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 1건

유럽에서 철수한 제네시스 G80, G70은 다를까?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현대가 론칭한 게 2015년 11월이었죠. 브랜드 등장으로 기존의 2세대 제네시스는 G80으로 모델명이 바뀌었습니다. 차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었지만 G80은 전체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었고 국내에서 인기 모델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또한 G80이 해외에서 고급 세단 시장에 진출하려는 현대의 바람을 이뤄줄 수 있을지, 이 점도 관심이 갔습니다.

G80 / 사진=현대자동차


유럽산 DNA를 강조했던 제네시스 G80

G80은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고, 영국의 로터스사와 섀시 작업을 함께 하는 등, 유럽 주행 감성을 마케팅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G80은 북미와 내수 시장이 핵심 판매 시장이었고 유럽에서는 제대로 된 홍보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독일의 프리미엄 3사의 E세그먼트 모델들과 경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 경쟁 시장은 유럽이 아니었던 것이죠. G80의 유럽 내 판매량은 공개하기 민망할 수준이었습니다. 월별 판매량이 유럽 전체로 봐도 20대 수준 정도였고, 이도 기간이 지나면서 더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에서는 아예 판매 집계가 ‘기타 차량 항목’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죠.


부진에 대한 현대 진단, 디젤 부재 및 보수적 시장

한국 언론에서는 2017년 7월 영국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철수했다는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영국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제네시스 G80을 더는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제가 확인한 바로는 현대차 스페인 홈페이지에서만 제네시스 G80 이름이 남아 있고, 그 외 나라에서는 이름이 빠져 있습니다.


현대차는 G80의 판매 부진의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봤습니다. 하나는 디젤 엔진이 없다는 것이었죠. 3.8 가솔린 엔진 한 가지만 판매됐으니 충분히 유럽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시장의 보수성이었는데요. 유럽에서 고급 세단 시장은 독일 3사가 거의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해당 세그먼트의 95%를 벤츠, 아우디, BMW의 E세그먼트 세단들이 점유한 상태입니다. 


나머지를 볼보(3% 수준)와 재규어(2% 수준)가 나눠 가졌고, 일본의 자존심인 렉서스 등은 참패 수준, 미국의 자존심 캐딜락은 거의 전멸 수준에 가깝습니다. 홍보를 하고 계속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해도 이런 정도이니 G80처럼 거의 방치된(?) 수준에서는 그 결과는 너무 뻔했습니다.


현대가 본 이런 두 가지 이유 외에 또 철수의 몇 가지 이유를 꼽아 본다면 우선은 제네시스 브랜드 그 자체의 인지도와 가치가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브랜드의 전통, 그리고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적 완성도 등에서 경쟁이 될 수 없다는 게 현실이었죠. 이런 시장이다 보니 그냥 ‘팔리면 팔려라’ 수준으로 방치(?)된 G80은 유럽 시장에서 파는 자와 구매하는 자 모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행 능력도 아직은 기존의 강자들과 경쟁하기엔 부족해 보였습니다.

G80 / 사진=현대자동차


그렇다면 G70은 다를까?

현대차 관계자들은 G80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의 목적보다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고 이런 수준의 차를 우리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상징적 의미를 가진 차로 봐야 한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유럽 시장에서 소리소문없이 물러남으로써 그 상징성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고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G70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 옵니다. G80과는 달리 BMW 3시리즈라는 주행감이 동급 최고 수준인 모델을 철저히 벤치마킹했고, 이 수준에 다다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게 현대 안팎에서 나온 얘기들입니다. 당장 3시리즈 수준에 육박하기는 어렵겠지만 G70의 성능은 일정 수준에 다다랐고, 현대 역시 계속해서 프리미엄 모델과의 간극을 좁혀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네시스 G80과 달리 G70은 유럽 시장에 맞는 구성을 할 것으로 보여 좀 더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스팅어가 유럽에서 나름의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G70 역시 그 수준, 혹은 그 수준 이상의 노력을 기울지 않겠나 싶습니다.


현대는 G70에 대한 확신, 혹은 자신감 같은 것을 보입니다. 하지만 유럽 시장이 이를 얼마나, 어떻게 수용할지는 결국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중형 고급 세단 역시 독일 차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벤츠, 아우디, BMW의 점유율 중 일부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가져올 수 있겠느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유럽 안착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

사진=현대자동차


자기 색깔, 자기만의 기술적 성취는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

하지만 걱정스러운 요소들도 있습니다. 일단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한국, 혹은 미국 등과는 달리 유럽은 브랜드가 보여주는 디자인의 자기 정체성을 좀 더 따지는 시장입니다. 디자인의 완성도가 아닌, 완성도 위에 자기 색깔을 올려 놓을 수 있어야 후발 주자인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당연히 내세울 만한 기술적인 성취가 있어야 합니다. 과연 곧 공개될 G70에 어떤 기술적 성취가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는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이 없다면 G70에 대한 평가는 어느 수준에 멈추고, 빠르게 한계에 다다를지도 모릅니다. 현대는 늘 따라가는 입장이었죠.


남들이 잘 하는 것을 빠른 시간 안에 체득하고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과물을 내놓는 것에 능숙한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는 그것에만 머물러선 안 됩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뭔가 새로운 임팩트(그게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사실 둘 다여야겠지만)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현대가 목표로 하는 독일 고급 세단들의 주행성능에 어느 정도 다다르는 것, 그리고 소재 등을 통한 고급감을 만드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자기의 것’ ‘자기 색깔’을 분명하게 보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에 따라 G70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유럽 안착 여부가 결정 날 것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과연 유럽인들의 마음에 얼마나 스며들 수 있을지, G70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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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로 2017.09.04 09:30 신고

    고급브랜드의 가장 큰 고민을 현대가 하고 있을 겁니다.
    미국시장에만 맞추자니 뭔가 아쉽고, 유럽시장까지 확대 하자니 무엇인가가 부족하고..

    • 이제 시작했으니 지켜볼 시간은 필요할 겁니다. 그래도 처음에 제대로 된 전략으로 시작해야 시행착오도 적고, 제대로 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 폭바그룹 2017.09.04 14:36 신고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선호 주행 감성은 비엠 혹은 벤츠류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것 같은데...

    인터넷 수퍼카 일본계열 브랜드와 제네시스가 있죠...ㅎㅎ

    북미시장에서도 제네시스는 큰 성공 못 거둔걸로 아는데...

    우물 안 개구리 라는 생각을 현대기아에서 해보길 바랍니다 ㅎㅎ

    • 포포 2017.09.05 14:13 신고

      우물안에서 말라죽기를 기다리기보다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려는 노력의 과정으로 보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현대건 삼성이건 엘지건 우리나라 기업들 그런 노력속에서 여기까지 올라온거 아니겠습니까

    • 북미에서 큰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소기의 성과는 얻었지 않나 싶습니다. 문제는 이제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 그리고 기술적 성과를 어떻게 제네시스에 넣어 경쟁력을 키울지 등에 대한 밑그림이 마련되어 있는지 하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 리히토 2017.09.04 22:20 신고

    전 솔직히 G80은 별로...;;

    쫌 현대의 색깔이 너무 진한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멋지다는 생각도 성능 좋다는 생각도 안드네요...

    G90는 고급스럽고 멋지다는 생각입니다만...

    게다가 유럽에 2.0L 가솔린터보 + 2.2L급 디젤이 없는 이유도 큰거 같네요...

    추가로 무지막지한 중량까지...;;;

    아무튼 과도기적인 차량 같습니다....^^

    G70은 만약에 3시리즈 수준의 가쁜함이 있고...

    디젤이 주가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을꺼 같아요...

    다만 유럽에서는 좀더 다양한 엔진이 있어야할꺼 같네요...

    에코버전도 있어야하고요...320D C클200D 이런거요...

    • 라인업을 확장시키고 있으니 더 다양하게 나오겠죠. 대신 다양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거, ㅎㅎ 그런 점을 현대가 잘 인식하고 시도했으면 합니다.

  • 겉보리 2017.09.04 22:28 신고

    우리나라에서조차 고가의 차량이라는 것 말고 눈에 띄는 특장점을 인식시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 자기 색이 부족하다는 점을 현대가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개선책을 찾는다면 더 나아질 수 있을 테고, 이런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호원 2017.09.06 22:21 신고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신차 출시 때 즈음해서 뉘르 한번 달려주고
    언론을 통해 약간의 과장(?) 광고를 이용하여 유럽에서도 통하는 성능이라는 것을 포장하여,
    결국에는 내수 구매자들에게 어필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팅어나 G70은 그러한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G70이나 스팅어는 나름 정면승부를 한 번 보겠다고 만든 것들이니 단순히 내수 시장을 위한 마케팅의 유산만으로 보기는 어려울 거 같고요. 얼마나 어떻게 평가될지, 유럽 등에서의 비교테스트 결과를 보면 조금은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 윤기준 2017.09.20 12:31 신고

    굉장히 좋은 차지만~
    독일차에 비하면 너무 물러서....
    아직 기본기 차이가
    많아서 유럽에선 성공하기가....
    특히 5%밖에 안되는 시장을
    재규어,볼보와 다투며 공략하기가....
    미,일차도 고전중 이라니
    좋은 정보 많이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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