하다는 걸 알리고 있는데요. 이 냉매가 뭐기에 이러는지 우선 잠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유럽연합이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자동차용 냉매 사용관련 법규를 수년 전에 통과를 시켰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냉매가 R-134a라는 건데 이게 지구온난화지수가 높다고 하네요. 그래서 개정된 친환경 법률에 대응해 나온 게 바로 HFO-1234yf라는 신 냉매입니다.

 

미국회사인 하니웰과 듀퐁이 합작회사를 설립해 이 신냉매를 독점적으로 납품을 하게 됐고, 미국도 이 신냉매를 쓰겠다고 승인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과 자동차전문지(Autobild) 등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이죠.

 

사진 : Autobild.de

독일의 모대학의 화학과 교수가 이 신냉매를 돼지머리에 일정량을 뿌리는 실험을 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끔찍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독성이 엄청 강한 겁니다. 아우토빌트 잡지가 이 내용을 크게 다뤘습니다.

 

사진 : Autobild.de

그런데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화재의 위험성까지 높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것이죠.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은 이 신냉매에 대한 재검토와 규제 대상으로의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뭐 독일에서 문제제기를 해서 이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찾아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북미와 유럽에서 쓰일 자동차 냉매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고, 사람들은 이걸 보완하든지 아니면 이전 냉매를 계속 쓰게 하라고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명 '죽음의 냉매'로 불리우는 R-1234yf에 대한 설문을 아우토빌트가 실시했는데요. '이 신냉매가 들어가 있는 차를 구입하겠느냐?' 라는 질문에, 총 참여인원 3,087명 가운데 61%인 1,869명이 "절대 안 사겠다"라고 답을 했고, 25%인 764명이 "문제를 해결하면 그 때 구입하겠다" 라고 답을 했으며, 15%인 454명이 "안될 게 있나?" 라며 구매의사를 밝혔습니다.

 

전체적으로 86%가 현재 상태가 유지된다면 이 냉매가 들어간 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최근 벤츠가 자체적으로 이 냉매가 문제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면서 자신들의 자동차에 이 신형 냉매를 넣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사진 : Autobild.de

위에 사진은 신형 SL 같은데요. 냉매 표시가 구형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최근엔 7세대 골프를 내놓은 폴크스바겐도 신형 골프에 이 신형 냉매를 넣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사진이 아래 것이죠.

 

현재 일부 차 종에서 이 냉매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유럽 수출용 현대 i30도 그렇고 벤츠의 일부 모델들도 그렇고... 과연 유럽의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위해요소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메이커들의 대응이 국민들 입장에선 좋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어콘 냉매와 관련해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네요. 명절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좀 심각한 내용의 포스팅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여러분 모두 풍성한 한가위 되시라 멀~리서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좋은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