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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폴크스바겐 ID. 버즈, 대박나나요?

올 초 폴크스바겐이 공개한 ID. 버즈는 전기차로는 아직 흔치 않은 전통적인 형태의 미니밴입니다. 그런데 이 전기밴에 쏠리는 관심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단순히 흥미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ID. 버즈 / 사진=VW

 

현재 인도해야 할 대수는 약 1 4천 대. 그런데 주문은 이어지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원래 예상했던 연간 최대 생산량 13만 대를 넘길 수 있다는 게 폴크스바겐 측 주장입니다. 그래서 증산 계획이 벌써 얘기되고 있습니다. 아직 실물을 보기도 전이고, 만약 차가 나온 뒤에 오너들의 평가가 좋게 이어진다면 ID. 버즈는 더 팔려나갈 겁니다.

 

현재 고객이 이 차를 받기까지는 최대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내년 초부터 인도가 시작될 예정) 그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상용차박람회에서 ID.버즈가 올해의 밴으로 선정됐습니다. 이거 이래저래 자신감이 더 커지겠는데요?

사진=VW

 

지금까지 보면서 기존의 ID. 시리즈(승용차) ID. 버즈의 시장 분위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ID. 승용 모델들은 일단 골프나 티구안처럼 국민차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내부적으로 더 상품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고, 더 많은 고객이 ID. 시리즈를 경험해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시장 형성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또 골프 등장 때보다 더 강한 경쟁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후발주자의 입장에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ID. 버즈는 치열한 경쟁의 분위기가 먼저 출시된 승용 모델들보다 덜합니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이 차는 상업용과 다인승용으로 나뉘어 출시됩니다. 전기밴으로 이렇게 경쟁할 만한 모델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ID. 버즈는 불리의 후계자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불리는 트랜스포터 1, 2세대에 붙여진 별명으로 히피들의 자동차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독일에서는 라인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의미 있는 자동차입니다.

ID. 버즈 카고 / 사진=VW

 

말 그대로 시대의 아이콘인데 바로 이 불리에 대한 향수를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운 겁니다. 여전히 불리 팬덤이 세계적으로 크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ID. 버즈가 얘기되는 게 여러 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걸 폴크스바겐 측도 잘 알고 있습니다. 향수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거기에 미니밴답게 가족용으로도 좋고, 수납의 이점으로 활용도가 높은 점, 또 홍보용 모델로도 많이 활용될 수 있다는 다양성도 ID. 버즈의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VW

 

물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원형 불리의 그 귀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날카로운 헤드램프를 왜 고집했는지 지금도 저는 이해가 안 가네요. 하지만 이런 정도를 제외하면 향수 마케팅에 이만한 모델도 없습니다. 더 노골적으로 불리라는 이름을 가져올 것이고, 이는 유럽과 북미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겁니다.

1세대 불리들

 

이런 전기차는 다양하게 개인 취향을 반영할 수 있게끔 옵션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그래서 차를 꾸민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증산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하니 시작은 좋아 보입니다. 과연 폴크스바겐은 얼마나 ID. 버즈를 통해 전기 미니밴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전략에 따라, 하기에 따라 이 차는 충분히 더 성장하고 전기 미니밴 시장의 지배자로 자리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내년 초를 한번 지켜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