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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피자배달을 하다!

한국에 비하면 독일은 확실히 먹을거리가 딸립니다. 특히 배달음식의 천국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은 한계가 있는 편이죠. 물론 배달시간도 짧기 때문에 늦은 밤 야식은 꿈도 못 꾸는 곳인데요. 가끔 양념치킨에 생맥주 시켜먹고 싶을 땐 그저 눈물만 흘리다 자야한답니다. 어흑...

여하튼 이 곳은 이태리나 인도, 태국 음식 등이 주로 배달이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피자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피자배달에는 한국과 비슷하게 스쿠터와 소형차가 주로 사용이 되죠. 그런데 함부르크에서 람보르기니가 배달대결을 벌였다는군요.



독일 최대 피자배달 체인 중 하나인 조이스의 한 지점에서 피아지오 리버티50 이라는 스쿠터와 시트로엥 C1과 함께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수퍼라제라가 하룻동안 누가 빨리 배달하는지 내기를 했다는 겁니다.

이런 이벤트를 벌인 곳은 다름 아닌 아우토빌트(Autobild)였는데요. 아우토빌트의 이런 깜짝쇼하면 떠오르는 게 작년에 벌인 파나메라 택시 이벤트가 있었죠. 자세한 뒷얘기를 제가 포스팅했으니까 http://humandrama.tistory.com/trackback/203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우토빌트의 본사가 있는 함부르크 사는 사람들은 좋겠어요.)

어쨌든 이 말이 안되어 보이는 시합의 승자는 누구였을까요? 일단 조건은 2km를 배달의 한계 거리로 뒀구요. 스쿠터와 시트로엥은 전문 배달원들이, 그리고 람보르기니는 아우토빌트매거진의 에디터가 직접 운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길은 알아서 찾아가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이스 배달사원이 분명 유리는 해보이지만 기자도 동네를 잘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주문고객의 집을 향해 세 명의 경쟁자가 출발을 합니다!


스쿠터를 타는 배달사원의 헬맷이 인상적입니다. 함부르크에는 우리의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죠? 그래서 더 친근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시합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2km 떨어진 첫 번째 고객의 집까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7분 후에 도착을 했고, 이미 람보르기니가 도착했을 땐, 스쿠터와 시트로엥이 먼저 와서 고객에게 피자를 전달을 끝낸 뒤였다고 합니다.



피자를 전달받는 여자 아이의 표정이 재밌죠? 엄마와 딸이 피자를 전달받는 동안 아빠와 오빠는 람보르기니 구경을 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하여간 사내들이란 ㅋ) 이렇게 해서 시작부터 이미지를 구긴 가야르도는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죠.



하지만 람보의 자존심을 세우기에는 피자배달이 그리 녹록치 않았나 봅니다.  다른 가정집으로 또는 사무실로 열심히 배달경쟁을 펼쳤지만 가야르도의 전패로 마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늦은 배달이었지만 가장 따뜻한 피자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걸로 만족해야했다는데요. 어떻게 늦은 배달로 따뜻한 피자가 도착할 수 있었을까요? 비법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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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기발한 방법에 있었습니다.


크헉! 570마력을 내는 10기통 짜리 엔진 위에 피자를 올려놓고 유리커버로 가린 후 달려갔던 것이죠. 처음에 이 사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3억이 넘는 차의 심장 위에 피자 한 판이라니~ 이벤트이기에 가능한 연출이었겠지만, 여하튼 참 재밌죠?

이번 피자배달에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연비는 리터당 3.4km라는 최악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역시 시내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골목을 누빈다는 게 기름 아끼기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뭐 가야르도 수퍼레제라의 제로백이 3.4초니까 거의 비슷한 수치가 나와버리고 말았네요. 거기에 CO2는 680g이나 뿜어댔습니다.

수퍼카를 피자배달용으로 쓴다는 건 할 짓이 못된다는 결론을 수치로도 얻어낸 셈인데요. 다만 람보르기니의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 덕에 주변에서 피자배달을 소리로 홍보할 수는 있어 좋았다는 재미난 평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맞습니다. 이런 수퍼카는 자신의 자리에 있을 때 확실히 빛을 발하는 거겠죠... 오늘, 피자 한 판 시켜들 드시는 건 어떠세요? 혹시 람보르기니가 부아앙 거리고 올지도 모르잖겠어요? ^^

아참, 저 가야르도 가격(208,000유로)이면 살라미 수프림 피자를 36,000판 시킬 수 있다는군요...

2011년형 가야르도 수퍼레제라