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독일에서도 공인연비는 믿을 게 못 된다?

자동차 연비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시끌시끌하죠. 제조사 측에서 내놓은 공인연비가 사실이냐 아니냐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많은 건 비단 한국만이 아닌 듯 싶습니다.

오늘은 아우토빌트(Autobild)가 실시한 한 테스트를 통해서 연비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뭐 새로운 사실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점을 다시 환기한다는 그런 의미라고 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아우토빌트가 어떤 테스트를 했는가...제조사에 만든 동일 모델인데 각각 가솔린과 디젤을 연비테스트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테스트 뿐 아니라 고속주행 즉, 시속 180km의 속도로 달릴 때의 연비는 가솔린과 디젤이 각각 어느 정도 소모되는지를 체크했습니다. 테스트는 총 10개의 모델이었네요.


이런 것들인데요.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수입이 되거나 관심을 가질 만한 모델들의 결과만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udi A1 1.6 TDI vs 1.4 TFSI


우선 기본적인 사양들은 가솔린 모델(1.4 TFSI )의 경우는 122마력에 최고속도 203km에 6단 수동기어이고 가격은 19,600유로입니다. 디젤( 1.6 TDI )는 105마력에 최고속도 190km에 가격은 20,200유로이고, 미션은 수동5단 기어 모델입니다.

먼저 가솔린은 아우디가 내놓은 공인연비로는 18.8km인데 아우토빌트의 공도 상 테스트는 리터당 15.3km가 나왔습니다. 3킬로미터 이상 차이가 있더군요.

디젤 모델의 공인연비는 25.6km/L인데 실제 테스트에서는 20.0km/L가 나왔습니다. 5.6킬로미터나 차이가 났습니다.

여기서 180km의 평균속도 시에 나온 연비를 살펴보면 가솔린이 7.2km/L 였고, 디젤이 10.6km/L가 계산됐습니다. 고속 주행 시에 기름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차이를 보였군요.



▶BMW 525d Touring vs 523i Touring


이번엔 BMW 5시리즈 왜건 모델들끼리 연비를 측정해봤습니다. 우선 가솔린(523i)의 경우는 204마력에 최고속도 227km에 기어는 6단 자동이 장착되었고 가격은 46,750유로였습니다. 디젤(525d) 역시 204마력이었는데요. 최고속도 230km에 역시 6단 자동미션 장착되었고 가격은 49,550유로였습니다.

먼저 가솔린 모델의 경우 베엠베 측이 내놓은 공인 연비는 12.8km/L였는데 테스트 연비는 10.5km/L가 나왔습니다. 거기에 180km의 속도에서 나온 연비는 5.9km/L로 뚝 떨어졌습니다.

디젤은 어땠을까요? 공인연비 16.1km/L 모델이 테스트 시에는 13.5km/L가 나왔고 180km 고속에선 리터당 8.2km 정도가 나와줬습니다.

고속에서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좀 더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죠?




▶Mercedes E 200 CDI vs E 200 CGI


메르세데스 E클래스의 경우를 볼까요? 우선 가솔린(CGI)은 183마력, 최고속도 232km, 6단 수동기어 모델로 가격은 41,965유로입니다. 디젤(CDI)의 경우는 136마력에 최고속도 210킬로미터이고 역시 수동6단 기어 모델로 가격은 41,192유로였습니다.

가솔린은 다임러 측에서 내놓은 공인연비는 13.6km/L였는데 이번의 테스트 연비는 12.0km/L가 나왔고 고속 주행(180km) 시에는 7.4km/L가 나왔습니다.

그에 비해 디젤은 공인연비가 리터당 19.2km였지만 테스트 연비는 15.6km/L가 나왔고 고속 주행에 따른 연비는 리터당 10.4km가 찍혔다고 합니다.

전체 10개 모델들 중 아우디 A1을 제외하고는 가장 좋은 연비를 보여줬습니다. 아무래도 수동기어라는 점이 플러스로 작용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VW Passat Variant 2.0 TDI vs 1.8 TSI


신형 파사트 왜건의 경우 가솔린(1.8 TSI)이 160마력에 최고속도 218km에 7단 DSG미션이 사용이 되었습니다. 가격은 34,850유로...디젤(2.0 TDI)은 140마력에 208km의 최고속도에 6단 DSG미션 사용이 되었고 가격은 35,725유로였습니다.

우선 가솔린의 경우 공인연비가 13.3km/L였지만 테스트 연비는 11.9km/L였고 180km의 고속에서는 리터당 6.4km가 나왔습니다.

디젤의 경우는 공인연비가 17.5km/L였는데, 테스트 연비에 대한 언급은 킬로미터당 금액으로 환산이 되는 바람에 정확하게 몇 킬로였는지 아쉽게도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대신 고속 주행 시 연비는 리터당 8.7km가 나왔습니다.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선 공인연비라는 게 실제 도로 상에서 만들어내기 어려운 수치라는 것입니다. 물론 도로상황을 시뮬레이션화 해서 적용을 한다고는 해도 그게 100% 맞아 떨어지지 못하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아니 무슨 연비 측정을 30km 대의 속도로 합니까?  

쉽게 말해서 제조사들이 내놓는 연비는 자동차 외적 환경이나 운전자의 드라이빙 능력이 최적의 상황일 때 나올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죠. 즉, 그 차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대치의 거리...그걸 공인된 연비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두 번째는 아무리 연비가 좋은 차라고 할지라도 과속에 가까운 주행을 하는 사람에겐 이런 연비효율이라는 단어는 그닥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에코드라이빙을 하는 것이 당신의 지갑을 슬프게 만들지 않는 비결임을 명심하시고, 아무리 고속도로라고 하더라도 과속은 안전의 위험 뿐 아니라 지갑의 위험(?)까지 초래한다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가솔린 차량이 승차감이나 힘에서 디젤에 여전히 앞서고 있으니 서로 분명한 장점과 상대적 단점을 보여주고 있군요.

아우디 Q5에 대한 결과가 궁금한 분들이 있으실 거 같은데요. 테스트 내용에서는 정확한 연비 측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솔린 모델이 180km의 최고속도에서 5.6km/L의 연비가 나왔고, 디젤은 조금 좋은 리터당 7.8km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수동기어의 차량들이 그나마 연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인데요. 파사트 TDI 엔진에 DSG 미션의 조합이 E클래스의 수동기어에 아주 조금 밀리는 것을 봐서도 (물론 엔진이나 그밖의 다른 차이도 감안해야겠지만...) 기름 아끼는데엔 수동기어가 더 낫다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이 되는 테스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