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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십만 킬로 타봤더니...' 독일 전문지 23개 SUV 내구테스트 순위

자동차 내구성에 대한 검증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지난 글에서는 독일의 튀프리포트를 소개했는데요. 튀프리포트는 1천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정기검사 결과를 결함률 중심으로 분석해 발표하는 자료를 말합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내용으로, 독일 대표적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가 직접 차를 구입해 10km 이상 타본 후에 주행 과정에서 일어난 고장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고장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데크라DEKRA와 같은 공인된 검증 기관의 전문가들이 차를 아주 완전히 분해해 부품의 상태까지 꼼꼼히 분석하죠. 자기들 돈 주고 차를 사서 직접 체크한 것이니까 제조사 눈치 볼 일도 없습니다. (사실 아우토빌트쯤 되면 제조사가 눈치를 보니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우토빌트는 2014년부터 2021 12월까지 내구테스트한 23대의 SUV 순위를 공개했습니다. 소형 SUV도 있고, 중형급도 있지만 대체로 C세그먼트 중심입니다. 일부 모델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판매량이 일정 수준 이상은 되는 그런 모델들만 모아 순위를 매겼습니다. 그럼 결과 간단히 확인 후에 살짝 의견 덧붙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3위 : 스바루 XV 2.0D 익스클루시브 (결함점수: 44점)

사진=스바루

 

미국에 2012년에 먼저 크로스트랙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크로스오버 모델입니다. 유럽엔 2년 뒤에 나왔죠. 1세대 모델로 테스트를 한 듯한데요. 크고 작은 고장이 이렇게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클러치는 너무 일찍 마모가 됐고, 엔진 피스톤 2개가 문제가 있었고, 섀시 일부의 부식, 운전석 결함, 그리고 거슬리는 소음 외에도 더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22위 : 아우디 Q3 2.0 TDI 콰트로 (결함점수: 42점)

아우디 콤팩트 SUV 1세대 모델입니다. 내구성 좋기로 소문난 Q5에 비하면 좀 못 한 듯한데 해당 내구테스트에서는 예상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2 7km에서 고장이 한 번 있었고, 5 2km 주행쯤 배기가스재순환장치가 고장이 났고, 제논헤드램프 교체, 변속기 교체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21위 : 시트로엥 C4 칵투스 PureTech 110 (결함점수: 34점)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독특함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모델이죠. 이번 테스트에서는 3km 주행 시 5단 기어에 문제가 있어 변속기 교환이 있었고, 점화장치 문제, 분해했을 때 발견된 녹과 부품의 과도한 마찰 결과도 보였다고 하네요.

 

20위 : 스즈키 비타라 S 1.4 부스터젯 올그립 (결함점수: 29점)

꽤 오래전부터 생산 중인 소형 SUV이고 그랜드 비타라 등, 파생 모델 등이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며 많은 판매를 이룬 모델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터보호스가 빠지는 등의 잔고장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19위 : 포드 쿠가 2.0 TDCi 4X4 (결함점수: 25점)

사진=포드

 

포드의 콤팩트 SUV로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누린 모델입니다. 4km쯤 주행했을 때 와이퍼 모터가 문제를 일으켰고, 5km에서는 기어박스 하우징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그 외 몇 가지 문제가 더 있었으며, 테스트가 끝날 무렵에 엔진 성능의 저하가 왔는데 이 부분은 업체 쪽에서도 인정을 하지 않는 등, 공개적으로 이슈가 다뤄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18위 : 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결함점수: 21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1세대를 테스트했고, 너무 하드한 섀시와 덜컥거리는 소음이 테스터들을 짜증 나게 했다고 합니다. 다만 내구성은 전반적으로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컵홀더가 부서지는 등의 자잘한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공동 16위 : 닛산 캐시카이 1.6 dCi 4X4 (결함점수: 15점)

오일과 관련한 결함들이 있었고, 전구의 사소한 문제가 있었으며, 단열재의 약점, 섀시 및 어시스턴트 장치들에서 약간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고 전합니다. 디테일에서 경쟁 모델들인 마쯔다와 기아 등에 못 미쳤다는 것이 해당 매체의 평가 결과였습니다.

 

공동 16위 : 기아 스토닉 1.0 T-GDI (결함점수: 15점)

 기아의 소형 SUV 스토닉입니다. 유럽에서는 제법 판매가 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7 6km 주행 이후 첫 정비소행. 1단과 2단 기어가 심하게 마모가 되었다고. 클러치 교체됐고, 차를 완전분해 후 워터펌프에 기름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공동 14위 : 다치아 Duster Sce 115 2WD (결함점수: 13점)

사진=다치아

 

2018년 이후 출시된 2세대 더스터입니다. 루마니아 브랜드인 다치아는 르노가 소유하고 있고 닛산 등의 옛 부품을 이용해 차를 (비교적 단순하게) 만드는 걸로 유명합니다. 가격 경쟁력이 최고 수준이죠. 그런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기존의 내구성에 큰 문제를 보이던 결과와는 달리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구 고장 정도만 있었을 뿐 별다른 이상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다만 분해해 보니 차체 곳곳에서 녹이 발견되었고, 또 프론트 쇽업쇼버, 트렁크 마모 징후 등이 보였다고 합니다.

 

공동 14위 : 현대 싼타페 2.2 CRDi (결함점수: 13점)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싼타페 이전 모델입니다. 이 디젤차의 경우 분해했을 때 밸브에 탄소 찌꺼기가 조금 쌓였던 모양입니다. 터보차저에 기름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또 체인의 작은 오류와 사이드멤버(차체 뒤틀림이나 구부러짐 막기 위한 지지대)의 부식도 발견되었습니다.

 

공동 12위 : 스코타 코디악 2.0 TDI 4X4 (결함점수: 11점)

폴크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스코다 중형급 SUV 코디악입니다. 스코다의 티구안으로 보면 될 그런 모델이죠. 십만km 주행이 마무리되기 전 두 가지 작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접촉이 다소 느슨했던 스타트버튼, 그리고 댐퍼를 컨트롤하는 컨트롤 장치에 결함 등이었습니다. 분해 후 점검 등에서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공동 12위 : 푸조 2008 1.6 블루Hdi 100 (결함점수: 11점)

푸조의 인기 모델이죠. 소형 SUV 2008도 이번 테스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브랜드의 모델들은 대체로 내구성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고 이를 아우토빌트도 분명히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푸조 2008이 그런 부정적 평가와 다른 결과를 냈습니다. 십만km 주행 중에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다만 잡소리가 있었던 전면 댐퍼를 보증기간 중 교체했습니다.

 

11위 : 피아트 500X 1.6 MJT (결함점수: 10점)

사진=피아트

 

일부이기는 하지만 프랑스 브랜드와 이탈리아 브랜드가 이번 내구테스트에서는 비교적 괜찮은 결과를 보이고 있네요. 피아트500 SUV 버전도 양호했습니다. 문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분석 기사에 있을 텐데 찾기가 쉽지 않네요)

 

공동 8위 : 스즈키 SX4 S-크로스 (결함점수: 8점)

사진=스즈키

 

며칠 만에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또 아침에는 수동변속기가 불안정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런 정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만듦새가 좋은 차는 아니지만 오류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테스트에서는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공동 8위 : 마쯔다 CX-5 스카이액티브-D AWD (결함점수: 8점)

사진=마쯔다

 

마쯔다는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내구성에서 늘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토요타보다 더 좋게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1세대 CX-5가 그런 마쯔다의 평판을 어느 정도 이번 테스트에서도 이어간 듯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까먹는가 하면 잘못된 브레이크 패드가 장착된 점 등의 문제가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공동 8위 : 미니 컨트리맨 쿠퍼 (결함점수: 8점)

사진=미니

 

2세대 컨트리맨 쿠퍼 역시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미니 하면 승차감 안 좋고 잔고장으로 고생한다는 인식이 강한 편인데 이번 테스트만 놓고 보면 앞서 나온 결과도 그렇고 결함으로 인한 마이너스는 거의 없는 듯합니다. 해당 모델의 경우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배터리 방전에 따른 고장으로 정비소를 찾은 게 유일한 문제였다고 했습니다. 분해 후 점검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고.

 

7위 : 현대 투산 2.0 CRDi 2WD (결함점수: 6점)

사진=현대

 

좋은 순위네요. 가끔 전동 해치 개폐 장치가 말을 듣지 않았고, 헐거워진 샤프트로 송풍구 쪽(?)의 삐걱대는 소리, 일부 작은 차체의 녹, 그리고 외부적으로 크게 손상된 스타터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생각보다 많은 거 아닌가?) 엔진이나 변속기는 테스트 후에도 새것처럼 깨끗해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공동 5위 : BMW X1 xDrive 20i (결함점수: 5점)

사진=BMW

 

X1은 튀프리포트에서도 상대적으로 결함률이 높았던 다른 모델들에 비해 BMW 모델들 중 결함률이 적은 모델이기도 했죠. 그리고 이번 테스트에서도 그 결과가 잘못된 게 아님을 확인 시켜 줬습니다. 보다 자세한 결과는 해당 모델의 내구테스트 전체 내용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기사에서는 어떤 결함, 오류에 대한 지적도 없었네요.

 

공동 5위 :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SI 4모션 (결함점수: 5점)

사진=VW

 

(2세대로 부분변경이 되기 전 모델임)티구안의 경우 12 5km라는, 상대적으로 더 긴 주행거리를 달리며 테스트가 이뤄졌습니다. 주행 테스트 중엔 문제가 없었고, 분해 후에 몇 가지 사소한 에러가 보였다고 했습니다. DSG 일부에서 작은 문제가 있었고, 이게 점수를 까먹은 결과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 3위 : 기아 스포티지 2.0 CRDi AWD (결함점수: 4점)

사진=기아

 

기아 스포티지는 정기검사 결함률 등에서 늘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기에 이런 순위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십만km 주행 동안 결함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해체 후 점검에서도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공동 3위 : 볼보 XC60 D4 (결함점수: 4점)

사진=볼보

 

볼보의 히트 모델이죠. XC60도 이번 내구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해체 후에 나타난 사소한 문제점 외 결함은 없었습니다. 뒷바퀴 브레이크 패드가 앞쪽보다 먼저 닳았다는 것, 그리고 7km의 주행이 넘어갔을 때 센터 콘솔의 USB 포트가 사라진 것(?) 등이 그렇습니다. 방열판과 후방 언더바디 방청 등이 더러워지거나 일부 소실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2위 : 마쯔다 CX-5 스카이액티브-D AWD (결함점수: 3점)

사진=마쯔다

 

2세대 사륜구동 CX-5 1세대보다 더 문제가 적었습니다. 트렁크 공간 일부에 살짝 부식이 있었지만 문제가 될 게 없는 수준이었고, 그 이외에는 이상 무. 디젤 엔진의 상태나 성능도 인상적이었던 듯하네요.

 

1위 : 세아트 아테카 1.4 에코 TSI (결함점수: 1점)

사진=세아트

 

역시 폴크스바겐그룹, 아우디 아래에 있는 스페인 브랜드죠. 세아트의 콤팩트 SUV 아테카가 1위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스코다의 코디악, 폴크스바겐 티구안과 함께 브랜드를 대표하는 콤팩트 SUV로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우디의 디자인과 기술력이 반영이 되어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세아트는 만성 적자 브랜드였으며 내구성 등에서도 아쉬운 평가가 많았던 자동차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변화를 끌어냈습니다. 테스트에서는 어떤 결함도 없었으며, 굳이 문제를 꼽자면 이 차를 이용한 여러 에디터가 장거리 주행에서 시트가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는 걸 지적한 정도였습니다. 티구안보다 작게 만들어졌는데 실용성도 중요하지만 운전의 재미라는 브랜드 특유의 성격을 살린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과연 세아트의 다른 모델들도 이런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아테카 분해 후 / 출처=아우토빌트 홈페이지

 

이번 테스트 결과가 반드시 해당 모델 전체, 브랜드 전체에 대한 내구성을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모델에 따라, 또 같은 모델이라도 어떻게 운전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테스트 역시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변수에 따른 편차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산과 스포티지, 그리고 스토닉 등은 유럽 현지에서 생산이 된 모델들이고, 싼타페는 한국에서 조립되어 수출이 된 모델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가 결과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궁금한 점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내구성 관련 정보를 전달해드릴 때마다 드리는 이야기지만, 어느 하나의 자료만으로 결론을 내기보다는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찾아 종합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나 모델의 내구성을 평가하셨으면 합니다. 그런 판단을 위해 관련 자료 보이는 대로 저 역시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한해 코로나로 힘든 가운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소식, 더 자주 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