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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당신은 공격적인 운전자입니까?

많이 느끼셨겠지만 요즘 자동차 인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강해졌다고 표현한 것은 순화시킨 것이고, 사실은 매우 공격적이고 무섭게 변했습니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차의 디자인이 운전자의 운전 태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운전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어서 그런 상상을 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작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보복운전 관련 소식은 끊이지 않고 나왔죠. 사망자는 줄었는지 몰라도 사고 빈도는 오히려 더 늘었다고도 합니다. 교통문화 선진국이라는 독일도 과속 단속이나 교통사고 관련한 뉴스들이 매일 생산되고 있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긴 되레 전년에 비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늘어나기까지 했죠.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는 연령대, 성별로 운전자 의식 조사 등, 다양한 내용을 발표하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관련한 소식 중 최근 공개된 독일보험협회(GDV) 산하 기관인 교통사고조사기구(UDV)가 밝힌 내용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그곳 조사에 따르면 25세부터 34세 사이의 운전자층이 가장 공격적인 운전을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같은 보고서에는 남녀 운전자별 운전 성향 조사 결과도 담겨 있었는데 의외 결과도 보였습니다. 오늘은 이 설문 내용을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설문 참여 인원은 총 1,874명이었습니다.

질문1 : 나는 화가 나면 평소보다 더 속도를 내 운전한다.

남성운전자 : 42%

여성운전자 : 52%


질문2 : 난 왼쪽 차로 (고속도로의 1차로 및 2차로 등을 의미)에서 비키지 않고 달리는 운전자가 보이면 일부러 바짝 붙어 위협 운전을 한다.

남성운전자 : 34%

여성운전자 : 18%

사진=adac

질문3 : 앞차가 늦게 달리면 재촉하는 편이다.

남성운전자 : 35%

여성운전자 : 23%


질문4 :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다른 운전자에게 전조등으로 위협을 하거나 깜빡이 등을 켜서 내 존재를 알린다. (한마디로 비키라는 뜻)

남성운전자 : 19%

여성운전자 : 6%


질문5 : 가끔이긴 하지만 다른 차가 내 차를 앞지르려 할 때 속도를 높여 경쟁한다.

남성운전자 : 23%

여성운전자 : 25%


질문6 : 뒤에서 재촉하면 살짝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등 약을 올린다.

남성운전자 : 29%

여성운전자 : 31%


질문7 : 다른 운전자가 나를 화나게 만들면 바로 화를 표출해야만 한다.

남성운전자 : 28%

여성운전자 : 30%


질문8 : 앞차가 나를 추월 못 하게 하는 경우, 나는 오른쪽 차로를 이용해서라도 앞지르고야 만다.

남성운전자 : 28%

여성운전자 : 19%


질문9 : 우선 주행권이 있는 교차로 등에서 가끔 나는 그걸 무시하고 먼저 가버린다.

남성운전자 : 24%

여성운전자 : 15%

사진=UDV

전체 결과를 봤는데 여성운전자라고 해서 무조건 참고 얌전히, 소극적으로 운전을 하는 건 아닌 듯합니다. 독일과 우리 자동차 문화의 차이 등을 고려해 이해해야겠지만 어쨌든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또한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운전대만 잡으면 레이서가 되는 독일인의 특성이 이번 설문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2번의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데요.

1차로를 점유한 채 달리는 운전자, 또는 편도 3차로 고속도로에서 2차로를 점유한 채 달리는 운전자를 발견하면 상당히 많은 독일 운전자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수신호를 보내든 아니면 과격하게든 말이죠. 또 추월차로를 점유하고 달리는 차량에 대해 바짝 붙어 위협적인 운전을 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보면 독일 사람들 보통 성격이 아닌 게 드러나는데요.

하지만 '룰지키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인들에게 아우토반은 철저한 약속의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운전에 대해선 그냥 넘어가지 않는 편이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위협 운전을 하거나 과격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9개 중 1,3,7번 3개 항목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면서 나는 어떤 운전자인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공격적인가? 운전 시 짜증을 많이 내나? 동승자가 나로 인해 불편을 느끼진 않나?

이제 오늘 설문 내용을 여러분에게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답을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우리의 운전이 점점 공격적이 되어 가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함께 생각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