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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문화, 독일인 독일문화.

기독교가 인터넷에서 두들겨 맞는 이유

 

요즘, 인터넷은 민감한 정치 사회의 이슈에 대한 글들이 나름의 시각으로 무장된 채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그 중에서 이전 보다 부쩍 늘어난 내용이 바로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들이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하거나 평소의 생각을 풀어올려놓고 있는데  기독교 입장에서 볼 때 대부분의 것들이 부정적이고 불편한 글들이다.  왜 이런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봤다. 하나는 한국 기독교 내적인 요소이고 또 하나는 인터넷 환경적 요인이다.

 

한국교회는 60-70년대는  속된 말로 교회 말뚝만 박으면 성도들이 몰려들었던 양적 팽창의 최절정의 시기였다. 장소, 크기, 목사의 설교 등에 크게 구별되지 않은 채 교인들 표현을 빌어 "성령 대폭발"이 이뤄졌던 시기였다.

 

그러나 한국의 급속한 자본주의의 병패가 그러했듯 기독교의 급작스런 팽창과 성장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교회는 하나의 정치세력화 되어가기 시작했으며, 지역의 권력이자 세상 커뮤니티의 또다른 형태가 되어 그들만의 모임과 유대가 강력해졌다. 사람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보다는 믿지 않는 자들과 믿는 자들이라는 명백한 울타리에 더욱 강력하게 반응을 보이면서 점점 폐쇄적인 조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물론  보이지 않는 , 들리는 않은 곳에서 버림받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교회와 교인들이 병존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이고 당연한 교회의 역할과 행동 보다는 무슨 목사가 간통을 했네, 한 교회에서 두 목사가 이권 다툼을 벌여 결국 교회가 쪼개졌네, 기적으로 병을 치료했지만 그것에 결국 사기였네, 교회에 권리금을 붙여 팔아넘겼네 하는 등의 숱한 부정적인 뉴스거리들이 훨신 많은 신문지면과 TV 화면을 장식했다. 교회에 빠져 가정을 팽개치고, 기도로 치유할 수 있다며 다 죽어가는 자신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던 부모의 얘기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사회봉사차원에서 펼친 양로원이나 병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에서 불법적인 인권유린이 이뤄졌던 사건들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목사가 돈과 여자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면 큰일난다는 한 노목사의 염려와 걱정이 실제로 빈번하게 구현(?)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회가 어찌 욕을 먹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더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교회들이 지역 주민들의 칭찬과 박수를 받기 보다는 욕지거리와 비아냥의 대상이 되어버렸고, 당회장의 정치적인 행위에 교회와 예수의 이름이 팔려다니기도 한다.  너무나 세속적이 되어버린 한국교회를 보면서 사람들은 분노를 느끼는 것이다.

 

열가지의 일을 잘 했어도 한 가지의 일을 잘못하면 그 잘못한 한 가지로 인해 잘한 열 가지가 의미없어진다는 사실을 교회는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일까?  기독교의 본분과 본래의 가치가 세상과 결탁하면서 왜곡되는 순간, 이미 신은 떠나고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신이 없는 껍데기 교회들이 너무 많다.  철저하게 소명의식 속에서 자격과 검증기간을 거치지 않고 마치 공장에서 과자 찍어내듯 목회자들이 쏟아져 나오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들도 많지만  정상적인 교육기관에서 목놓아 기도하고 무릎꿇어 자신을 던지겠다던 멀쩡한 사람들도 세상의 유혹 앞에 맥없이 무너져내리는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그 가난한 영혼들이 비싼 육체로 변질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헤아리기 조차도 벅찰만큼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한국기독교의 기형적 모습은 순수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부끄럽게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한국기독교의 실수와 만행(?)에 대해 그간에는 그저 자신의 가슴속에 묻어두고 혼자 불평하고 욕을 하면 그만이었다. 간혹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신이나서 교회 씹어대기에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거대한 교회 조직의 문제에 대한 개개인의 비판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밖에 안되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세상을 바꿔놓았다.

 

인터넷의 활성화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온라인 상으로 수많은 커뮤니티카 형성이 되어 자신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리고 이런 문화의 결정타는 바로 리플문화였다.

 

어떤 목사의 간통 뉴스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오기가 무섭게 그 밑으로는 수많은 리플들이 달린다. 예전엔 혼자 혀를 차고 욕을 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리플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점점 리플의 강도와 빈도는 강해졌다. 그동안의 거대 교회조직에 눌려왔던 개인들이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는 얼마든지 악플을 달수도 있었고, 비아냥거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슴 속안의 생각과 말을 쏟아낼 시원한 공통의 배설창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교회에 다닌다는 어느 청년은 인터넷의 조그만 공간에 쳐박혀 있는 몇몇의 사람들의 욕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무시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노려보고 있으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으며, 손가락질 하고 있으며, 점점 그러한 목소리가 커지고 단단해져 있는 것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하는 기독교인들이 빛과 소금은 커녕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한국교회는 만세의 이단아로 형질변경될지도 모른다.

다행히 깨어있는 교회 지도자들이 스스로를 비판하고 거듭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자정노력이 좋은 결과를 맺게 되길 바란다.교회를 비판하는 리플들을 외면만하고 무시할 게 아니라 그들의 소리조차도 보듬어내야 하며, 그 채찍질로 되려 건강한 교회조직으로 승화되어져야 한다. 그래서. . .

 한국의 기독교가 다시금 본래의 역할에 충실해져 박수와 존경을 받는 날을 하루 빨리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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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글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고소영이란 말이 유행되면서 교회는 다시 한번 인터넷 상에서 융탄 폭격을 맞고 있다. 달무리에 가려진 달은 못 보고 달무리를 통해 달을 봤다고 하는...그런 우화처럼 안타까운 비난들이 많지만 없는 얘기도 아니니 뭐라 하기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