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자율주행 1건

현실로 다가온 레벨 3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 등장 이후 운전의 주체는 인간이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절대적 개념이었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정말로 자동차가 인간을 대신해서 운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 대답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를 봐서는 대략 10년 정도 후에는 자동차가 알아서 출발해 알아서 주차까지 하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된 아우디 A8을 통해 자율주행 시대가 한발 더 나아가게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형 A8 / 사진=이완


신형 A8의 핵심은 레벨 3 자율주행

그동안의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했습니다. 미국 자동차기술학회가 나눈 자율주행 단계 기준으로는 레벨 2였죠. 자율주행을 양산차에 적용해 첨단의 이미지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는 테슬라 역시 실제 판매되는 현재 모델들은 레벨 2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우디가 A8에 적용한 자율주행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그러니까 운전자가 페달과 운전대 등에서 손발을 뗀 상태에서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까지 이른 것입니다. 즉, 운전자가 운전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눈에 익은 이런 홍보용 사진 속 모습은 모두 자율주행 3단계 이상에서만 가능 / 사진=볼보


물론 A8의 자율주행 조건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다른 모델들과 같습니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 그리고 일반도로에서 차량 정체로 시속 60km/h 이하인 경우에만 작동합니다. 하지만 전방에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있고, 시동을 켜고, 가감속을 하고, 조항과 제동을 하는 일견의 운전 과정을 전적으로 자동차에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아우디가 A8에 적용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7월에 공개하기 전 GM은 언론을 통해 올 하반기 미국에서 레벨 3 수준의 캐딜락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 시선을 인식하는 카메라를 통해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할 경우 경고 신호를 보내는 등, A8보다 제한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저 스캐너가 포함된 센서들과 제어본부

이처럼 한발 레벨 3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자율주행과 관련한 센서, 그리고 센서들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제어 장치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산 모델에 처음 적용된 레이저 스캐너는 비가 오거나 안개가 자욱할 때, 그리고 야간에도 특별한 제한 없이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에 움직이는 모든 것과 도로 주변 지형 지물을 스캔해 제어장치(zFAS)로 보내게 됩니다.

각종 센서들 / 사진=A8 동영상 캡처


A8에는 이외에도 12개의 초음파 센서(울트라 수퍼 소닉 센서), 전,후,좌우 사이드미러에 4개의 360도 카메라, 차량 지붕에 카메라 1대, 네 모서리에 중거리용 레이더, 앞면에 장거리용 레이더, 전면부에 다시 1대의 적외선 카메라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우디는 이와 관련해 재밌는 영상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영상 속에서는 각 센서를 의인화해 설명하고 있는데, 잠시 감상해 보시죠.


트래픽 잼 파일럿 설명 영상


자율주행 관련 법 제정은 더디고 어려운 싸움이 될 듯

이처럼 기술적으로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시대를 예상보다 2~3년 앞당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레벨 3급의 자율주행이 어느 도로에서나 가능하겠냐는 것입니다. 현재 레벨 3 수준의 주행을 법으로 보장한 곳은 캘리포니아 정도로 알려져 있죠. 미국의 경우 각 주별로 법을 정해야 하고 유럽 역시 국가별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가능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아우디는 이런 이유로 인해 '지오펜싱'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차량에 탄 운전자가 프랑스에서 독일로, 그리고 다시 폴란드로 이동한다고 가정을 하면, 국경을 넘을 때마다 그 위치를 파악하게 되고, 해당 국가에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을 허락하는지 미리 파악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차량의 자율주행 가능 여부를 조절하게 됩니다.

A8에 들어가 있는 중앙처리 장치 zFAS / 사진=이완


하지만 레벨 3 자율주행이 당장 유럽이나 한국 등에서 적용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거의 모든 도로교통 관련한 법률에 자율주행을 대입해 하나하나 그 가능성 여부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죠. 일본은 2020년대 초반까지, 독일은 빠르면 2019년, 한국도 2020년 이후쯤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을 공공도로에서 허용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레벨 3 자율주행은 잠자고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서두르는 각국 정부들, 이유는?

하지만 자율주행에 많은 나라가 관심이 높고, 실제 공공도로에서 레벨 3 수준 이상의 자율주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영국은 작년에 여왕까지 나서 자율주행이 국가 경제에 미칠 거대한 영향을 언급했습니다. 영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닛산도 정부가 빨리 움직이면 자율주행 차를 생산하겠다며 화답했습니다.


독일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배기가스 조작 관련한 문제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은 독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핵심입니다. 또 그 어느 곳보다 자율주행 문제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고 적극적인 미국 역시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율주행의 빠른 안착을 바라는 이유는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1년에 백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죽고,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는 지금으로는 자율주행만큼 확실한 해법을 제시할 게 없습니다. 자율주행 대중화는 이동에 제약을 받던 노인과 장애인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며, 경제성, 그리고 효과적 주행을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일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테슬라 모델 X


자율주행 레벨 5 준비하는 테슬라

이처럼 자율주행은 산업과 도로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일찍이 준비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벌써 자율주행 최종 단계인 레벨 5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죠. 언제든지 운전의 시작부터 끝을 자동차가 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기술적으로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법이 허가만 한다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테슬라 운전자들에게 레벨 5 시대를 만들 것입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좀 더 다듬고 법이 정비되어야 하는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당장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로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만이라도 집중해 제도와 교통 인프라가 따라 줄 수 있어야겠습니다.


기대와 우려의 바퀴로 달려갈 미래

자율주행은 2010년대 들어서 딥러닝의 적용으로 하나의 장벽이 무너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알파고가 바둑 프로기사를 무너뜨린 것은 상징적 사건이었고 이제 자동차의 영역도 끝없는 자기 학습을 하게 된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 이상의 운전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오류, 해킹의 위험, 법과 윤리적 문제,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도로 인프라의 디지털화 등, 해결하고 넘어서야 할 문제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과연 이 수많은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극복하고, 법으로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숙성되었다 할지라도 자율주행 단계를 조절하고 다음 단계의 문을 여는 일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합니다.

A8 / 사진=아우디


사실 A8을 현장에서 만났을 때 엔진이 어떤지, 또 어떤 화려한 옵션이 적용되는지는 그리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 눈에는 A8이 어쩌면 하나의 로봇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AI와 자율주행을 끊임없이 강조하던 아우디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10년 후의 도로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어렵지 않게 예상됐습니다. 서늘한 느낌도 들었고 동시에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여정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의 도로는, 우리의 자동차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요? 저는 바르셀로나에서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큰 혁명이라는 자율주행의 또 하나의 챕터가 열리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부디 그 새로 열리는 '넥스트 모빌리티' 세상은 안전하고 쾌적한 내용들로 가득 차길 바랍니다. 일정을 마친 후 행사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도로 위에 많은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운전대를 모두 꼭 쥔 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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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모니 2017.07.17 11:39 신고

    전기차보다 자율주행이 먼저올겁니다. 기술적으로 헐씬 쉬우니깐요...

    • 업자3 2017.07.17 14:05 신고

      자율주행은 아직 기술의 영역에서 풀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전기차는 벌써 현실화 된 기술이고요.

    • 하모니 2017.07.17 19:09 신고

      전기차 현실화된건 백년도 넘었죠... 그런데도 보급이 아직 멀었습니다. 배터리 기술발전이 너무 느리거든요... 충전인프라도 갖춰야 하고요.... 반면 자율운행 시스템은 일단 완성만 하고나면 몇가지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갖추는거로 바로 시행 가능합니다. 기술개발은 어렵지만 일단 완성만하면 가격다운 쉽고 교체도 즉각적일 겁니다.. 전 자율주행이 전기차시대보다 먼저 올거라 봅니다.

    • 전기차는 이미 충분히 만들어지고 있죠. 보급이 늦어지는 건 역시 인프라나 가격 등의 요인인데, 자율주행도 사실 도로 디지털화나 말씀하신 법률적인 문제, 기술의 숙성도 등을 생각하면 10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10년 전후로 자율주행 5단계가 마무리 되면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겠죠. 속도는 오히려 전기차보다 빠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기차 역시 10년 후에는 지금과 달리 더 많이 팔려 있을 것이고 인프라 역시 많이 갖춰져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조합이 현재 개인 모빌리티의 목표지점이니, 비슷하게 발전하리라 생각되네요.

  • Favicon of http://hyunjai.net BlogIcon 분 도 2017.07.17 17:39 신고

    자동차 기술이 빠르게 진화되는군요

    • 그동안 백년이 넘게 엔진 중심의, 그리고 기계 중심의 자동차 문화였죠. 그게 디지털, 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발견과 발전으로 순식간에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봅니다.

  • 겉보리 2017.07.18 02:50 신고

    기술 맹신의 조류가 인류에게 가져다 줄 것이
    안전일지 재앙일지 걱정스럽습니다.

    • 어떤 미국의 학자가 그러더군요. 자율주행에게 100의 안전성을 요구하는 건 불가능을 말하는 거다. 인간 평균 운전 능력 이상을 보이면 된다. 뭐 이렇게 말을 했는데,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자율주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성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종속된 삶이 되어서는 안 되겠고, 의도된 혼란(해킹 틍)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성도 함께 발전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icarus 2017.07.19 01:53 신고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멋지겠죠?... 반드시 그래야만 할것 같아요..ㅠㅜ

  • 제타오너 2017.08.31 10:54 신고

    처음에는 굳이 자율주행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모 강연프로그램에서 회사 출근하고 내 차가 알아서 집에가서 와이프가 차를 사용하고 내 퇴근시간에 맞춰 알아서 회사에 올 수 있다 라는 말을 듣고 생각이 확 바뀌었습니다
    또 다르게는 주차하기도 번거롭고 차도 많이 막히는 번화가에 놀러 간다고 가정하면 번화가에 도착해서 차를 집으로 보내고 놀만큼 놀고 집에 대기중이던 차를 콜하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는...
    훗날에는 음주운전이라는 말이 없어질수도...

    • 자율주행이 가져올 긍정적 요소들을 생각하면, 정말 기대가 큽니다. 다만 이런 좋은 기능이 안정적으로 발휘될 수 있게끔, 보안이나 항상성 등에도 더욱 신경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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