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내리던 날.

 

 

1961년 8월 13일,

 

조용해야할 일요일 아침은 동독 쪽에 길게 늘어선 일꾼들의 블럭 쌓아올리는 소리들로 시끄러웠다.

 

동독과 서독의 경계를 따라 하나하나 쌓아올라가는 담벼락이 동독과 서독 주민들은 처음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않아 저 담벼락이 냉전의 가장 분명한 상징이 될 것

 

이란 사실을 베를린, 아니 독일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2차 대전 패망 후, 독일은 미국, 영국, 프랑스로 대표되는 서방 진영과 러시아로 대표하는 동구지역으로

 

나뉘어 관리되게 된다. (지도나 이 분할에 대한 좀 더 다른 내용은 "베를린 공수"라는 포스트에서 한 번

 

확인하시기 바람) 즉, 처음부터 이 베를린 장벽이 쌓였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동독지역은 이미

 

베를린 장벽이 쌓이기 이 전까지 대략 250만 명의 인구가 베를린을 거쳐 서독지역으로 탈출을 한

 

상태였다. 심각한 인구의 유출이었으며, 고급 인력들의 대거 탈출은 동독 경제에 대한 암울하고 절박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동독 지역에서의 민중 봉기 등이 서방과의 공공연한 연합에

 

의해 이뤄진다고 봤던 동독정부는 결국, 이 모든 것을 차단하고 사회주의 아니, 동독을 유지하기 위한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는데, 이 것이 바로 베를린 장벽이었다.

 

1961년 8월 15일, 베를린 장벽이 완성되기 직전, 동독병사가 프랑스 점령지역으로 탈출을 감행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를 담은 이 유명한 사진은 이 후 대한민국에서 대표적 반공(?)자료로 조금 그 가치가 정치화되어 알려진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이 베를린 장벽은 이미 조금씩 조금씩 정치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80년 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동구권 군사동맹이 해체되고, 결정적으로 소련의 개방과 개혁이라는

 

이름 하의 대 변혁은 사회주의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던 것이다.

 

1989년 9월 25일 월요일 동독지역의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시위가 "월요평화시위"라는 이름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반복되고, 무력 진압하겠다는 동독 정부의 위협과 협박에도 불구 베를린의 대규모

 

시위로 확대되었다. 결국 당국은 국가 내외적인 거대한 물결 앞에 무릎을 꿇고 1989년 11월 9일

 

통행자유화 조치를 발표하는데 이 발표를 통해 결국 베를린 장벽은 무너져내리게 된다.

 

 

재밌는 것은, 이런 급격한 통일의 분위기를 주변의 나라들 즉,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에 대한 지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미국이나 다시금 거대국가로

 

향하게 되는 독일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보인 영국, 프랑스나 원치 않는 바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독일

 

내에서도 동독과의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있었지만 이런 반대 분위기가 통일을 향해 온 몸을 내던진

 

독일인들의 열망을 대적할 수는 없었다.

 

 

28년이 지난 지금,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는 옛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그 때를 기념하고 회고하는

 

갖가지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텔레비젼에서도 며칠 전부터 장벽이 무너진 11월9일을 기념한 갖가지

 

대담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가 매일 방송이 되고 있다. 앞으로의 독일 사회에 대한 전망부터 아직 완전

 

한 정신적인 통일까지 이뤄내지 못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열띤 토론들이 한창이다. 하지만 나는 이처럼

 

독일의 장벽이 무너진 날, 대한민국의 허리를 관통한 DMZ 철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독일의 통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의 통일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등의 프로그램이 한국

 

방송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11월 9일 만큼은 어떻게 통일을 맞을 것인가라는 현실

 

적인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베를린 장벽 위에 올라서서 감동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서로를 얼싸

 

안았던 동서독 사람들의 황홀경을 우리 한반도에 사는 동포들은 언제쯤이나 맛볼 수 있을지 그 때를

 

상상해본다, 이 통일의 땅 독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