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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트 피에히

자동차 전설 피에히가 택했던 두 남자와 배신 지난 8월 25일,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이자 감독 위원회 의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ëch, 82)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렸던 그의 죽음은 독일 자동차 역사의 한 챕터가 막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였죠. 개인적으로 독일 자동차에 대한 글을 쓰는 동안 포르쉐, 그리고 칼 벤츠와 고트리프 다임러 다음으로 많이 언급을 했던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를 빼놓고 독일 자동차 산업과 역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였던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뛰어난 엔지니어였습니다. 장차 포르쉐를 이끌어갈 재목이었지만 탁월한 능력만큼 고집도 세고 독단적인 면도 있었죠. 포르쉐 후손들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게 된 결정적 계.. 더보기
폴크스바겐 살아있는 전설 피에히의 씁쓸한 퇴장 지난주였죠. 독일 주말판 신문인 '빌트암존탁'은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ëch) 전 폴크스바겐 그룹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상당 부분을 처분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015년 경영권 문제로 물러난 그가 가지고 있는 포르쉐SE 주식은 약 14%로, 그중 상당량을 매각할 계획인데 액수로는 약 1조 2천억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분하게 되면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에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라 그 속내가 궁금했습니다. 전설이 된 엔지니어 피에히 전 의장은 아시다시피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로 1937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 영향을 받고 자란 그는 자동차 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공부를 마친 1963년부터 1971년까지 포르쉐.. 더보기
독일 자동차계 전설 피에히 의장의 쓸쓸한 말로 정확히 2주 전입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 그룹 폴크스바겐의 감독 이사회 의장이자 대주주인 페르디난트 피에히 의장이 독일 언론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현 그룹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에 대한 불신임을 표명해 독일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죠.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전문 경영인들을 밀어내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한 번도 계획이 실패한 적도 없었고, 그가 차지하는 그룹 내 위치를 생각할 때 이번에도 마르틴 빈터코른 회장을 밀어내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지난 25일 폴크스바겐은 피에히 의장이 감독위원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그가 의장 자리를 내놓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사회 멤버였던 아내 우르줄라도 이사직을.. 더보기
대주주 말 한 마디로 물러나게 생긴 VW 회장 지난 주말, 독일 언론들은 폴크스바겐 감독 이사회 의장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한 마디에 저마다 기사를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독일 자동차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신들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리는 그가 폴크스바겐 현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에 대한 코멘트를 했고, 이것이 큰 파장을 불러온 것이죠.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페르디난트 피에히 의장이 마르틴 빈터코른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나는 빈터코른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한 마디로 독일 언론은 물론 해외 많은 언론들까지 관련 소식을 크게 다뤘을 정도였죠. 도대체 왜 난리가 난 것일까요? 전문 경영인 밀어내는 피에히만의 방식 아시다시피 폴크스바겐 그룹은 바이크 업체 두카티와 트럭을 생산하는 스카니아와 MAN 등을 .. 더보기
대당 64억 손해보는 부가티, 계속 만드는 이유 지난 여름 독일에서는 폴크스바겐 마틴 빈터콘 회장의 발언 때문에 상당히 시끌시끌했었습니다. 본사에 직원들 2만 명을 모아놓고 판매량이 떨어지는 모델들을 단종하고 연구 개발 비용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죠. 기타 여느 기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법한 이야기였지만 2018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목표를 세운 마당에 모델 수를 줄이겠다는 것은 다소 의외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 보면 이해가 될 법도 합니다. 우선 연구 개발비가 대폭 증가한 것에 비해 그에 따른 이익율이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판매량이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전체적으로 늘긴 했지만 아메리카 대륙 등에선 아직도 고전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영업이익율.. 더보기
미친 차 포르쉐 917이 일으킨 나비효과 오늘은 자동차 한 대가 독일 자동차 역사의 많은 부분과 기묘하게 연결 되어 있다는, 나름 신선해 보이는 이야기 한 편을 준비해봤습니다. 왠지 이런 내용 준비할 때면 뿌듯한 느낌도 막 들고 그렇습니다만 ㅎㅎ, 어쨌든 오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917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자동차 한 대에 올인한 젊은 엔지니어 1960년 대 중반, 20대 후반의 새파랗게(?) 젊은 자동차 엔지니어 한 명이 회사 사운이 걸린 프로젝트를 몰래 진행을 하게 됩니다. 메르세데스나 BMW 등, 큰 규모의 자동차 회사들과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길 바랐던 그 청년은 당시 폴크스바겐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며 신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수준의 작은 회사 포르쉐가 감당할 수 없는 계획을 준비했던 것이죠.. 더보기
포르쉐 회장 비데킹, 그는 희생양이었을까? 지난 4월이었나요? 독일 언론을 통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이름 하나를 보게 됐습니다. 벤델린 비데킹. 전 포르쉐 CEO이자 한 때 포르쉐 지주회사 이사회 의장, 그리고 폴크스바겐 자동차 그룹을 집어삼키며 잠시나마 자동차 제국의 왕좌에 올랐던 인물이죠. 이 남자가 벤델린 비데킹인데요. 생김새만 갖고는 그냥 이웃의 편안한 아저씨쯤으로 보이겠지만 엄청난 야망과 능력, 그리고 차가운 심장으로 유명했던 인물입니다. 현재 그는 독일 검찰에 의해 기소가 되어 있는 상태죠. 이유는 폴크스바겐 지분 인수 과정에서 옵션 거래를 했다는 의혹, 그리고 의도적으로 폴크스바겐 주식을 떨어뜨려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친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만약 재판에 가서 혐의가 인정되면 5년 정도 형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더보기
어느 자동차회사 리더의 멋진 마지막 출근길 오늘 이 글은 우연히 찾아낸 사진 한 장으로 쓰게 됐습니다. 몇년 전에 폴크스바겐 회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자서전 'CARS'를 읽었었죠. 여러가지 내용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이 그가 회장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는 마지막날 이야기였습니다. 그가 항상 꿈꾸던 1리터 카를 직접 운전해 이취임식이 열리던 함부르크까지 몰고 달려가던 그 과정을 묘사한 대목이었죠. 평생 자동차에 인생을 바친 한 남자의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고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우연히 컴퓨터 외장하드 한 구석에 있던 사진을 보게 됐는데 그 사진엔 바로 피에히 회장이 1리터카를 타고 시험주행을 하던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책 속에 묘사됐던 바로 그 장면이었던 것이죠. 몇 장 없는 1리터 카 첫 .. 더보기
골프공 하나가 포르쉐의 역사를 바꾸었다? 하나의 자동차 브랜드가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비와 위기의 시간들을 이겨냈을까요? 특히나 세계 1,2차 대전을 직접적으로 겪은 유럽의 경우는 찾아들어가 보면 별의별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런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하마터면 사라졌을지도 모를 포르쉐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한 토막할까 합니다. 작은 골프공과 얽힌 이 사연은 2002년까지 폴크스바겐 자동차 그룹의 회장을 역임한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자서전에서 짧게 다뤄졌던 내용인데요. 이미 아는 분들도 많겠지만 혹 모르고 계셨던 분들을 위해 제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 형식을 빌어 새롭게 구성을 해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기에 골프공이 포르쉐를 살렸다는 것인지 한 편의 옛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1945년...그러.. 더보기
사진으로 만나보는 VW의 역사적 순간들 흔히들 그러죠. BMW 팬들을 B당, 메르세데스 벤츠 팬들을 M당이라고. 저처럼 VW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은 V당이라고 해도 괜찮을 텐데 아직까지 V당이라는 표현은 없는 듯 보입니다. 이 참에 '우리끼리V당'이라도 하나 만들어볼까 싶기도 한데 문제는, 공식화시키면 글이 편향될 우려가 있고, 또한 V당원이면서 VW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본질적 문제에 부딪히게도 됩니다. 뭐 V당이 되었든 아니든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VW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해나가고 싶은데요. 오늘은 그런 계획의 일환으로 예전부터 준비해온 포스팅 하나를 올려볼까 합니다. 자동차역사라는 건, 정말로 관심 있어 하는 분들 아니면 굳이 파고 들어갈 필요까진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VW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고 한다면 기본적인 내용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